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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미국

[샌프란시스코]23.5k 금빛 찬란한 샌프란시스코 시청

'어쩌다보니 스타트업 방문기' 때 방문했던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사실 '샌프란시스코 시내 맛보기' 때도 문 앞까지 갔었으나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었는데 다행이 시간이 많이 남아서 구석구석 야무지게 둘러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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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밸리Hayes Valley에서 접근하다보니 샌프란시스코 시청의 뒷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오래전 광화문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던 조선총독부 건물과 그 모양이 많이 닮은 느낌이다.(조선총독부 건물 들어가 본 연식 오래된 사람들 손!!!) 하지만 느낌적인 느낌과는 달리 미켈란젤로의 산피에트로성당San Pietro Basilica를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시청 앞 광장에 큰 국기 계양대가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국기가 조기로 계양되어 있었다. 조의를 표할 때 국기를 조기로 계양하게 되는데 당시에는 무슨 일로 조기를 계양했는지 알 지 못했다. 이후에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H. W. 부시의 부인 바버라 부시Barbara Bush가 별세 했기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버라부시의 별세를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의 정문. 얼핏보이는 커다란 돔에서 출입문까지 건물 곳곳이 금빛으로 반짝거린다. 실제로 돔에는 40만달러에 달하는 금이 칠해져있다. 천조국 형님들은 쪼잔하게 14K, 18K 이런걸로 도금하지 않으신다. 이왕 할거면 화끈하게! 그래서 무려 23.5K로 도금했다. (왜 24K 로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 괜히 반짝거리는게 아니다.


시청 출입문에도 도금이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물외관이나 문을 장식하고 있는 문양은 간지가 폴폴 난다. 


출입문을 지나 시청 안으로 바로 들어갈 순 없고 보안 검색대에서 간단한 가방 검사를 받고 들어갈 수 있다. 가방검사를 받고 로비 같은 곳(?) 을 지나면 시청 중앙홀로 들어갈 수 있다. 문 앞에서 건물의 전부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서 중앙홀로 들어섰을 때 받는 압도적인 규모의 위압감이 있다. 정말 중앙홀에 들어서면 그 위용에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다. 


중앙홀에 들어서면 영화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대리석 계단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대리석 계단뿐 아니라 건물 전체가 오래된 유적지온 듯한 느낌을 준다.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 때문인지 결혼식 스냅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많았다. 오래전 유명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세계적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도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니 결혼식 핫플레이스로 명성이 높은 듯하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이 결혼식 핫플레이스로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확인한 일이 있었는데 바로 2013년 6월 캘리포니아에서 동성 결혼 금지가 해제되어 레즈비언 커플인 크리스틴 페리와 산드라 스티어가 합법적인 첫 동성부부가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자유로운 생활방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오래전부터 '히피족' 들이 많이 거주 했던 곳이고 그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성소수자에게 가장 개방적인 도시이다. 혹자는 '성소수자의 수도' 라고 말 할 정도.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시청사에는 동성커플의 결혼증명서 발급이 쇄도한다고 한다.


중앙 홀에서 올려다 본 시청의 지붕.  이 사진만 올려 놓으면 여기가 유럽인지 샌프란시스코 시청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참으로 화려한 시청이 아닐 수 없다. 돔의 높이는 94m인데 이는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다고 한다.(하지만 그 출처는 알수가 없고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샌프란시스코 시청 돔은 그 어떤 순위에도 올라있지 않다. 미국 내에서는 가장 높은 돔 건물 인 것 같기는 하다.) 천장에는 샌프란시스코 주의 상징화인 달리아를 비롯 다양한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다. 


중앙홀 계단에 올라 바라본 원형홀의 모습.  반대편에 시장의 발코니Mayor`s Balcony가 보인다. 서두에 말한 것 처럼 출입문부터 원형홀까지 완벽히 개방되어 있는 게 아니라 더 웅장하게 보인다. 

 

중앙홀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시청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마주친 시장실Office of the Mayor. 미국 국기와 샌프란시스코기가 문 양쪽에 서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첫 흑인 여시장인 런던 브리드London Breed 이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심각한 쫄보라 과감히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청 벽면 곳곳에서 볼 수 있던 메일 슈트Mail Chute. 안내문에 Mail이라고 적혀 있어 우편물을 이동시키는 통로인가보다 짐작만 했었는데 정말 그 용도가 맞았다. 


지금이야 이메일로 서신을 주고 받지만 불과 15년전(?)만 하더라도 우편물을 보내려면 우체국을 가거나 근처의 빨간 우체통을 가야만 했다. 하지만 관공서에서는 보내는 우편물의 양도 많았을 것이고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가거나 우체통을 찾아 나서야 하는 불편함과 비효율적인 업무는 가급적 하면 안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발명 된 것이 이 메일 슈트!!! 우편물을 보내고 싶으면 각 층에선 이 통로에 우편물을 떨수기만 하면 된다. 그럼 우편물은 자유낙하하여 1층이나 지하실에 마련된 우편함에 자동으로 쌓이고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수거해갔다고 한다.


지금이야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특허를 받았을 정도로 당시에는 상당히 획기적인 수단이었을 것 이다. 현재 대부분의 메일 슈트는 활용되지 않고 있으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보스톤의 렉손호텔Lexon Hotel 에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Ceremony Rotunda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커플을 도촬해봤다. 한국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간소한 결혼식.  스냅사진 몇 장과 반지 교환 후 키스 그리고 증인과의 기념촬영으로 결혼식이 끝냈다.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신랑이나 신부가 서로를 바라볼 때의 미소는 그 어떤 결혼식장에서 보던 것보다 밝아보였다.   


시청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덧 4층까지 오게 되었다.  4층 통로 한 켠에 나무로 된 문을 봤었는데 알고보니 그 문을 통통하면 돔 꼭대기 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아무나 들어가 볼 수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걸어서 4층 까지 올라왔으니 내려갈 때는 편하게 내려가야지 하는 마음에 엘레베이터를 찾았다. 여러대의 엘레베이터가 있었는데 걔중 뭔가 모양이 낯선 엘레베이터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엘레베이터의 층수를 안내해주는 안내판. 영화에서만 보던 아날로그식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게다가 문에 손잡이가 있는 걸로 봐선 문을 수동으로 열어야 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래! 이거야! 이걸 타보는거야!!!! 


엘레베이터가 4층에 도착했다. 어리버리 어찌어찌 문을 열었더니 정말 영화에서 보던('영화에서 보던' 이라는 말을 몇 번째 쓰는거니!!!) 사방이 뚫려 있는 구형 엘레베이터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Birdcages 라고 불리기도 했다. 


막대기를 돌려서 가고자 하는 층을 선택하는 예전 방식 대신 버튼을 누르는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가 되었지만 이 것만 제외하고는 구형 엘레베이터의 모양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너무 허둥지둥 타는 바람에 사진을 다양하게 못 찍은게 안타깝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보다 자세히 알고 싶거나 가상이 투어를 진행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http://sfch.budryerson.com/#(1) 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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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내부를 꼼꼼히 둘러보고 난 뒤 시청 앞의 시빅센터Civic Center를 들렀다.


시빅센터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었는데 수달과 기린이 나무에 씌워져(?) 있었다. Knitting Commons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동물을 니트로 짜서 설치하는 예술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수달이나 기린이 귀엽기도 했지만 이걸 나문에 어떻게 입혔을까 하는게 더 궁금했다. 


이게 뭔가 하고 궁금하신 분들은 https://knitsforlife.com/portfolio/sea-otter-trees/ 에서 내용을 확인 할 수 있다.


엄청나게 큰 체스를 두며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던 소녀들.

웅장한 샌프란시스코 시청과 체스를 두고 있던 소녀들이 모습이 대비된다. 


미국에서 유럽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의 샌프란시스코 시청 투어. 


뭐 '볼게 있겠어' 라는 마음으로 방문했으나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과 미국의 결혼식, 50/60년대에나 쓰였을 다양한 빈티지 아이템들이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정보가 많이 부족해서 후문 쪽으로 있는 공원도 가보지 못했고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 결혼식 기념 전시품도 보지 못했지만 나름 알차게 구경 하고 온 것 같다. 



이제 서서히 샌프란시스코 여행기의 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