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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미국

[샌프란시스코]뛰어서 코이트 타워와 롬바드스트릿까지!!!

외국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가게 되면 하나의 의식처럼 하는 게 있는데 바로 오전 조깅이다. 지역주민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이른 아침 숙소 근처의 거리를 달릴 때면 그 일대의 새로운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조깅화를 챙겨가는 번거로움을 감내하고서라도 해당 의식을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물론 이번 샌프란시스코 출장 때도 어김없이 오전 조깅을 즐겼다. 


워낙 일정이 빡빡했던지라 투어 따위는 꿈도 꾸지 못했고 심지어 숙소 근처의 코잇타워Coit Tower 조차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샌프란시스코 조깅코스는 코잇타워를 오르는 것으로 정했다!  시간은 만드는 자의 것!!! 


코잇타워로 가기 위해선 급경사 구간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악명높은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 겁도 없이 아침부터 뛰어 올라가겠다고 덤볐는데 뛰어 올라가기 시작한 지 1분 만에 차분한 양이 되어 걷기 시작했다. 물이라도 챙겨 나올걸... 심지어 코잇타워 바로 앞 부터는 경사진 계단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땀이 비 오듯 삐질삐질 나지만 그래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연적으로) 가장 높은 곳이다 보니 이런 멋진 뷰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나처럼 걷거나 뛰어서 올라가며 이런 뷰도 볼 수 있겠지만 코잇타워 정문 앞까지 바래다주는 버스가 있다고 하니 부디 그 버스를 이용하시길 강추한다!!!!


힘들게 올라온 코잇타워. 아직 오픈 시간이 되지 않아 아무도 없다. 관광객은 물론 관리인까지도. 저기 들어가서 4개의 벽화도 봐야 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경관도 360도로 즐겨야 하지만... 나에겐 코잇타워 앞까지만 허락되었다. 그래서 내 코잇타워 이야기엔 다른 블로그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 이야기가 없다.....


코잇타워Coit Tower


1933년 샌프란시스코의 개척자인 릴리 히치콕 코잇이 시에 10만 달러를 기부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높이 64m의 탑이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때 사망한 소방관들을 기리기 위해 소방호스 모양으로 제작되다는 속설도 있다. 탑에 오르면 샌프란시코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멀리 금문교가 보이고 그 앞을 머스크라인이 지나간다. 실제로 머스크라인을 보는 건 처음이라 사진으로 남겨봤다.


코잇타워 앞에는 회전교차로가 있고 그 가운데 누군가 서있다. 가까이가서 누군지 살펴보자.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이 사람은 그 유명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부루마불 실사판의 끝판왕. 딱히 왜 여기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서있는 자세나 표정이 코잇타워와 잘 어울린다.


태평양을 바로 보고 서있는 콜럼버스 동상. 코잇타워가 오픈하기도 전인 이른 아침이라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다. 더 이상 여기서 할 게 없다. 사진도 찍을 만큼 찍었고 땀도 식혔으니 이제 남은 건 내려가는 일 뿐...짧은 코잇타워 방문기가 이렇게 마무리된다.




코잇타워를 내려가는 길에 마주친 풍경. 저 멀리 베이브릿지BayBridge가 보인다. 금문교와 비슷하게 생긴 현수교라 많은 사람들이 금문교로 착각하기도 한다는데 실제로 야간에 보는 베이브릿지는 금문교보다 더 금문교처럼 보여 그 말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골든스테이츠 워리어스Goldenstate Warriors의 엠블렘에 그려진 다리 그림도 금문교가 아닌 베이브릿지니 사람들이 속을 만 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홈구장이 있는 오클랜드로 넘어가려면 베이브릿지를 건너가야 해서 엠블렘에도 금문교 대신에 베이브릿지가 들어간게 아닌가 혼자 추측해본다. 그럼 AT&T 파크 옆으로 이사오면 엠블렘의 그림도 금문교로 바뀌려나?


금문교와 베이브릿지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주탑의 수가 2개면 금문교고 4개면 베이브릿지다' 라고 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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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잇타워를 돌아 내려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금문교가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을 헤치고 올라왔으니 내리막길은 편하게 조깅하며 내려가면 되겠네... 하는 순진한 생각은 고이 접어 나빌래라....



내리막 코스라고 정줄 놓고 뛰는 순간 바로 노브레끼...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미친 듯이 달리게 될 것이야...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듯하다. 달려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극한의 공포...ㅜㅜ

빨간벽돌집과 레트로 랜드로버의 조합. 


할 수만 있다면 이 차를 그대로 한국으로 싣고 오고 싶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어찌나 레트로 감성치가 높아만지는지. 파워핸들도 아니고 기어도 스틱인데다가 창문도 레버를 돌려야 닫힐 거고 의자도 쿠션 없는 딱딱하겠지만 이런 차들이 너무나도 갖고 싶어진다. 게다가 물빠진 청바지 색상의 본체는 귀여움 그자체!!!! 여태껏 봐왔던 자동차 중에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남겨놓을 수 있다는 게 행운인 듯.

 

아기자기한 건물의 도열을 받으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왠지 모르게 반대편 언덕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뭔가 있는 거 같고... 왠지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저 언덕을 들렀다가 가야 할 거 같고 뭐지.. 이 느낌적인 느낌은? 아이폰X의 고배율 줌업기능으로 반대편 언덕을 당겨보았다.


그곳에는 세상에서 제일 구불구불한 길 롬바드 스트릿Lombard Street이 위치해 있었다. 왜 자꾸만 저곳을 들렀다 가야할 거 같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한순간에 풀렸다. 어림잡아 5~6 블럭 떨어져 있을 거 같고 심지어 최고 난이도의 언덕길을 올라아가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 눈에 뻔히 보이지만 내 몸은 이미 롬바드스트릿으로 향했다. 


'지금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 가야 한다.'


언덕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로 샌프란시스코 언덕의 악명을 대신 전한다. 샌프란시스코 언덕에 주차할 때는 핸들을 돌려서 차량이 미끌어지는것을 방지해야 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주차한 차들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안 통할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볼 수 있는 진기한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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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분을 걸어서 롬바드스트릿에 도착했다. 세상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길(the crookedest street in the world)이라는 별병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커브길을 자랑하는 롬바드스트릿. 가파른 경사로 인해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아 만들어진 도로지만 애초의 목적보단 유명 관광지의 역할이 더 커졌다. 굳이 관광지를 개발하려고 하지 않아도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다면 그게 어떤 용도라도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작은 교훈? 우리나라의 수많은 지자체 여러분들은 벤치마킹 부탁드립니다.

 

저 멀리 코잇타워가 보인다. 내가 저기서부터... 걸어왔다... 이 엄청난 오르막길을... ㅋㅋㅋ


역시나 너무 이른 아침이라 롬바드스트릿을 지나가는 차를 볼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차들이 오갔는지 바닥에 타이어 자국이 짙게 새겨졌다. 무려 급커브 구간이 8번이나 반복되기 때문에 차들이 절대서행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차량이 지나가는 걸 보면 말 그대로 '굼벵이가 기어가 듯' 느릿느릿 조심조심 내려오는 차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길이 국내에 있으면 수많은 운전자들의 와인딩 메카가 되었겠지만...


롬바드스트릿은 꼬불꼬불한 길 외에 아름다운 꽃길로도 유명한데 내가 방문한 시기는 꽃이 피기 전이라 푸르른 나무만 잔뜩 보고 왔다. 붉은 벽돌의 바닥과 초록색의 나무는 언제 봐도 아름다운 조합인 것 같다.(AT&T파크도 이 조합이지 않았던가??!!!!) 

길가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더욱 샌프란시스코답게 만들어주는 아기자기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실제로 거주하는 집인 듯한데 여기는 투어리즘 포비아Tourism Phobia 이야기가 없으려나? 


차도 옆으로 사람들이 오르고 내릴 수 있는 계단과 경사로가 있다. 중간중간 포토라인도 있으니 꼭 한번 걸어올라가보길 강추한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 


이른 아침, 아직 아무도 찾지 않은 롬바드스트릿.자동차로 내려가 볼 기회가 없었던 게 조금은 아쉽지만 차를 타고 왔으면 이런 경치를 오래 바라볼 수 없었겠구나 하는 자기만족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렇게 휑한(?) 롬바드스트릿 사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 같다.



마침내 롬바드스트릿 정상에 도 to the 착! 

숙소에서 코잇타워까지 그리고 코잇타워에서 롬바드스트릿까지. (조깅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지만..)아침 조깅 시간을 너무나 알차게 보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롬바드스트릿 정상에서 피어Pier 쪽으로 케이블카 길이 길게 놓여져있다. 빨리 돌아가자.. 씻고 조식 먹고 RSA 들으러 가야 되니까... 


정말 빡센 컨퍼런스 일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