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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미국

[샌프란시스코]커피투어 Vol.1 - 블루보틀(BlueBottle)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금문교', '케이블카'가 대표적인데 최근 들어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파란병의 로고가 매력적인 '블루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 가 새롭게 추가된 듯 하다. 


블루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

제임스 프리먼이 미국 오클랜드에 2002년 설립한 커피 로스터 및 소매업체. 2017년 네슬레에 5000억원에 인수되기 전까지 제3의 Coffee Wave를 이끌던 선두기업이다.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고 있으며 로스팅 한 지 48시간 이내의 스페셜티 원두만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만 대접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 17개, 일본에 2개의 매장이 있으며 한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이는 48시간 이내 로스팅한 원두만을 제공한다는 철학때문인 듯 하다.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는 사람이이라면 여행 일정에 '블루보틀 가기' 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을 것이고  나 역시도 그 추측에 1도 비켜나가지 않고 출장일정에 '블루보틀 가기'을 포함시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1군데도 아니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위치해 있는 8개의 블루보틀 매장 중 4곳을 가보는 기염을 토하기도... ㅋㅋㅋㅋ 


아...또 이러면 출장가서 일 안하고 커피만 마시다 온 것 처럼 보이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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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과의 첫번째 만남은 우연히 이루어졌다. 지난 번 AT&T파크 스타디움 투어 때 시간이 30분정도 남아서 근처에 어디 갈만한 곳 없을까 싶어 구글맵을 켰는데 멀지 않은 곳에 블루보틀 매장이 있었던 것이다. AT&T파크에서 2~3블럭 정도 떨어져 있었던가? 


2 S Park St, San Francisco, CA 94107


블루보틀을 영접하러 가는 길. 샌프란시코의 도시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남는데에는 붉은색 벽돌 건물이 한 몫하는 것 같다. 붉은 벽돌 건물만으로도 인상깊은데 건물을 휘감고 있는 담쟁이넝쿨이나 가로수의 초록색이 조화를 이루니 건물 자체가 한 편의 작품이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파란하늘은 말할 것도 없고. 


처음 마주한 푸른색 병. 가게 간판 하나없이 푸른색 병 그림만으로 모든게 설명이 된다.


테이블과 메뉴판 등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간판에서부터 출입문까지 블루보틀 커피 매장의 인테리어에는 나무재질이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그 덕분에 분위기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Finally!!!! 블루보틀 커피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feat.닐 암스트롱)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는 블루보틀의 바리스타. 육중한 커피머신이 보이지 않는 것이 낯설다. 하지만 오히려 시야가 확 터져 매장이 더 넓어보이기도 한다. 블루보틀은 커피를 한잔 한잔 핸드드립으로 직접 내리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지만 그만큼 특별하고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눈으로 대략 블루보틀 매장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입으로 블루보틀을 만나볼 시간. 대부분 무난하게 뉴올리언스 커피나 헤이스벨리를 주문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커피의 시작은 에스프레소라 생각되어 과감히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커피계의 애플' 답게 심플한 매장 인테리어


블루보틀 커피는 커피 본연의 맛도 유명하지만 심플한 디자인의 굿즈Goods 또한 엄청 유명하다. 


사족없이 하얀색 도자기에 푸른병 로고가 박힌 머그컵은 그냥 지갑을 열게 만든다 (물론 가격은... 좀 비싸다..). 나 역시 심플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고이고이 모셔왔다.



매장 이곳저곳을 구경하다보니 드/디/어 주문한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근데 탄산수는 따라 나왔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탄산수가 맛는걸까? 숟가락을 씻는 물은 아닐까? 물론 입가심을 할 때 쓰는거라 짐작은 되지만.. 도대체가 확실한 용도를 알 수가 없다. 바로 갓구글에게 물어본다. 


'에스프레소를 시켰더니 탄산수가 나왔어요.'


갓구글 曰,


커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커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에스프레소에 탄산수를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시켰을 때 한 번도 탄산수를 서빙 받아본 적이 없는데... 탄산수 하나로 블루보틀 커피에 대한 신뢰감이 무한대로 상승한다. 


정신을 가다듬고 커피를 내려다본다. 서빙되어 나온 작고 하얀 커피잔이 귀여워보인다. 근데 조금 심심해 보인다. 파란색병 마크가 어딘가 '딱' 박혀있으면 화룡점정(畵龍點精)일 것 같은데 아쉽다.


그럼 이제 진짜 블루보틀을 '영접' 할 시간. 갓구글님이 말씀해주신대로 탄산수 한 모금으로 입을 헹군 후 커피잔을 들었다. 바로 그 순간 커피잔 접시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파란색 병 마크. 아... 나 같은 범인(凡人)이 디자인을 운운하다니... 부끄럽고 부끄럽도다. 심지어 입에서 WOW!!!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세심 디자인이라니. 아.. 블루보틀 날 가져요ㅠㅠ


진짜 커피를 맛볼 시간! 지금까지 마셔본 에스프레소 중 가장 진했다. 쓴 커피도 꽤 잘마신다고 생각했는데 이 커피는 그 한계점을 살짝 넘어선 듯한 느낌이다. 솔직히 말하면 맛이 너무 진해서 커피의 다양한 맛이 다 죽어버린 느낌이었다. 다시 한번 탄산수로 입가심을 하고 마셔봐도 같은 느낌... 이게.. 내가 그렇게 기대하던 블루보틀의 맛이었던가... 그냥 무난하게 라떼나 마실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커피맛에 현타(현자타임)가 왔다. 난 누구고 또 여긴 어디인가...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 때문에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를 차린건 아닐까 상상해봤다. 이대론 안된다... 에스프레소+H2O = 아메리카노!!!! 정신을 차리고 다른 손님이 보지 못할 빠른 속도로 종이컵을 가지고 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블루보틀 에스프레니카노.... 블루보틀의 첫 경험은 그닥 만족스럽지 않게 마무리 되었다.



'1차 블루보틀 사태' 다음날. RSA 컨퍼런스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가기에 앞서 모스콘 센터 근처의 블루보틀매장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이번만큼은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라...


66 Mint St, San Francisco, CA 94103


이번에 방문한 블루보틀매장은 샌프란시스코 조폐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큰 대로변에 있는 매장이 아니라 지도를 보지 않으면 찾아가기 어려운 이 곳이 무려 블루보틀 1호점 이라고 한다. (1호점은 Linden St. 에 위치한 Hayes Valley Kiosk 매장인 것으로 확인.)


푸른병모양의 작은 간판이 인상적이다. 


지난 번 다녀온 AT&T파크 근처의 매장보다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훨씬 많다. 아무래도 시내 중심가에 있고 1호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매장 크기가 작아서 4인용, 2인용 테이블 같은 건 없다. 개인적으로 매장 분위기는 AT&T파크 근처 매장이 훨씬 좋았다.


대망의 Order Time !! 

1차 블루보틀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사전에 메뉴 검색을 했고 그 가운데 블루보틀 시크릿메뉴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찾았다. 참고로 그냥 무난하게 뉴올리언스를 마시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빌어먹을 장때문에 우유를 먹지 못하는 슬픔이 있다. 그래서 라떼류는 Pass~ (하지만 시크릿메뉴도 라떼였던건 비밀)


그렇게하여 주문하게 된 블루보틀 시크릿메뉴 '지브롤타커피Gibraltar Coffee'


메뉴에는 없어서 주문을 해야지만 만들어주는 스페셜 한 커피다. 커피의 이름은 커피를 담아주는 잔의 이름(지브롤타)에서 유래한 이 커피는 원래는 블루보틀 바리스타들만 마시던 커피였는데 그 맛을 궁금해하던 고객들이 주문을 하기 시작해서 알려졌다고 한다. 


사이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는 것 같은데 에스프레소 2샷에 약간의 우유(a bit of milk) 를 넣어서 만든다. 에스프레소가 2샷 들어가고 심지어 우유의 양도 적어서 일반적인 카푸치노보다 훨씬 진한 맛을 보인다. 지난 번 마셨던 에스프레소보다 진한 맛을 사라졌지만 여전히 커피의 맛은 강렬하다. 난 아무래도.... 블루보틀이랑 안맞는 듯 하다. 


  • 블루보틀 레시피: https://medium.com/the-mad-latte/coffee-recipe-the-gibraltar-b0241aee31bc

 

그리고... 이 커피가 마지막으로 마신 블루보틀 커피가 되었다....ㅠㅠ




믿기지 않겠지만 또 다른 RSA 컨퍼런스데이를 마치고 난 후 샌프란시스코의 '연남동' 이라고 부를 수 있는 헤이스 밸리Hayes Valley를 찾았다.  꼼꼼히 글을 읽어 내려온 사람이라면 지명이 귀에 익을텐데 바로 블루보틀 커피 헤이스 밸리와 이름이 똑같다. 브랜드샵이 아닌 세련되고 트렌디한 로컬샵이 가득해서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핫한 곳이라고 한다.


315 Linden St, San Francisco, CA 94102


모스콘 센터에서  20분 정도 걸었을까? 우연히 걷게된 골목길에서 블루보틀 매장을 만났다. 푸른병 로고를 보지 못했다면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인 이곳이 블루보틀 1호 매장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극적이다.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특이한 매장이었다. 커피 한 잔 마시지 않고 사진만 찍고 지나간 매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방문했던 매장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른 매장들처럼 테이블이 따로 놓여져 있지는 않지만 매장 건너편에 벤치가 놓여져 있어 그 어떤 매장보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커피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커피맛에는 조금 야박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으나 매장마다 보여주고 있는 고유한 개성에는 무한한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스타벅스가 '공간'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타이틀을 블루보틀에 내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블루보틀 매장은 페리 빌딩Ferry Building Marketplace 에 위치해 있었다. 얼마전 TV채널을 돌리다 짠내투어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마침  '샌프란시스코' 편이었다. 허경환이 안내한 블루보틀 매장이 바로 페리 빌딩에 있는 블루보틀. 그래도 한번 가봤다고 되게 반갑고 그랬다. 



Ferry Building, One San Francisco Bay Trail #7, San Francisco, CA 94111


지금까지 방문한 가장 그럴듯한 간판을 보유하고 있는 페리빌딩점 ㅋㅋㅋ. 


페리빌딩 자체가 핫플레이스라 블루보틀 매장에도 사람이 많았다. 이렇게 긴 대기줄을 다른 매장에서 본 적이 없는데... 


1차, 2차 블루보틀 사태를 겪으면서 나랑 블루보틀간의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이 날도 커피는 안 마시고 하얀색이 매력적인 머그컵만 하나 샀다. 왠지 이번에 머그컵을 사지 않으면 더 이상 살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블루보틀 매장 반대편에 험프리 슬로콤Humphry Slocombe 에서 눈이 휘둥그래지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거슨 신의 한수!!!! 언제나 그렇듯이 아무런 정보 없이 사먹은 이 아이스크림이 요새 꽤 핫하다고 하니 소 뒷걸음질 치다 개구리 잡는 격의 행운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한다. (험프리 슬로콤 http://www.humphryslocom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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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출장이 잡히고서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블루보틀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난 더 이상 블루보틀에 열광하지 않게 되었다.(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하겠지만 이번 출장에서 블루보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인생커피를 만났다.)  물론 매장을 직접보고나니 왜 '커피계의 애플' 이라고 하는지,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검색을 하다보니 샌프란시스코에는 블루보틀을 포함한 3대 로컬 로스팅 커피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왕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니 3대장들은 다 만나보고 가야되지 않겠어???? 


그렇게 블루보틀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커피투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