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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아시아

[오키나와 여행]만좌모(万座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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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오키나와 여행 중 유일하게 해를 볼 수 있었던 날.

이틀 간 좋은 추억을 남겨준 우리 숙소와 작별을 고했다. 크지는 않지만 적당한 크기의 대청마루와 나무로 만든 집 특유의 냄새와 소리 내 시골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다시 오키나와 여행을 온다면 내 숙소는 또 이 곳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때는 이번보다 더 여유롭게 집을 느끼고 싶다. 


오늘의 목적지는 만좌모万座毛!


만좌모 입구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리 넓지가 않아 주차를 하기위해 긴 줄을 서서 자리가 날때까지 막연히 기다려야 한다.


만좌모 입구 주차장을 들어가기 직전 왼쪽에 임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만좌모 입구까지 걸어서 3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있는 주차장이라 주차를 해야 한다면 이곳을 이용하길 추천한다. (물론 만좌모입구 주차장도 순환이 빨라서 몇십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사진의_자동차는_주차장에_주차된_차가_아닙니다.


만좌모까지는 넓은 벌판을 끼고 말굽형태의 산책로로 이어져있다. 처음엔 산책로 주변의 벌판이 '만좌모'인가 싶어서 


여기 어떻게 만명이 앉냐!!

라고 와이프한테 이야기했으나 넓은 벌판은 만좌모가 아니었다는 사실!


한 5분정도 걸었을까 멀찌감치 코끼리 모양 비슷한 바위가 모이기 시작했다.

바로 저기 보이는 넓은 들판이 만좌모였던 것이다.


만좌모는 18세기 오키나와를 통치하고 있던 류큐왕국琉球王国의 쇼케이尚敬王왕이 넓은 벌판을 보고 감탄을 하며


만명이 앉을 수 있는 들판이다 (万毛)


라고 이야기 한 것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각주:1] 18세기에 1만이라는 숫자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수였을지 짐작이 되고 남는다.


만좌모를 더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코끼리 닮은 바위가 아닌가 싶다.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예술작품(상당히 진부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블로그를 보면 만좌모는 물론 코끼리 바위 머리까지 사람이 올라간 사진이 있던데 우리 가족이 갔을땐 출입금지였는지 아무도 없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았으나 미세하게나마 해가 비치고 있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어서 아들느님께서는 심히 지쳐 계신 상태다. 강한파도가 바위와 부딪혀 만들어내는 하얀 포말을 보면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불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오키나와의 에메랄드빛 바다색. 이렇게 마주하게 되었다. 넓은 바다와 기암절벽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확 트인다.


만좌모에서 볼 거리는 이게 전부다. 일몰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결국 볼 거리는 만좌모와 코끼리 바위 뿐. 하지만 만좌모의 풍광 하나만으로도 이 곳을 들러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아, 물론 어떤이는 이 곳이 제주도 어디즈음이랑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을 왔으니 조금은 느릿느릿 움직여본다. 주변의 풍경, 나무, 풀, 돌 하나하나 음미하며 산책길을 걸었다. 만좌모를 보고 사진을 찍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면 20분 정도 걸릴텐데 우리 가족은 이곳에서 1시간을 보냈다.


바다가 걸린 풍경은 언제나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 아내와 아들은 교감 중


만좌모 출구 근처에 기암괴석으로 만들어진 (딱히 느낌은 나지 않는) 포토존이 있다. 주변에 뱀이 나오니 조심하라는 팻말이 서있지만 누구하나 눈길 주거나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기암괴석 포토존' 을 지나면 다시 만좌모 주차장이 나온다. 만좌모 여행이 끝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볼 거라곤 100% 경치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만좌모를 찾는 이유는 만좌모의 아름다운 풍광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비록 제주도 어디메인거 같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좋아하거나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키나와현 천연기념물로 제정된 만좌모는 방문해보길 권장한다. 넓고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니까.


+++



이번 포스팅에 유독 아내와 와이프 사진이 많아서 기분이 묘하다. 사진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하는 감성아저씨.



뭐라고 꼬집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많고 할 수 있는, 볼 수 있는 것은 제한되어 있어 혼자 여행할 때, 아내와 둘이서 여행할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하지만 단언컨데 지금까지 내가 했던 그 모든 여행보다 더 즐거웠다. 이것이 바로 가족의 힘???!!!

날씨가 좋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1. https://ja.wikipedia.org/wiki/%E4%B8%87%E5%BA%A7%E6%AF%9B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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