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56)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비 아버지는 2015년 1월에 돌아가셨다. 손자가 세상에 빛을 보기 8개월 전이었다. 아버지는 손자를 보시지 못했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다. 나에겐 할아버지/할머니의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내 부모님의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그 분들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기에 세월이 지나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은 항상 젊은 모습을 유지했다. 자고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깊은 주름과 하얀 머리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내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젊으셨다. 이제는 사진 속의 분들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진 세월까지 와버렸다. 명절날 할아버지 댁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용돈을 받아오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친구들에게 할아버지는 시.. 돼지껍데기 돼지는 세상을 떠날 때 모든 것을 내어주고 간다. 육신은 고기로 내주고 머리는 제를 지낼 때 데코레이션용으로 내어준다. 내장 또한 하나 버릴게 없어 작은창자는 곱창을 해먹고 간은 순대의 사이드메뉴로 먹는다. 여기까지만해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저리가라 할 정돈데 돼지껍데기 이야기가 빠졌다. 말이 좋아 '돼지껍데기'지 돼지피부, 돼지살갗이 아닌가? 고기를 먹는걸로 부족해서 사람들은 돼지의 살갗까지 야무지게 해체하여 먹어 제낀다. 자기가 싼 똥에 뒹굴거리는 돼지는 더럽다고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돼지 껍데기는 잘도 먹는다. 또, '돼지 같이 생겼다'는 말에는 화를 내면서 돼지껍데기에 콜라겐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미용에 좋다고 먹는 사람들도 있다는게 아이러니 하다. 돼지껍데기를 먹을 때면 가.. 구디역에 오아시스 같은 서점, 세컨드페이지북스 NOTICE. 2020년 7월 22일 오전 12시 17분 본 포스팅 노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내용에 대한 업데이트를 한다. 구로디지털역에 위치하고 있던 '세컨드 페이지 북스' 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는 광명시 철산동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삭막한 빌딩 숲 사이에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사라져서 아쉽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처음 구로디지털단지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첫 인상은 차가운 회색이었다. 회색의 높은 빌딩이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 있었고 수많은 커피숍과 술집이 건물마다 가득했다. 어느 덧 구로디지털단지로 적을 옮긴 지 8개월이 지났고 나름 이곳 생태계에 잘 적응했다. 맛있는 밥 집도 몇 군데 찾아놨고 나름 단골이 된 커피숍 생겼다. 하지만 구로디지털단지.. 칼의 노래 - 김훈 제목: 칼의 노래 저자: 김훈 김훈 작가는 1948년 생으로 다양한 언론사를 거치며 기자생활을 해오다 1994년 겨울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칼의 노래 외에 '현의노래', '남한산성', '공무도하' 등의 장편과 '밥벌이의 지겨움', '라면을 끓이며'와 같은 에세이, '화장', '언니의 폐경' 과 같은 단편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 중 영화로 제작된(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화장과 남한산성이 그 가운데 널리 알려졌다. 칼의 노래는 소설로 분류되며 2001년 초판 발행때에는 '생각의나무' 에서 출판하였으나 출판사의 부도로 절판되었다. 2012년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하며 현재에 .. 산 사람의 목에 거미줄 치랴. 호주 워킹홀리데이 할 때의 일이다. 어린 날의 객기로 단돈 100만원을 들고 무작정 호주로 떠났다. 당장 머무를 숙소는 물론이고 일할 곳도 찾아보지 않고 말 그대로 무작정 길을 떠났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모한 일이었는지. 운이 좋았던 건지 호주에 도착한 지 3일만에 농장에 일자리를 구했고 그렇게 힘겨운 호주 생활을 시작했다.농장생활을 하다가 중간에 여행을 가고 다시 농장을 들어가는 힘겨운 호주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도시에서는 쉽게 일자리를 구하고 돈을 많이 벌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큰 도시로 옮겨갔다. 하지만 도시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렇게 몇 주를 일을 하지 못하다보니 통장에 잔고가 100불 이하로 남게 되었다. 당장 방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 폴란드. 2002한일 월드컵. 올리사데베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린지도 어느덧 16년이 지났다. 당시 우리나라는 폴란드, 미국, 포르투칼과 함께 D조에 속했다. 개최국 이점이 있기는 했으나 황금세대를 보내고 있던 포르투칼과 북중미의 강호 미국 그리고 올리사데베를 앞세워 16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폴란드까지 그 어느 팀 하나 쉬운 팀이 없었다(사실 우리나라 축구 레벨에서 쉬운 나라가 어디있겠냐만은). 첫단추를 잘 꿰야 한다고 월드컵전부터 언론에선 폴란드전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엠마누엘 올리사데베선수는 경계대상 1호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게 유럽예선 10경기에서 8골을 넣을 정도로 무서운 득점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폴란드에서는 올리사데베가 폴란드 축구의 중흥기를 재현할 선수라고 들떠있었다. 게다가 당시 골키퍼는 리버풀.. 초보아빠의 동요 첫째가 세상에 나오고 그렇게 아빠가 되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도 아빠가 처음이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갔다. 그 가운데서도 아이와의 교감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수시로 노래를 불러줘야 했던 부분이었다. 국민학교(난 어엿한 국민학교 출신이다.)를 졸업한 지 20여년 가까이 되어 알고 있던 동요는 모조리 잊어버렸고 기껏 기억나는 노래들도 듬성듬성 가사를 빼먹어 완벽한 노래 한 곡을 부르지 못했다. '육아의 신' 유튜브에서 동요를 검색하면 수백만가지 동요를 틀어 줄 수 있었지만 아빠 마음이라는게 아빠 목소리로 불러주는 게 아이 정서 발달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부족하나마 열심히 불러줬다. 2~3개월정도 지났을 때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동요(좋.. 불로장생의 약 '바다의 우유' 굴, '바다의 소고기' 김, '바다의 비타민' 꼬막 등 바다에는 참으로 많은 육상 식품들의 대체제들이 살고 있다. ('바다의 왕자' 박명수도 있기는 하지만 식품이 아니라 논외로 한다.) 그 중 이름 자체가 무엇을 대체하는 지 명확히 이야기해주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가 있다. 바로 해삼海蔘 이다. 모양이나 색깔 때문에 얼핏 보면 누군가 바다에 싸질러 놓은 똥 같기도 하고 거머리 같아보이기도 해서 살아 생전에는 그닥 환영 받는 생물체는 아니지만 회를 먹게 될 때만큼은 만인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가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해삼에 대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진시황이 찾던 불로장생의 약이 해삼일지도 모르겠다. 해삼의 괴기한 외형은 무려 5억년 전 모습 그..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