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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00일 글쓰기

계륵

밖에서 운동 하는 걸 좋아한다. 

한 때는 인라인도 탔고 스노우보드도 꽤 오래 탔다.

눈이오나 비가오나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기도하고 보기도 했다.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나 7번 국도 일주도 했다.

다양한 활동을 할 때마다 핸드폰으로 꼭 동영상을 찍었다.

사진이 주지 못하는 역동성과 현장의 생생함을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장비병이 도졌고 그 무렵 '액션캠' 이 인기를 끌었다.

네모난 작은 카메라는 스킨스쿠버,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고

만년설이 쌓인 산을 스노우보드로 내려왔으며 여행지를 함께 했다.

갖고 싶었다.

나도 가슴팍에 카메라를 달고 멋진 활강을 할 수 있을거 같았고

여행을 갈 때마다 멋진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개월을 모니터쇼핑만하다 결국 신혼여행 핑계로, 그것도 공항 면세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고XX' 를 구매했다.

신혼여행이니 셀카도 많이 찍겠다 싶어서 삼각대 겸용 셀카봉도 샀다.

스노클링 할 때, 탁 트인 도로를 신나게 달릴 때 참 많이도 찍었다.



하지만 이 기계의 유효기간은 딱 신혼여행 때 까지였다.

내가 찍은 동영상은 영상미넘치는 다른 이들의 동영상들과 퀄리티가 달랐고

심지어 후편집이라는 어마어마한 중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효과를 주고 컨셉에 맞는 음악을 넣어주어야만

비로서 영상미 뿜뿜하는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었다.


결국. 그렇게 갖고 싶던 액션캠은 핸드폰+짐벌 이라는 조합에 밀려 

서랍에 고이 고이 모셔지는 신세가 되었다.

새로운 제품이 너무 많이 나온 상황이라 중고거래도 불가능한 상황.


그렇게 내 최고의 아이템은 계륵이 되었다.


- 100일동안 글쓰기 네번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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