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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아시아

[후쿠오카 여행]프롤로그

지난 2018년 12월 31일 저녁 11시 경.

2018년의 마지막을 처가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있었다. 가족 모두가 보신각 타종을 기다리며 뉴스를 보고 있는데 눈이 번쩍 뜨일 소식이 알려졌다. 2019년 1월 1일이 되면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일부 소멸된다는 소식이었다. 부랴부랴 아시아나 항공과 대한항공 어플로 마일리지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다행히(?)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없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중 무려 30,000 포인트가 1시간 뒤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었다. 30,000포인트는 딱 일본 왕복을 할 수 있는 항공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 포인트가 소멸되기 전에 어디든 예약을 해야 했다. 보신각 타종은 이미 아웃오브안중.


도쿄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접어두고 삿포로, 후쿠오카, 오키나와 를 선택지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했다. 어디가 좋을까... 그렇게 고민하던 그 짧은 몇 분 사이 삿포로, 오키나와는 전 석 매진(?)이 기록 되었고 남은 자리라도 지키자는 생각에 후쿠오카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목요일에 출발하여 토요일에 돌아오는 2박3일의 꽉 찬 일정.


이렇게 우리 네 식구의 세번째 해외여행은 뜻밖에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출국과 입국날짜만 정했지 여행 준비는 이상하리만치 느긋하게 진행되어 숙소 예약도 출발하기 한 달 전에야 겨우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내나 나나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여행일정은 짜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무계획 가족 여행. 무계획임에도 전혀 당황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어떻게 되겠지' 라며 짐을 싸고 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며 '참 우리도 대단하다' 는 생각을 했다.

 


DAY 1 - 후쿠오카 도착 그리고 캐널시티 

오전 8시 45분 인천→후쿠오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시간 남짓 하늘을 날면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다. 비행 시간만 놓고 본다면 사실상 제주도에 가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깝다. 2015년 기준으로 하네다, 나리타, 간사이 공항에 이어 이용 여객수 4위에 오른 후쿠오카 공항이지만 그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 의외였다. ※ 참고로 비행기에서 내렸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뛰어라. 뛰어서 입국검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라. 그렇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의 방에 갇혀 1시간이 순삭(!) 되는 기적을 맛보게 될 것이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서 후쿠오카 여행의 시작점이자 끝점, 하카타 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도심까지는 지하철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나 지하철을 타는 곳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우리 가족은 버스로 하카타역까지 이동했다.

하카타 역에 도착 후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를 향해 걸었다. 

숙소로 가는 도중 우연히 스미요시 신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하카타 역에서 도보로 10여분 남짓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일본 가정집 스타일의 숙소. 일본 전통의 냄새가 풀풀 나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방이 무려(!) 3개나 있고 게다가 다다미방도 있어 편하고 쾌적하게 머무르다 올 수 있었다.

(근데... 난 체크아웃하자마자 후기를 남겼는데 호스트는 왜 후기를 남겨주지 않는걸까...)

짐을 풀고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캐널시티를 방문했다. 캐널시티라고 포장을 잘 해놓았다고 해야할까? 그냥 큰 쇼핑몰이라는 느낌 밖에 없었다. 3분 남짓 이루어지는 분수쇼가 그나마 볼거리. 쇼핑을 즐겨하지 않는 우리 가족에겐 그닥 흥미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하루를 마감하고 먹은 꿀 맛같은 저녁식사. 무계획으로 돌아다닌 셈 치고는 나름 잘 돌아다녔던 것 같다. 점심으로 먹었던 라면도 맛있었고 저녁에 먹었던 고기들(?)도 맛있었고... 역시 여행의 묘미는 즉흥적으로 떠나서 우연히 들른 곳에서 감동하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DAY 2 - 본격적인 후쿠오카 탐방

원래는 2일 차에는 다자이후를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다자이후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후쿠오카 시내에 집중하기로 했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이 보관되어 있는 구시다 신사 방문을 시작으로...

구시다 신사 바로 옆에 있는 카와바타 시장도 구경하고, 우연히 찾은 이치란 라멘집에서 라면도 먹고,

텐진지하상가와 그 일대를 열심히 돌아다녔다. 물론... 걸어서... ㅋㅋㅋㅋ 정말 구석구석 야무지게 구경하고 왔다. 걸어서... ㅋㅋ 

그리고 저녁엔 멋진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모모치 해변을 들렀다. 모모치 해변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는데 이 날 후쿠오카 뱅크스의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모모치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버스에서 계속 모모치 해변을 갔다가 야구를 보러가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도 말라는 소리와 함께 대차게 까였다.


그렇게 둘째날, 고난의 행군을 마무리했다.


DAY 3-집으로

인천행 비행기 출발 시간 20시 40분. 공항에는 출발 두 시간 전인 18시 40분에 도착해야 했다. 어디를 다녀오기에는 애매한 시간. 그래서 무작정 하카타 역으로 갔다. 사실 하카타역이나 KITTE하카타 모두 쇼핑몰이라 그닥 관심은 없었지만 하카타역 옥상에 정원이 있다는 소식에 하카타역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11시 체크아웃 하고 점심 먹고 구경 조금 하고 하면 시간이 딱 될 듯 싶었다.  


마지막날까지도 열심히 걸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지만 꽤 만족스러운 일정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그리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비행기 마일리지 소멸 뉴스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일본 여행. 무계획으로 맛집이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가보지 못했지만 우리 가족 나름대로는 꽤 괜찮은 여행이었다. 큰 아들 녀석은 여행이 인상적이었는지 가끔 후쿠오카 이야기를 하곤 한다.

간략한 여행 프롤로그는 끄적여봤으니 이제 상세한 이야기로 후쿠오카를 소개하고자 한다.


네 가족의 후쿠오카 여행기, 이거 최소 팝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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