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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영국

[축덕여행 출발 전] 잘 풀리려니 이렇게까지 풀리네!

아내는 적금이 살아있다는 걸크러쉬 멘트를 날리면서 나 대신 리버풀 경기 일정을 찾아보고 있었다.

‘어! 이거 대박이다! 5월 1일에 안필드에서 토트넘이랑 경기 있네!!! 이거 가면 되겠다.’

응??? 안필드에서 리버풀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데 상대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라고???
지금까지 상상만 하던 ’손흥민이 골 넣고 리버풀이 승리하는 경기‘를 실제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은 있을 수 없었다.
고민할 거 없이 축덕여행의 중심을 5월 1일 리버풀v토트넘 경기로 잡고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리버풀에서 한 달 동안 콥(KOP)으로 살기’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아래 기준을 총족 시킬 수 있는 일정으로 짜야했다.

  1. 리버풀의 홈경기를 꼭 볼 것
  2. 리버풀의 원정경기를 꼭 볼 것
  3. 펍(Pub) 에서 현지 서포터들과 경기를 꼭 볼 것
  4. 런던에서 가능한 많은 경기장 투어해보기

리버풀 홈경기 직관은 5월 1일 토트넘과의 경기를 통해 이룰 수 있게 되었으니, 원정경기와 Pub에서 경기를 보는 일정만 잡으면 되었다.


 

원정경기 일정 잡기


리버풀의 남을 경기일정을 살펴보니 마침!!! 4월 27일에 웨스트햄과의 원정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부악!!!!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라니!!!!  리버풀과 토트넘간의 경기만큼이나 리버풀과 웨스트햄 간의 경기도 믿을 수 없을큼 놀라운 일정이었다.
광기어린 울트라스 시절(?), 영화 ‘훌리건스’를 인상깊게 봤는데 영화에서 들었던 ’I'm forever blowing bubbles‘ 노래가 뇌리에 깊게 박혔다.  


바로 이 노래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공식 앤섬(Official Anthem)이다.  이 노래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게.다.가 웨스트햄의 연고지가 어디냐... 바로바로~~ 이스트런던(East London). 런던이 아니던가!
런던에서 웨스트햄과의 원정 경기를 관람하고 리버풀로 넘어가 안필드에서 토트넘과의 홈경기를 관람하는 완벽한 동선이 만들어졌다!


Pub에서 현지 서포터들과 경기시청하는 일정 잡기


문제는 Pub에서 경기시청하는 일정을 잡는 것이었다.
리버풀의 남은 일정 중 5월 4일 풀럼과의 홈경기를 Pub에서 본다고 하면 버킷리스트를 이루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 한 경기를 보기 위해 여행일정이 너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직관도 아니고 Pub에서 경기를 시청하는데 투자되어야 하는 비용이 너무 컸다.
그 때 내 머리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간 클럽이 하나 있었다.

‘그 클럽이 어디있드라?’

구글 지도를 키고 클럽이 있는 지역을 검색해봤다. 리버풀에서 기차로 1시간. 서울에서 평택정도의 거리. 충분히 갈 만한 거리다.
심지어 해당 클럽의 2023 시즌 마지막 경기가 4월 29일에 어웨이로 펼쳐져서, Pub에서 클럽 서포터들과 경기를 시청할 수도 있었다.
그 클럽의 이름은 디즈니+ 에서 정주행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Welcome to Wrexham'의 주인공 ‘Wrexham AFC'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와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의 롭 맥킬로니가 인수한 축구팀인데 다큐멘터리를 보고 해당 클럽에 흠뻑 빠져버렸다.
나름 꽤 많은 축구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자부하는데 구단주, 선수, 서포터의 관점을 모두 담은 다큐멘터리는 이게 처음인 것 같다. 마치 ‘자이언트킬링’을 보는 듯 했다.
클럽 온라인샵에 종종 접속하면서 ‘직접 가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리버풀에서 겨우 1시간 거리라니.. 게다가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할 수 있다니!

놀랍게도 Wrexham AFC의 현재까지의 성적은 리그 1위.
영국 5부리그격인 네셔널리그에 14년동안 머무르고 있는데 드디어 4부리그(EFL 리드2)로 승격이 눈에 보인다.
만일, 마지막 경기때까지 리그 1위를 지키게 된다면 4부리그로 자동승격하기 때문에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가 될 터!
그 역사적인 순간을 나도 함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말 일이 잘풀리려니 이렇게까지 풀리나???



이렇게 해서 여행의 큰 줄기는 잡았다.


4월 27일 웨스트햄vs리버풀 원정경기(런던) -> 4월 29일 Wrexham AFC 시즌 마지막 경기 -> 5월 1일 리버풀vs토트넘 홈경기(리버풀)

5일간 3번의 경기를 관람해야 하는 강행군. 심지어 상세일정 짤 때는 런던에서 가능한 많은 경기장 투어를 해야할텐데 내 체력이 버텨줄 모르겠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잘 풀리는데 강행군을 안할 수가 있나!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일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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