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빼고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코끼리다.
큰 귀를 너풀거리며 걷는 모습이나 긴 코를 이용해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볼때면
'저 녀석을 애완동물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이미지출처:https://pixabay.com>
조선시대에 코끼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태종 11년(1411년) 일본에서 코끼리 한마리를 선물로 바쳤다.
코끼리는 사복시라는 말과 목축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보살핌을 받았는데
희안하게 생긴 생김새로 인해 구경꾼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어느날 공조전서 '이우'도 코끼리 구경을 갔는데 코끼리의 모습을 보고 추하다며
침을 뱉으며 비웃었는데 바로 그 순간 코끼리가 달려들어 '이우'를 밟아죽였다.
사람을 죽인 코끼리는 그 형벌로 전라남도 보성의 장도라는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섬으로 유배를 간 코끼리는 먹을 것이 없어 날이 갈수록 수척해갔고
이를 어여삐 여긴 관찰사가 '코끼리가 몹시 슬퍼하며 눈물을 흘린다'는 보고를 올린다.
태종은 유배를 간 코끼리를 다시 사복시로 불러들여 보살피라 명했다.
그렇게 유배생활을 끝낸 코끼리는 이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을 돌며 길러졌는데
하루에 쌀 2말과 콩 1말을 먹어 치우는 코끼리는 어딜가나 골치였다고 한다.
그 와중에 충남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고 이를 근거로 코끼리의 유배를 요청했다.
그렇게 두번째 유배를 간 코끼리에 대한 기록은 더이상 없으나
세종대왕이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이를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 라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먼 이국으로 홀로 넘어와 온갖 고초를 겪었을 코끼리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코끼리가 짠한건 이 뿐만이 아니다.
코끼리의 상아는 그 값어치가 높아 불법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단순히 상아를 얻기 위해 코끼리를 밀렵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코끼리가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까?
그 결과 상아가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가 늘고 있고 이는 밀렵을 피하기 위한 자연적인 퇴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간이 더 지나면 우리는 상아를 가진 코끼리를 더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100일동안 글쓰기 예순여덟번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