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나 포르쉐 같은 슈퍼카를 제외하면 내 오랜 드림카는 폭스바겐 골프였다.
그것도 최근 모델이 아니라 1~2세대 각진 모양의 모델을 본 후 드림카가 되었다.
해치백 모델에 대한 내 무한 애정도 이때부터 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마치고 회사생활을 2~3년 했을때까지도 뚜벅이 생활을 했기에
차를 산다는 건 먼 미래에나 있을까 말까한 공상과학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교통이 워낙 발달해서 가고 싶은 곳은 지하철과 버스가 데려다주었고
차가 필요하면 렌트카나 공유카를 하루정도 대여해서 사용해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폭스바겐 골프는 말 그대로 꿈에서나 타는 드림카가 되어갔다.
그러다 차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결혼하기 1년 전.
무슨 바람이 들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보너스도 꽤 크게 나와 차 구매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차를 사겠다고 마음 먹고 나니 당연히 드림카였던 골프를 1순위에 올려놓게 되었고
'중고라도 좋다'는 마음에 중고차 매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이미지출처: http://www.thetruthaboutcars.com/2009/11/review-2010-volkswagen-gti/>
물론 그 사이 국산차도 선택지에 놓고 다양하게 저울질 해보았지만 이 게임은 애시당초 기울어진 경기장!
가격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 하나 골프를 능가할만한 수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게 중고골프를 찾아 헤맨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을 만났다.
적은 키로수에 사고도 단순 범퍼교환. 게다가 가격도 비싸지 않고 적당했기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만난 녀석이 폭스바겐 골프 6세대.
꿈에 그리던 각진 1~2세대 골프는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1~2세대를 구매하는건 불가능했기에
사실상 드림카에 가장 근접한 차를 내 손으로 구매하는 꿈같은 일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실적인 드림카를 구입하고 난 후 만족도는 너무나도 좋았고 10만키로, 20만키로 하염없이 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낳고 뒷자석에 카시트를 두 개 싣고 다니다 보니 차가 좁다는게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차를 바꿔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차에대한 애정이 조금씩 식어갔(간)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차를 바꿀일은 당분간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한 번 꽂히면 쉽게 잊지 못하는 법.
잠시나마 차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나로선 지금도 이런 저런 차를 찾아보며 윈도우 쇼핑을 즐기고 있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드림카도 서서히 바뀌어가 지금은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에 이르렀다.
골프와 디스커버리는 자동차의 크기도 금액도 '하늘과 땅' 차이임에도 사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하다.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를 타면 그보다 더 좋은 차가 눈에 들어오겠지...
이래서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메운다는 소리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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