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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00일 글쓰기

봄비

맹렬한 기세로 역대급 추위를 선보인 겨울의 기세가 완전히 꺾인듯 하다.

지난 주말에는 낮기온이 15도에 이를 정도로 완연한 봄날씨를 선사했다.

계절이라는 녀석은 어떻게 알고 해마다 주기를 가지고 돌아오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이미지출처: https://pixabay.com/ko/%EB%B4%84-%EB%B9%84-%EB%B0%9C%EC%95%84-2540838/>


봄소식을 알리기 위해 어제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봄비일 것이다.

내 기억에 봄비는 한 번도 시원하게 내린 적이 없는 듯하다.

첫 눈이 내리듯 언제나 조용하게 내리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보다 시원하게 내리는 여름장맛비를 더 선호하지만

봄비가 반가운 이유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다양한 신호를 날 것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비를 잔뜩 머금고 녹아내리면 설명하기 어려운 땅 냄새가 난다.

언제든 땅냄새를 맡을 수는 있지만 봄비가 만들어내는 땅냄새는 그것들과는 사뭇 다르다.

눈에 덮혀 더러워졌던 길바닥과 먼지가 잔뜩 쌓인 벤치를 닦아 내는 것도 봄비 되시겠다.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습도 그리고 생명의 냄새가 어우러진 봄비 내리는 날은

우산 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숲속을 걷고 싶다.

오늘이 월요일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100일동안 글쓰기 예순다섯번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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