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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00일 글쓰기

죄송합니다병

사회생활을 하면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생각해보면 미안한 일도 아닌데 유독 "죄송"하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그렇다고 가볍게 던지는 영혼 없는 말이냐고 한다면 또 그건 아니다.

성향 자체가 소심하고 걱정이 앞서는 나로선 내 행동행동 하나에 신경이 쓰인다.

내가 던진 말의 뉘앙스, 말의 높낮이, 단어의 선택 하나하나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던지는 내 최소한의 예의다.

혹자는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하면 지는거라 그 말을 자주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죄송하지만 공유해주시겠습니까?' '바쁘신데 죄송하지만 확인 부탁드립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자주 이야기를 한다.

괜한 오해로 관계가 망가지는 걸 극도로 힘들어 하는 성격의 나에게 최소한의 방어막이 아닌가 싶다.

가끔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국 사과를 한다.



내가 앞으로 저지를지도, 저질렀을지도 혹은 오해를 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지도   ...지도   ....지도...

내가 봐도 참 피곤한 성격이다. 이런 일들에 일일이 신경쓰며 살고 있는 나도 참 대단하고.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도 "죄송"해졌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왜 나는 나 스스로에게 죄송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2018년 부터는 조금 편안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물론... 여전히 누군가에겐 죄송하겠지만....

...지도 모르는 죄송함에는 더이상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다.

(라고 생각하며 난 이미 이 두서 없는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일동안 글쓰기 일곱번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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