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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아시아

[후쿠오카 여행]도심속 오아시스, 스미요시신사住吉神社

하카타역에서 도착한 우리 가족은 숙소로 향했다. 숙소까지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아보여 구글맵 하나 믿고 걸어가기로 했다. 그 덕분에 우연히 큐슈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스미요시 신사住吉神社와 마주칠 수 있었다.  


스미요시 신사의 공식 명칭은 지쿠젠코쿠이치노미야 스미요시 신사筑前国一之宮 住吉神社 로 스미요시 삼신인 우와즈츠노 미코토表筒男命(うわつつのおのみこと), 나카즈츠노 미코토中筒男命(なかつつのおのみこと), 소코즈츠노 미코토底筒男命(そこつつのおのみこと)의 을 모시는 신사라고 한다.


오사카의 스미요시 타이샤, 시모노세키의 스미요시 신사와 함께 일본의 3개 스미요시 신사로 불리우며 전국의 2,192개의 스미요시 신사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하카타 역에서 큰 길을 따라 내려오면  남문을 통해서 경내로 진입하게 되지만 우리 가족은 어찌어찌하다보니 주차장이 있는 동문을 통해 경내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신사 주위에 숲이 우거져 있어 마치 수목원에 느낌이 든다. 햇살이 따가웠는데 신사 안으로 들어오니 나무가 시원한 그늘막이 되어 준다. 

울창한 숲을 지나면 스미요시 신사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나타난다. 문의 붉은 색과  나무의 초록색이 강렬하게 대비되어 몽환적인 분위기가 든다. 저 문을 지나면 진짜 다른 세상으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경내와 속계의 경계를 나타내는 도리이鳥居 

경내가 온통 붉은색이라 내가 일본에 와 있는건지 중국에 와 있는건지 헷갈린다.


붉은 턱받이를 하고 있는 오이나리상お稲荷さん. 서민 신앙의 근간으로 상업 번창과 집을 지키는 신이라고 한다. 이런 기본 지식을 미리 알고 갔으면 더 세심하게 봤을텐데 아쉽다.

이나리신사稲荷神社 옆으로 후나타마신사船玉神社(선박과 항공의 수호신)、시가신사志賀神社(해상 안전의 수호신)、히토마루신사人丸神社(예능과 노래의 신)、스가와라신사菅原神社(학문의 신)가 자리잡고 있다. 부모된 마음은 다 같을까? 괜스레 학문의 신에게 가서 조용히 이야기 해봤다.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한다고 ㅋㅋㅋㅋ

일본 전통 건물도 볼 수 있다. 여긴 그냥 사무소 같긴 한데...

드디어 스미요시 신사의 본당에 도착했다. 파란하늘과 초록의 나무 그리고 빨간 본당이 잘 어우러져 괜찮은 풍경을 연출한다. 본당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이렇게 먼발치에서만 그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5월 1일부터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へいせい(平成)에서 레이와れいわ(令和)로 새롭게 시작되었다. 일왕도 바뀌었기 때문에 연호가 바뀐건데 나루히토浩宮 徳仁 황태자가 아키히토上皇明仁의 뒤를 이어 새로운 일왕이 되었다.


기존의 일왕이 생존한 가운데 일왕이 바뀌는거라 연호가 바뀌는 것이 사실상 일본의 큰 축제처럼 되었다. 덕분에 후쿠오카 이곳저곳에서 레이와れいわ(令和)를 축하하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본당 우측에는 스모의 신인 고대리키상'고대역사상'이 있다. 의상이나 자세만 봐도 스모선수라는 걸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얼굴만 봐선 일본인인지 모르겠다. 눈은 금색인데 튀어나올 것처럼 동그랗게 뜨고 있어서 조금은 우스운 모양이다. 동상의 색상이 검정(?)색이라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손바닥엔 '힘 력' 자가 손금인양 새겨져 있어서 손바닥에 손을 가져다 대며 그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스미요시 신사의 즈이진몬随身門(ずい じんもん). 신사의 정문에 해당한다.  

즈이진몬에 걸린 스미요시신사의 현판. 스미요시구スミヨシグウ라고 쓰여있다. 스미요시 신사를 부르는 말인 듯 하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석조 도리이. 도리이는 속세와 신의 영역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리이를 지나면 신의 집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과 같다.

즈이진몬 앞 쪽에는 약수대로 널리 알려진(?) 쵸우즈야(또는 테미즈야)手水舎 가 자리 잡고 있다. 

(정문으로 들어왔으면 도리이와 쵸즈야를 지나 즈이진몬을 지나갔을텐데 후문으로 들어와서 역순으로 소개를 하게 되었다.)

히샤쿠柄杓 

히샤쿠를 사용해서 참배 전에 손과 입을 닦아 심신을 정화하는데 그 순서가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고 이왕이면 순서에 맞춰서 해보자

1. 히샤쿠를 오른손으로 잡고 물을 떠서 왼손을 씻는다.

2. 왼손으로 히샤쿠를 바꿔잡고 오른손을 씻는다.

3. 다시 오른손으로 히샤쿠를 잡고 물을 떠서 왼손바닥에 담은 다음 입을 헹군다.

4. 한번 더 왼손을 씻는다.

5. 마지막으로 남은 물을 히샤쿠 손잡이로 흐르게 하여 히샤쿠를 씻어 준다.

6. 히샤쿠를 제자리에 둔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 히샤쿠를 입에 직접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손과 입을 씻는 건 본당에서 참배를 할 때 박수를 치고 축사를 하는 입과 손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문의 도리이부터 즈이진몬까지 넓직한 길이 뻗어있다. 도심 속에 이런 울창한 숲이 있다는게 놀랍.... 아 서울에도 몇군데 있구나. 

스미요시 신사의 서문. 서문은 스미요시 신사의 정문 역할을 한다.  울창한 나무에 둘러 쌓인 흰색의 도리이가 낯설면서도 잘어울린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았던 날. 후쿠오카라는 낯선 곳에 도착해서 우왕좌왕 어리버리 하고 있던 우리 가족이 편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며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그 곳 스미요시 신사. 

하카타역에서 매우 가깝기 때문에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도 여행을 마무리하는 사람도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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