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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쓰기

1년 남았습니다.

철부지 션쿤 2018.01.11 22:51

'당신의 인생은 이제 1년 남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년. 1년 뒤 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난 1년동안 무엇을 할까?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에서 그 시작이 '부인(Denial)'이라고 하니 2~3개월은 죽음을 부인하며 보내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출처: https://www.thisisanfield.com/clubinfo/anfield/pubs/>

이제 남은 건 10개월 남짓. 이제는 시간을 헛되이 쓸 수 없다. 

죽기 전에 하지 못한 일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

그래. 먼저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사자. 그리고 한 달동안 안필드에서 펍에서 축구를 보고 

리버풀 팬들과 원정경기를 떠나보자. 그렇게 한 달은 영국에서 축구만 보고 오자.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꼭 해보고 싶던 일이었으니 후회는 없다.


<이미지출처: https://www.booking.com/hotel/fi/aurora-village-ivalo.ko.html>

이제 남은 건 9개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할 수 이는 시간은 이제 9개월 뿐이다.

내가 죽게 된다면 가장 아플 사람들. 그 사람들과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

아빠와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던 자식들과 여행을 가야겠다.

아들에게는 하늘의 별을 보게 했다. 항상 꿈을 가지길 바라면서. 고개 숙이지 말고 항상 고개를 들고 살기를 바라며.

오로라 여행을 가자. 별 밖에 안보일 그 곳을 가서 사랑하는 아내, 자식들과 환상적인 오로라를 보자.

통나무 집에서 벽난로를 켜놓고 따뜻한 스프와 빵을 먹으며 우리가 본 별과 오로라를 이야기 하다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

하루는 아내가 하루는 첫째가 또 하루는 둘째가 내 옆에 누워 잠들었으면 좋겠다. 


이제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5개월.

남은 시간은 평범하게 보내고 싶다. 어느 평범한 그 날 처럼.

아무것도 다른 것 없이 모든 것이 똑같은 그 날처럼.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영상을 녹음 하는 것 외에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

똑같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밥을 먹고 TV를 보고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다 다시 잠이 드는...

내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보내고 싶다.


마지막 일주일...

아부지 산소에 가서 실컷 울고 와야겠다.

내 감정의 해우소가 되어주는 아버지 산소에서 이세상 마지막 남은 회한을 쏟아내고 와야겠다.


<이미지출처: 네이버웹툰, 시니&혀노 <죽음에 관하여>>


내 마지막 1년은 이렇게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 세상에 나는 존재 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다.


-100일동안 글쓰기 스물다섯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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