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FC서울

FC서울 어웨이유니폼의 변천사

2018시즌 FC서울은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것도 부족해서 승강플옵에 진출(?)했지만 지지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굴욕을 안겨 주었다. 천만 다행으로 기적이 일어나 2부리그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근래 FC서울의 행보를 보면 새롭게 맞이할 2019시즌도 쉽지 않을 느낌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FC서울이 바닥에 도달하는 데는 채 3년이 걸리지 않았고 아직도 현재진행형 중이다.


그 와중에 구단은 새로운 어웨이 킷을 내놓고 한 벌 사주십사 홍보를 하고 있으니 '구단에게 지지자란 어떤 의미인가?' 반문해보게 된다.


그래도 '미워도 내 새끼'라고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게 된다. 어쩔수 없는 흑우인생이라고 할까?  퀄만 어느 정도 보장 되면 입 헤~~~ 벌리고 '그래그래 성적이야 올리면 되지. 지갑이 어딨드라~~~ '하며 결제라도 해줄텐데 열린 지갑도 닫게 만들 정도로 어마무시한 킷이 나왔으니 한숨만 나온다.


2019 AWAY KIT: All the way

- 디자인 ★★☆☆☆


유니폼에 지퍼를 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2019년 어웨이 킷이다. .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보면 소매에 빨강색의 오블리크 디테일을 활용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오블리크란 대각선/사선을 의미한다. 사선을 소매 디테일에 활용하였다고 하면 누구나 알아볼텐데 굳이 이런 보그병신체를 써야 했을까 싶다.


가슴을 반으로 가르고 있는 검/빨의 줄무늬는 유니폼에서 가장 절망스러운 부분이다. 차라리 검정 한 줄, 빨강 한 줄로 처리 했으면 어땠을까? 심지어 저 검붉은 지퍼에 대해서는 보도자료에서도 컨셉 설명이 없다. 하다못해 '지난 시즌 과오를 반성하고 분골쇄신 하는 각오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미의 가운데 줄무늬를 넣었다.' 라고 지어내기라도 해야 되지 않나? 


참으로 역대급 유니폼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올해가 계약만료인 걸로 아는데 르꼬끄도 손절각???


이왕 어웨이 유니폼을 꺼낸김에 2004년부터 올해까지 어웨이 킷을 놓고 비교 한번 해보자. 과연 역대급 유니폼이라 할 수 있는지 아님 더 한 유니폼이 있었는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라 글 읽는 분의 견해와 다를 수 있다. 견해가 다르다면 언제든 댓글로 견해를 밝혀주길 부탁한다. 지지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듣고 싶다.


그럼 시작해보자.





2004~2011: ADIDAS ERA

이제는 전설 속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디다스가 유니폼 스폰서를 하던 구단이 꽤 있었드랬다. 수원삼성, 울산현대, 부산아이파크 그리고 FC서울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선수 개별 스폰서쉽 강화로 아디다스의 글로벌마케팅 정책이 변화함에 따라 K리그 구단 어느곳에서도 아이다스의 로고를 찾아볼 수 없다.


이 시절 엄청 이쁘다거나 다른 구단 지지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디자인은 딱히 없었지만 '아디다스' 로고 부심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쌍용이 활약하던 08~09시즌 유니폼이 구단 유니폼 역사 상 베스트 디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 K리그 우승: 2010년

- 리그컵 우승: 2006년, 2010년 



2004 AWAY KIT

- 디자인 ★☆☆☆☆


구단 아이덴티티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밋밋한 기본킷 스타일의 창단 첫 해 유니폼. 이 당시까지는 LG그룹소속이었는지 메인스폰서네이밍을 LG전자의 CYON으로 사용했고 LG건설은 하의에 서브스폰서형태로 사용했다.


기본킷의 디자인이라 더 할말이 없다...  



2005~2006 AWAY KIT

- 디자인 ★★★☆☆


구단 아이덴티티가 들어간 유니폼 디자인의 원년. 세로 줄무늬의 역사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홈 킷은 확실하게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반면 어웨이는 색상을 흰색/하늘색으로 변경한 것 외에 홈 킷과의 차별성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당시 어웨이킷은 홈킷의 추가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모기업이 LG그룹에서 GS그룹으로 변경됨에 따라 메인스폰서네이밍이 GS건설의 대표브랜드 XII자이로 변경했다. 



2007~2008 AWAY KIT

(새침한 히칼도. 보고싶다! 알럽 히칼도~ 골골골골!!!)

- 디자인 ★★★☆☆


 세로 줄무늬가 적용된 마지막(?) 어웨이 킷. (극혐하는)브이넥에서 라운드넥으로 변경되었고 지난 시즌에 비해 줄무늬가 더 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왜 어웨이에 하늘색이 사용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검붉은색의 홈 킷은 꽤 괜찮은 느낌인데 그에 비해 하늘색 어웨이 킷은 완성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뭐랄까 가벼워보이고 약해보인다고 할까? 



2008~2009 AWAY KIT: Soul

(마치 합성인듯한 쌍용사진... 이런 시절이 있었는지 싶다.)

- 디자인 ★★★★★


아디다스가 각성을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FC서울 구단 역사 상 역대급 유니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홈킷의 부록, 사은품 느낌의 어웨이 킷이 완전히 하나의 킷으로 태어났다. 


깔끔한 흰색을 베이스로 Seoul 의 S 를 형상화하여 전면에 표현했다. 어깨의 아디다스 삼선을 구단 고유 색상인 검정과 빨강으로 변형하여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나타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니폼 하단에 FC서울의 상징인 태양신 문양을 음각 처리하였다. 아디다스 킷 디자이너가 열일 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마킹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폰트를 사용했으며 심지어 폰트에 금색 테두리를 둘러 높은 가독성 뿐 아니라 보기에도 이뻤다. 지금봐도 이만한 유니폼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중고라도 구하고 싶은데 중고물량이 도대체 눈에 띄지 않는다. ㅜㅜ)  



2010~2011 AWAY KIT 


- 디자인 ★★★★☆


2004년 창단 이후 6년만에 첫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한 2010 시즌. 홈 킷과 어웨이 킷 모두 수준급 디자인으로 출시 되었다. 다만 검붉은 색 대각선 줄무늬는 EPL 유명팀 유니폼과 비슷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비슷해 보인다면 그건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다.)


마킹에 사용되는 폰트를 '서울남산체'로 변경하며 연고지에 보다 밀착하고자 노력했다. 의미도 있고 나름 결과물도 보기 좋아서 지지자들 사이에도 호평을 받았다. 


2011년을 마지막으로 아디다스와의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우승년도 유니폼임에도 불구하고 한 해 밖에 입지 못한 비운(?)의 유니폼이 되고 말았다.





Le Coq Sportif ERA 

아디다스와의 계약 종료 이후 K리그 최고 인기구단이자 수도구단인 FC 서울의 다음 후원기업은 어디일까 하는 것이었다. 워낙 규모가 커서 나이X 정도나 되야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최종 결과를 받아든 축구팬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축구판에서는 사실상 '뉴비', '아싸' 였던 '르꼬끄 스포르티브(이하 르꼬끄)' 가 유니폼 스폰서로 최종 낙점 되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뉴스는 계약 금액이 무려 '4년간 80억' 이라는 점이었다. 이 금액은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으로 당시 타 구단이 평균 연 5억원 내외의 금액을 현물 형식으로 지원받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계약이다. 


- K리그 우승: 2012년, 2016년

- FA컵 우승: 2015년

- ACL 준우승: 2013년



“ 2012~2013 AWAY KIT: The Present 

- 디자인 ★★★☆☆


르꼬끄의 첫 작품. 홈 킷은 검붉은 색에 세로 줄무늬라는 기존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어웨이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형광노랑으로... 그래도 뭔가 구단하고 연결을 해야했었는지 전면에 태양신 모양을 크게 음각처리했다. 개인적으로 '뭐 이런 디자인이 다 있나...', '이제 우리 유니폼은 망했다' 싶었는데 막상 사서 입고 보니 노랑의 색감이 생각보다 이뻤다. 그 결과 신혼여행 때 입고 다닐 정도로 애정을 듬뿍 쏟아주었다. 


우주의 기운이 르꼬끄에 모였는지 후원 첫 해 리그 우승을 했고 그 다음해인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사실상 이 때가 FC서울의 최고 전성기 시절이 아니었을까 싶다. 데X, 몰리나, 아디, 하대성, 김치우, 고명진, 고요한, 에스쿠데로, 최태욱, 김주영, 최효진, 윤일록, 차두리, 김진규 등 스쿼드 면면을 보니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2014~2015 AWAY KIT: The S 

- 디자인 ★★☆☆☆


오랜 Xii자이 생활을 마감하고 GS SHOP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 세로 줄무늬의 색상을 하늘색으로 했던 적이 있었지만 전체 색상이 파란색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고 라이벌구단의 색이 모두 파랑(수원/인천)이었기 때문에 지지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파란색이 아니라 네이비색이라고 이야기하며 차분한 색으로 승리의 신뢰를 주고자 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다. (2015년 FA컵을 우승했으니 구단의 설명이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색상도 색상이었지만 재질이 히어로물에나 나올 듯한 광택있는 스판재질이어서 배 나온 아재 지지자들 같이 몸매가 드러나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최악의 유니폼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유니폼을 경기장에서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2015~2016 AWAY KIT: The S White 

(사진에 있는 선수 중 단 한 명만 남아있는 아찔한 상황...)

- 디자인 ★★☆☆☆


할복유니폼의 시작 푸른색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스판 재질이 싫었는지 새로운 원정 유니폼을 발표했다. 노랑/파랑색을 시험해보다 이도저도 안되니 다시 레트로하게 흰색유니폼으로 돌아온 듯 하다. 


왜 하필 가슴을 반으로 나누는 줄무늬 디자인을 적용했는지 모르겠다. 추측컨데 디자인에 아이덴티티는 녹여야겠는데 뭘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일단 세로 줄무늬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거기에 2010시즌 맨시티 유니폼 표절에 이어 다시 한번 PSG 유니폼 표절에 휘말렸다. 뭐 유니폼 디자인이야 여기저기 돌고 도는거니까.....

(비슷해 보이는가? 그건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다.)



2017~2018 AWAY KIT: Seoul in Seoul

- 디자인 ★★★★☆


간만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유니폼이 발표되었다. 흰색 유니폼의 가슴 부분에 붉은 세로 줄무늬만 프린팅하여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나왔다. 유니폼의 네이밍이 왜 Seoul in Seoul 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유니폼이라고 생각한다. 


유니폼 디자인이 이쁘게 나온 것도 있지만 전 시즌 K리그 우승팀만 달 수 있는 금빛 K리그 패치가 디자인의 마침표를 찍었다. 소매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금빛 패치 덕분에 유니폼 디자인이 중타만 나왔어도 눈부시게 보였을 것이다. 


GS Shop 대신 KiXX가 메인스폰서로 마킹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기부터 FC서울의 암흑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7 ACL AWAY KIT: Seoul in Seoul

- 디자인 ★★★☆☆


구단 최초 ACL 전용 디자인의 어웨이 킷. 리그킷과는 달리 GS SHOP이 메인스폰서로 마킹 되어있다. 국제대회용이라 가슴팍에 세로 줄무늬가 대신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실루엣을 프린팅 하였다. 목 부위와 소매 끝에 검붉은색 줄무늬 라인을 추가하여 리그 킷보다 강한 인상을 받는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총 11개의 어웨이 킷이 발표되었다. 영광이 함께한 유니폼도 있었고 좌절의 시간을 보낸 유니폼도 있었다. 무엇보다 2019년 유니폼의 디자인은 많이 아쉽다. 하지만 그 모두가 다 FC서울의 기억이자 역사이며 나와의 추억이기에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소중하고 아름답다. 


지난 시즌 지옥 문 앞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고 올해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겨우내 FC서울의 모습을 봐선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난 서울월드컵경기장 N석 어느 구석진 자리에서 'ㅅㅂ, ㅅㅂ' 하면서 FC서울 경기를 보고 있을 것이다. 


부디 2019년은 구단이 약속한 것처럼 '팬들과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끝까지 함께 하여' 즐거운 기억이 더 많은 시즌이 되길 희망한다.(제발 정신 좀 차리자 수뇌부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