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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FC Seoul

To be or Not to be... FC서울 K1리그 잔류 성공

섭터 생활을 하면서 하위스플릿이나 강등권 싸움은 남의 집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내 팀이 그런 일을 겪을거라곤 단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이 포스팅은 승강플옵을 기록해두기 위한 아카이빙 포스팅에 가깝다.


시즌 초반부터 정신 못차리더니 결국 황새가 두달만에 감독직을 내려놓고 도망갔다. 그렇게 내 팀 FC서울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연승은 고사하고 1승을 거두기도 힘든 팀이 되었고 K리그의 승점자판기로 전락했다. 


결국 구단 사상 최초(?)로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고 그 곳에서 마저 열심히 승점을 퍼주며 때아닌 의적질을 했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12월 9일 승강플옵 2차전을 있게 했다.




지난 12월 6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승강플옵 1차전에서 FC서울은 #권진영 선수의 경고누적 퇴장덕분에(?) 3:1 역전승을 거두었다. 원정에서 3골이나 넣으며 승리를 한 건 분명 좋은 신호였다. 2차전에서 3:0으로만 지지 않는다면 FC서울은 K1리그에 잔류할 수 있다. 내 팀의 사활이 걸린 날 아무리 추운 날씨여도 경기장에 무조건 가야했다.  웃어도 함께 웃고 울어도 함께 울을 것이다.



맑디 맑은 12월의 겨울 하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웅장함이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깃발이 힘차게 나부낄 정도로 불어 제낀 시베리아 공기 가득 머금은 겨울바람은 온 몸을 움츠러들게 했다. 이렇게 추운날 경기를 보는건 FA컵 결승전에서나 했음 좋겠다.  


S석 티켓박스에는 부산에서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K리그 섭터들로 가득했다. 여기까지 온 부산 섭터들의 마음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터. 괜시리 감수성이 폭발한다. 

S석 티켓박스에서 N석 티켓박스까지 가는 동안 부산섭터는 물론 인천, 수원, 포항, 안양, 서울이랜드, 왓포드(?) 등 전국의 K리그 섭터들을 만날 수 있었다. K리그 축제의 날이 열렸다!!!!!  


승강 PO 2차전 티켓. 나중에 자식들한테 이 티켓을 보여주면서 'FC서울이 승강 플옵에 갔던적이 있었지...' 라고 회상하기 위해 잘 모셔놨다. 

왠지 경기장 날씨라던지 기온은  FA컵 결승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승강플옵이라니... 

 

상당히 많은 부산 + 각 지역 K리그 팀 섭터들이 원정석에 자리를 잡았다. 부산 섭터들만 왔었다면 다소 썰렁했을텐데 다른 팀 섭터들이 그 자리를 매꿔주니 한결 관중석이 보기 좋았다. K리그가 하나로 뭉칠 수 있고 축제를 즐길 수 있다면 이 한 몸 불살라 아름다운 북패가 되리~


추운 날씨 때문이었을까? 홈 관중석도 부산 관중석과 대동소이한 인원만 보인다. 곳곳에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인다는 멘트가 어색할 만큼 빈자리가 너무나 잘 보인다. 이런 경기를 돈 주고 보러오라고 하는 팀도 웃기고 이런 경기를 돈 주고 보러온 나도 웃기고...


마지막 90분. 90분 뒤 한 팀은 웃을 것 이요, 다른 한 팀은 울게 될 것이다. 우는 팀이 FC서울만 아니길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역시나.. 1차전 전반과 마찬가지로 FC서울은 부산에 내내 끌려다니기만 했다. 1차전도 권진영의 퇴장만 아니었다면 1:0 이상의 스코어가 나왔을것이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끌려다녔다. 전반 20분 즈음엔가 전광판에 경기 점유율이 표시 됐는데 '17:83 사실상 반코트 경기를 하고 있었다. 

부산은 1차전을 3:0으로 졌기 때문에 공격 일변으로 나올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 공격적이어서 살짝 놀랐다. 보통 이렇게 공격적이면 뒷공간 털고, 삼각패스로 수비 털고 하는게 맞는데 FC서울이 너무 못하다보니 그딴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산의 공격을 걷어내기 바빴다.


수비가 좋은 팀도 아닌데 수비만 하면 언젠간 골을 먹게 되어 있다. 결국 전반 30분 부산의 김진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스코어 3:2. 한 골 더 먹히면 연장으로 간다. 추가 실점을 막던가 추가 득점을 해야하는 상황. 아무래도 득점보단 실점을 막는게 현실적으로 들린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후 맞이한 후반. 후반 시작하자마자 윤주태가 박주영과 교체되었다. 보다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최용수감독. 그때문인지 수비 일변이었던 전반보다는 공격적인 모습이 많이 보여졌다.


하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부산이 쥐고 있었다. 한 골 더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짜임새있는 경기를 보여준 부산. 반면 FC서울은 부산의 공격을 막아내기 바빴을뿐더러 제대로 클리어링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디 2019년도에는 더 단단한 수비라인이 구축 되었으면 좋겠다. 까놓고 말해서 이웅희-김동우라인을 FC서울 대표 센터백 라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레베루가 떨어지자나...   


그렇게 잘 가던 시간은 왜 승강플옵 때만 천천히 흐르는 걸까? 경기 종료 10분이 이렇게 긴 줄 그 전까진 알지 못했다. 점점 잔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던 시점.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까지 라인을 잔뜩 올리고 추가 득점에 매진하던 부산에게 FC서울의 해결사 '박주영' 이 숨통을 끊는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역시는 역시였다.


승강플옵 스코어 4:1.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 1분 남짓. 사실상 잔류를 확정지은 FC서울. 기세 좋던 부산섭터들의 목소리가 잦아 들었다.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이렇게 경기는 마무리 될 것이고 우리는 또다시 승격에 실패할 것이다.'


심판의 경기 종료 호각이 울리고 그렇게 2018 K리그 승강플옵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FC서울은 최종 순위 11위로 K1리그 잔류를 확정지었고 부산은 승격에 실패하고 K2리그에 잔류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웃은 이는 바로 FC서울이었다.



대구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는 축구전용구장을 신축했다는데 FC서울은 좀 더 작은 경기장으로 옮길 생각이 전혀 없겠지.


To be or Not to be.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살아 남은 자는 안도의 한숨과 떨어진 자의 아쉬움의 한숨이 공존하는 그 곳.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승강플레이오프. 부디 2018년을 타산지석 삼아 두 번 다시는 강등싸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 팀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제발 정신차리자 프런트야!!!!!

 


※ 추운 날씨에 먼 길 올라온 부산 아이파크 섭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게 막상 승강플옵을 겪고 보니 그 맘을 알겠드라.. 살떨리고 피가 마르고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2년째 승격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지만 부디 내년엔 승격해서 과거 대우 로열즈 의 위용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으면 한다.



+2018.12.10 추가

FC서울 구단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구구절절 난 모르겠고 그냥 2016년의 FC서울로 돌려놨음 좋겠다. 사과문 박제를 위해 포스팅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