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100일 글쓰기

내가 키운 강아지들

지금 키우고 있는 7살 슈나우저 '서울이' 이전에도

5~6살 무렵에 키웠던 요크셔테리어 '해리', 8~9살 때 키우던 치와와 '순돌이'

그리고 20대 때 키웠던 치와와 '순덕이'까지 총 3마리의 개를 키웠다.


<이미지출처:http://capturedbycarrie.com/blog/2014/08/11/puppy-baby-napping-newborn-photography/>

'해리'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키웠던 긴 털이 매력적인 강아지였다.
너무 어릴 때라 해리와의 기억은 거의 전무한데 유일하게 기억하는 건
일본으로 이민가는 가족들에게 해리를 보내던 날의 기억이다.
그 당시 나이가 10살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본으로 가면 더 편안히 지낼거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했었다.
그 뒤로 잘 살고 있는지 소식을 듣지는 못했지만 일본으로 가서 편안한 여생을 마쳤을거라 믿는다.

'순돌이'는 외삼촌 댁에서 데려온 강아지였다.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이 내가 외로울까 친구로 들여온 녀석인데 그 역할을 곧잘한 거 같다.
물론 그 녀석과 뭘하며 지냈는지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꽤 붙임성이 좋은 녀석이었다.
이 친구도 11~12살 되던 무렵 답답한 아파트 보다는 마당이 있는 곳이 좋지 않겠냐며 아버님 친구분 댁으로 보냈다.
가끔 아버님 친구분 댁에 놀러가면 전주인이라고 알아봐주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입양보낸지 2~3년 정도 지났을 때 녀석이 가출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뒤로 생사를 알길이 없다.

'순덕이'는 지금까지 키웠던 녀석들 중 가장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강아지였다.
나의10대 후반~20대 중반을 함께 맞이했던 친구같은 녀석.
사슴같은 눈망울에 작은 체구 때문에 가냘픈 이미지가 강했으나 실상은 투견 그 자체였다.
어찌나 사나운 지 지금도 우리집에 방문했었던 사람들은 아직도 그 강아지 키우냐며
그렇게 앙칼진 녀석은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곤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녀석이 가는 마지막길을 함께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지금 키우고 있는 '서울이'는 조금 특별한 녀석이다.
우리 집에 오기전에 이미 2번이나 파양을 당했던 이력이 있어 사람에 대한 믿음이 많이 부족하다. 
유일하게 믿는 건 간식 뿐이다. 
그래서 다른 집 강아지들처럼 애교를 부리거나 살갑게 다가온 적이 한 번도 없다.
근데 희한하게 그런 녀석의 성격이 미우면서도 자꾸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미운 녀석 떡하나 더 주는 그런 건가?

서울이 이후에 또 강아지를 키우게 될까 생각해보면 조금 부정적이다.
하지만 순돌이가 그랬고 순덕이가 그랬고 서울이가 그랬듯이
'안키워 안키워' 하면서도 결국 집에는 그렇게 새식구가 들어와 행복하게 살았다.
강아지와 부대끼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또다른 강아지가 들어와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온다면 그 때는 큰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다.


-100일동안 글쓰기 일흔한번째날-

반응형

'일상 > 100일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미  (0) 2018.03.13
어바웃타임  (0) 2018.03.09
자영업  (0)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