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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용품리뷰

[축알못의 언박싱]사커비로 나만의 경기분석데이터를 가져보자.

'운동의 시작은 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축알못이자 프로개발러인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패스 하나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비는 프로선수 부럽지 않다. 하지만 이놈의 장비병에는 끝이 없다. 축구화, 유니폼도 모자라서 더 전문적인 장비를 찾는다. 그중 오래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던 아이템이 있었는데 바로 EPTS(Electronic Performance-Tracking System)다.

 

ETPS 장치가 달린 조끼를 입고 축구 경기를 하면 이동거리, 순간속도, 히트맵 등 개인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자동으로 분석도 해준다. 조축에서 뛰어봤자 얼마나 많이 뛸 것이며 빨라봤자 얼마나 빠르겠냐만 나만의 경기 데이터를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와중에 국내 스타트업 사커비(SOCCERBEE)에서 일반인을 위한 ETPS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13만 원 정도 가격이 큰 허들이 되어 좀처럼 지갑을 열 수가 없었다.

 

그렇게 ETPS앓이를 하던 중 X디즈에서 사커비 라이트 제품을 8만 원 후반대에 펀딩 받고 있는 걸 발견했다. 오 이게 웬 꿀~!!! 망설임 없이 펀딩에 참여했다.(13만 원이나 8만 원이나....) 이제 펀딩이 성공해서 제품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X디즈 펀딩은 잊고 있으면 온다고 했던가? 펀딩을 했다는 걸 잊어갈 때 즈음, 누가 봐도 '난 사커비에서 보낸 택배입니다.'라고 알 수 있는 택배박스가 도착했다. 사커비에선 어디서 온 택배인지 궁금해서 언박싱 전까지 설레는 기분을 허락하지 않는 듯하다.

 

[ 언박싱 ]

검정봉투와 교환/반품 안내서 그리고 뽁뽁이로 나름(?) 안전하게 포장된 사커비 라이트가 택배 상자에 담겨왔다. 이만한 부피의 제품을 담기에 택배 상자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저 시선강탈자 검정봉투는 뭘까?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애피타이저를 먹는 기분으로 검정봉투를 먼저 열어봤다.

 

검정봉투 안에는 펀딩 해줘서 고맙다는 대표의 편지와 함께 펀딩에 참여한 서포터에게만 배포된 할인쿠폰 'Black Ticket' 이 들어있다. Black Ticket은 30% 1장과 40% 1장이 들어있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달랐다.

 

특별히 쿠폰을 발급해준 건 참으로 감사하나, 사용기간이 짧다는 게 아쉽다  주말에만 축구를 한다고 가정하면 3월에는 제품을 3~6번 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정도 사용하고 우리 팀에게 '이 제품 정말 좋으니까 우리 다 같이 구매해요.'라고 추천하기에 쿠폰 만료일인 4월 17일은 짧아도 너무 짧다. 사커비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싶다면 쿠폰 만료일을 더 길게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애피타이저를 먹었으니 이제 메인 요리를 먹어보자. 

 

뽁뽁이를 뜯어내고 나면 '수영가방' 또는 '목욕탕 가방'이라고 불리던 투명 비닐백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면을 통해 내부 구성물을 확인할 수 있다.

 

뒷면엔 구성품, 사용법, 주의사항 등 다양한 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품의 사용법은 이곳에 적혀있다. 나처럼 설명서를 찾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비닐백 안에 구성품은 단출하다. 은색 안전봉투와 'SOCCERBEE'가 강렬하게 프린팅 되어 있는 조끼, 그리고 사커비에 붙이는 것으로 보이는 번호 스티커가 들어있다. 

 

'22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공을 쫓지만 SOCCERBEE를 가진 사람이 이긴다.'는 (딱히 와 닿지는 않는) 글귀가 적힌 은색 봉투를 열어보자.

 

봉투 안에는 이번 포스팅이 주인공 '사커비 팟 라이트(SOCCERBEE POD Lite)'와 충전 케이블이 들어있다. 어휴... 집에 5핀 충전케이블이 몇 개나 있는 거야... (절레절레)

 

[사커비 팟 라이트 상세]

이번 언박싱의 메인 요리. 드디어 사커비 팟 라이트가 내 손에 들어왔다. 이 물건을 손에 쥐고 싶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네이X에서 서성거렸던가. 

 

첫인상은 '어 꽤 큰데?'였다. 웨어러블 GPS 라길래 메모리칩 정도는 아니더라도 꽤 작은 크기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게다가 배터리의 영향인지 두께도 크기만큼이나 상상외로 두꺼웠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삐삐'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대충 비슷하다. 

 

흰색 무광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으며 전면부에 스위치가 있고 사커비 로고가 각인되어 있다. 후면부에는 시리얼넘버와 KC 마크가 스티커로 붙어있다. 저 넓은 공간에 'LED 동작설명'을 프린트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특별히 디자인으로는 할 얘기가 없다. 

 

사커비 팟 라이트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사커비 전용 베스트. 사커비를 넣은 조그만한 포켓이 등쪽에 위치해 있다. 포켓에 본체를 넣기 때문에 본체를 어디에 넣어놔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한번에 해결된다. 

 

사커비를 넣는 포켓의 바깥쪽(?)에는 폭신한 완충재가 들어있어서 혹시나 경기 중 넘어져서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했다. 

 

(아마도) 배터리의 영향 때문에 두께가 꽤 된다.

 

베스트를 착용하면 처음엔 뒷덜미 쪽이 걸리적거린다고 할까? 신경 쓰인다고 할까? 다소 불편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곧 적응이 되어 내가 조끼를 입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자 그럼 이제 사커비 팟 라이트를 켜고 운동장으로 나가보자!

 

아! 운동장으로 나가기 전에 SOCCERBEE 어플을 설치하자. 사커비 팟 라이트는 SOCCERBEE 어플을 설치해야 완벽해진다. 본체가 수집한 정보를 어플에 동기화 하면 거의 바로 데이터를 분석해준다. 어플을 설치 하지 않는다면 사커비 팟 라이트는 그냥 하얗고 작은 쓰레기일 뿐이다. 

 

- 기기별 어플 다운로드 주소

 

사커비 - SOCCERBEE - Google Play 앱

*스마트일레븐이 사커비(SOCCERBEE)로 이름을 바꿔 서비스를 이어갑니다. *데이터 분석은 Android ver 6.0 이상에서만 사용 하실 수 있습니다. 사커비 앱은 축구 선수들을 위한 혁신적인 작전판, 포메이션 생성기 입니다. 오직 드래그와 터치만으로 원하는 포메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커비 팟은 축구 경기 분석을 위한 혁신적인 GPS 웨어러블 트래커입니다. 프로선수들만 가질수 있었던 뛴 거리, 최고속도, 스프린트 횟수, 히트맵등의 경기 중 스

play.google.com

 

‎사커비 - SOCCERBEE

‎*스마트일레븐이 사커비(SOCCERBEE)로 이름을 바꿔 서비스를 이어갑니다. *데이터 분석은 IOS 11 이상에서만 사용 하실 수 있습니다. 사커비 앱은 축구 선수들을 위한 혁신적인 작전판, 포메이션 생성기 입니다. 오직 드래그와 터치만으로 원하는 포메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커비 팟은 축구 경기 분석을 위한 혁신적인 GPS 웨어러블 트래커입니다. 프로선수들만 가질수 있었던 뛴 거리, 최고속도, 스프린트 횟수, 히트맵등의 경기 중 스탯을 이제는 누

apps.apple.com

 

어플을 깔면 개인 설정한다.  키와 몸무게는 왜 입력하는지 모르겠다. 데이터 분석에는 전혀 필요 없는 가비지 값일 거 같은데... 성심성의껏 작성 후 팀을 만들거나 팀에 합류하면 끝! 나만의 축구 데이터 분석 준비가 끝난다.

 

[실사용기]

 

*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축구장이 폐쇄되는 바람에 첫 사용은 풋살장에서 하게 되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1. 사커비를 켠다.

2. 베스트에 넣는다.

3. 운동을 한다.

4. 경기 종료 후 SOCCERBEE 앱과 데이터 동기화한다.

5. 경기 분석결과를 본다.

6. 좌절한다.

데이터를 앱과 동기화하면 경기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 평점과 이동거리, 최고속도, 스프린트 등의 항목이 수치로 보인다. (엄청 뛰어다녔다고 생각했는데 0.1km 뛰었다고???)

 

해당 날짜를 탭 하면 보다 상세한 분석 결과를 볼 수 있다. 이 곳에선 쿼터별로 평점과 각종 수치를 볼 수 있다. 쿼터에 따른 변화를 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놀라운 건 히트맵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내가 어느 영역에서 많이 움직였는지를 시각화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포지션에 맞는 움직임을 가져갔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프로개발러인 나에게 이런 장비 자체가 사치다. 볼 컨트롤도 못하고 패스도 제대로 못하는 놈이 무슨 데이터 분석! 근데 사람의 욕심은 언제나 끝이 없고 수많은 착각 속에 산다. 메시 축구화를 신으면 내 드리블이 메시처럼 될 거 같고 챔스 공식구로 경기를 하면 나도 무회전 프리킥을 차고 패스가 더 잘 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사커비를 달고 내 기록을 측정하면 내 순간 스피드가 '음바페'처럼 30km 이상을 찍을 수 있을 거 같고, 박지성을 능가할 정도의 이동거리를 기록하고 로버트슨이 한 경기에서 스프린트를 5번 이상 한다는데 나는 10번도 넘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물론 결과를 받아보면 '아 슈발 꿈'이지만 그래도 어떤가 적어도 25분간은 경기장에서 나도 메시고, 호날두고, 반다이크고, 박지성이면 좋은 거 아닌가? 

 

아직 축구장에서 사용해보지 않아 만족도에 대한 평가는 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재미있는 장비임을 틀림없다. 전국의 프로개발러들이여, 우리도 당당히 나만의 경기 분석 데이터를 가져보자. 물론 그 결과는 참담하지만 말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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