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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축구이야기

K리그 덕력 시험평가(케덕시) 문제풀이

방금 전인 오후 2시를 기점으로 'K리그 덕력 시험평가(케덕시)'의 응시기간이 종료되었다. 시험지를 보자마자 문제풀이 포스팅을 기획하였으나 연맹에서 정답이나 족보를 온라인에 공유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있어 응시 종료 시간인 10월 17일 오후 2시까지 기다렸다. 

 

그럼 지금부터 합법적으로 K리그 덕력 시험 평가문제 풀이를 시작해보자.

 


 

난이도 ★

'대구 아이돌' 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승원 선수의 신체부위가 아닌 곳을 맞추는 문제인데 그 난이도가 극악이다.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문제풀이

1번 사진과 4번 사진은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진이다.

1번사진 풀버젼

 

4번사진 풀버젼

하지만 나머지 사진은 아무리 검색을 해도 찾을수가 없다. 그 가운데 2번 사진에 주목했다. 위치상 정면이라면 오른팔, 등쪽이라면 왼팔이 될 수 밖에 없다. '대구 아이돌' 이라고 불리는 선수의 사진 중에 등쪽에서 찍은 사진을 쓸 일이 있을까 싶었다.

 

강한 심증을 가지고 다른 선수의 사진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해당하는 사진을 찾지는 못했으나 문신의 모양을 통해 2번 사진의 주인공은 '김대원' 선수라는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김대원 선수는 정승원 선수와 함께 대구의 얼굴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이니 문제 출제 의도에도 적절하게 부합한다. 아마 연맹에서 나오는 문제풀이에 '대구의 또 다른 아이돌' 이라는 설명이 붙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정답: 2 

 


 

난이도 ★

5점을 주려고 출제한 보너스 문제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기사가 쏟아진다. 이런 문제를 놓친다면 축덕레벨 상위권에 들기는 어렵다고 봐야한다

 

문제풀이

문제풀이를 할 것도 없다.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자.

 

K리그, 사상 첫 ‘꿈의 6만 관중’ 돌파

<앵커 멘트>; 어린이 날을 맞아 프로축구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엔 6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습니다.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이자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의 신기록이 세워졌습니다. 손기성

mn.kbs.co.kr

정답: 3


 

난이도 ★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문제다. E석 스탠드명이 뭔지 몰라도 '박태준 전 회장 호' 로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문제다.

문제풀이

문제풀이

두 가지 방법으로 정답에 접근할 수 있다.

1. 박태준 전 회장의 호

- 위키백과에 따르면 박태준 전 회장의 호는 청암(青岩) 이라고 한다. 따라서 E석의 스탠드명이 '청암존' 임을 알 수 있다.

 

2. 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

- 이 방법을 통하면 본 문제가 논란의 여지에 휩싸일 수 있다. 포항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https://www.steelers.co.kr/) 내 '스틸야드 시설안내' 따르면 E석은 '청담존' 이라고 되어 있다. 공식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E석 스탠드명은 '청담존'이 될 수도 있다.

 

정답: 5번 이지만 정답이 없을 수도 있음

 


 

난이도 ★

배점이 3점 밖에 안되는 점수를 주기 위한 보너스 문제다.  

 

문제풀이

온라인 쇼핑몰 캡쳐로 문제풀이를 대신한다.

정답: 5번


 

난이도 ★

이 문제도 배점이 3점 밖에 되지 않는다. 너무 쉬운 문제들만 문제풀이 하는게 아닌가 싶다...

 

문제풀이

K리그에서 배포한 공식 사진으로 문제풀이를 대신한다.

정답: 2번

 


 

난이도 ★

승강제와 관련된 문제이다. 질문이 다소 난해하지만 정리해보면 K리그1에서 K리그2로 강등된 적이 없는 팀이 어디인지 묻는 문제이다. 

 

문제풀이

  • 대구FC: K리그에서 가장 핫한 클럽인 대구FC도 어두웠던 과거가 있다. 2013시즌 당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어 3년간 길고긴 승격싸움을 했다. 그리고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으로 화려하게 컴백한다.
  • 전남드래곤즈: 전통의 강호 전남드래곤즈도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2018시즌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었으며 2019년 시즌 현재 K리그2리그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무래도 2020시즌에도 전남드래곤즈를 K리그1에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 강원FC: 중소구단 강원FC는 2013시즌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었다. 그리고 2017시즌 대구FC와 함께 K리그 클래식으로 컴백했다. 도대체 2017시즌에 무슨일이 있었던거냐..

  • 대전시티즌: 2부리그 터줏대감 대전시티즌은 2013시즌 K리그 챌린지로 강등당했으나 절치부심 2014시즌을 보내고 2015시즌 K리그 클래식으로 컴백했다. 하지만 컴백한 그 해를 버티지못하고 다시 한 번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 인천유나이티드: '잔류왕' 인천유나이티드는 2004년 창단이래 단 한번도 2부리그로 강등된 적이 없다. 물론 12-2-9-9-7-6-11-13-9-7-10-8-10-9-9 를 기록하며 거의 매시즌 강등권에 놓였으나 강등된 적은 없다.   

정답: 5번

 


 

난이도 ★

배점이 무려 9점이나 되는 꼭 잡아야하는 문제다. 하지만 정답을 알아내기가 '고앙' 골 넣는거 보기보다 어렵다. 

 

문제풀이

먼저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를 가보자. '유소년' 탭에 나와있는 대회를 보면 다음과 같다.

  • K리그 주니어
  • K리그 주니어 U17
  • K리그 U18 챔피언십
  • K리그 U17 챔피언십 
  • K리그 U15 챔피언십
  • K리그 U14 챔피언십

하지만 연맹 홈페이지에 나와있지 않는 대회가 있다. 바로 2019년 처음 열린 K리그 U12 챔피언십과 K리그 U11 챔피언십이다.

 

최종 두 대회를 포함하면 총 8개 대회가 있다.

정답: 4번 2번

 


 

난이도 ★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되었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18번 문제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았다. 으레 연맹에서 정했겠거니 했는데 알고보니 규정으로 정해져있었다... 난 진정 축덕레벨 쪼랩임에 틀림없다. 

 

문제풀이

K리그 대회요강 제6조 2에 따르면 파이널라운드 홈경기 배정순위는 다음과 같다.

  1. 정규라운드 홈경기를 적게 개최한 클럽(정규라운드 홈 16경기)
  2. 정규라운드 성적 상위 클럽

정답: 2번

 


 

난이도 ★

구글신을 붙잡ㅂ고 애원해도 도대체 답을 알 수가 없다. K리그 공식 페이스북을 뒤져봐도 인스타그램을 뒤져봐도 도대체 일절 설명이 없다. 그냥 선정됐으니 축하해달란다. 문제를 낼거면 뭔가 작은 힌트라도 좀 주고 하자.

 

문제풀이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 문제는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정답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2016년 K리그 챌린지 주간 MVP 선정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6년과 2019년 베스트팀을 선정하는 기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기사에서 20번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다.

2016년 베스트팀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 승, 홈승, 역전승, 무,
  • 득점, 시작 15분내 득점, 종료 15분내 득점,
  • 슈팅, 유효슈팅, APT,
  • 파울 15개 초과, 경고, 퇴장, 벤치퇴장

패스의 정확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답: 5번

 

끝.


축덕력을 수치화 할 수 있는 시험이 K리그연맹에서 공식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기뻤다. 평소 '축덕입니다' 하고  돌아다니던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싶었다. 하지만 응시를 하고 시험문제를 본 순간 난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K리그 최다 관중 신기록을 내가 응원하는 팀인 FC서울이 세운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언제였고 상대가 누구였고 그 숫자가 얼마였는지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승강제 좀 하자고 그렇게 목소리 높였지만 막상 승강제가 시행되고 나서 왜 스플릿에 들어가면 우리팀 홈 경기가 상대적으로 적은가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다. 

 

나는 그야말로 입축구의 전형이었다. 말로만 K리그를 사랑합니다. K리그빠입니다 떠들고 다녔지 정작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살짝 내 방어를 하자면 물론! 연맹에서 더 많은 홍보가 있어야 한다. 리그 규정에 대해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K리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회요강을 살펴 볼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아마 2~3주 동안의 K리그 홈페이지 접속자수가 최근 몇 년치 데이터와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을 거라고 본다. 

 

그래도... 난 우리의 리그를 더 사랑했어야 했다. 더 관심가져줬어야 했다.  K리그 덕력 시험평가는 덕력을 수치화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의 K리그 관심도를 측정하는 이벤트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다른 수많은 K리그 축덕들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더 가열차게 우리의 리그를 사랑하자.

 

-덕력을 재고 싶었지만 자기반성으로 마무리한 한 축덕쪼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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