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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축구이야기

구단들아 제발 엠블럼의 무게를 느껴라 ㅠㅠ

축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구단 엠블럼(크레스트:Crest)이 지니고 있는 무게가 무겁다. 엠블럼이 곧 팀이다.
 
예를 들어, 야구는 홈런을 치거나 삼진을 하더라도 구단엠블럼에 키스를 한다거나 하는 세레모니을 하지 않는다. 배구도 미식축구도 마찬가지다. 엠블럼에는 구단의 희로애락과 역사가 녹아있기 때문에 지지자들은 엠블렘에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축구에서 구단 엠블럼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유벤... JI????

2017년 축구팬으로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리아 명문클럽 유벤투스가 구단 엠블럼을 변경한 것이다.

시대에 맞게 디자임이 조금씩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유벤투스는 선을 씨게 넘었다.

토리노를 연고로 하는 팀답게 토리노를 대표하는 황소와 구단을 상징하는 얼룩말이 그려져 있고 얼룩말 패턴이 멋지게 들어가있던 유벤투스의 엠블렘은 하루아침에 ‘JI’가 되어버렸다.

 유벤투스에서는 ‘새로운 엠블럼은 유벤투스의 DNA를 미학적으로 담아냈고, 기본이 되는 상징들을 날카로운 선으로 깎아 만들었다. 새로운 엠블럼은 유벤투스가 추구하는 정신과 승리를 뜻하며 간단명료하게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엠블럼이다 ‘라는 공식 성명을 내놓았다. 정신승리 끝판왕인가?

간단명료하게 강한 메세지를 전한다는 말로 유벤투스 100년의 역사가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K리그 명문구단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울산을 연고로 두고있는 울산 현대는 K리그 4회, FA컵 1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으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K리그의 대표명문구단이다.

명문구단답게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잘 구축해 오고(?) 있었다.


특히 엠블럼은 1984년 부터 1996년까지 사용한 캐릭터 버전의 엠블럼을 제외하면 명문 구단답게 같은 듯 다르게 수정발전시키며 구단의 역사를 잘 쌓아왔다.

포효하는 호랑이가 엠블럼 중앙에 위치해 누가 봐도 울산 현대 엠블럼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구단의 아이덴티티가 잘 녹아있었고, HYUNDAI와 ULSAN 폰트는 엠블럼이 소소하게 변경되면 그에 어울리게 바뀌었다.

울산의 엠블럼의 핵심은 포효하는 호랑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용맹함과 민첩함의 상징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상대를 노려보고 있는 모습은 그 어느 구단의 문장보다 강렬하고 매서웠다.


꼭... 그래야만 했니? 울산 HD FC


이렇게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한 K리그 대표 명문구단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이 지난 12월 14일 구단명을 '울산 HD FC'로 변경하면서 엠블럼도 교체했다. ‘JI' 레벨까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여론은 ’ 충공깽‘이다

구단명은 모그룹의 이름이 ‘현대’에서 ‘HD현대’로 바뀌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변경(?)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구단의 현실, 한계라고 해야 할까? (모그룹의 이름은 HD현대인데 왜 축구단은 울산 HD현대 FC가 아닌지는 궁금해하지도 말자...)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엠블렘에 있다.
(안구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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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선보인 울산 HD FC 엠블럼을 마주한 내 첫인상

어? 조호르 엠블럼 아냐??


‘에이 가짜뉴스겠지. 누가 합성해서 장난치는 거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이게 퐈이날버전이었다.

 조호르를 처음 들어본 사람들을 위해 친절히 엠블럼을 가져와봤다. 비슷해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이겠지?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니 울산 HD 호랑이가 조호르 호랑이한테 쫄아서 주늑이 든 느낌도 든다.

 



근데 보다 보니 축협 엠블럼도 겹쳐 보인다. 혹시...(소설을 써보면...)

‘울산 HD ' 구단주 권오갑 회장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자 대한 축구협회회장의 후임으로 프로축구연맹총재 자리에 앉았다. 게다가 현대 HD와 HDC은 범현대 커넥션. 벌써 범현대가 + 프로축구연맹총재 커넥션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 현대'는 현대 HD로 구단명을 바꿔야 했을 거고 더하여 엠블럼도 바꿔야 했을 것이다.

디자인은 해야겠는데 비용은 많이 들고 어쩌지 고민하고 있을 때 축협에서 지난번에 앰블럼 디자인 중 뽑히지 않은 호랑이 한 마리를 제공하며 울산 HD FC의 고민을 덜어준 것은 아니ㄹ....... (그냥 소설일 뿐이다.)

참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엠블럼이다.

엠블럼 모양이나 형태도 참 답답하지만 HD와 ULSAN 폰트가 각각 따로 노는 것도 너무 안타깝다. HD는 그룹 아이덴티티차원에서 그대로 가져온 걸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ULSAN 도 톤 앤 매너를 맞춰주는 게 맞지 않을까?

과연 내년 시즌 축구중계방송에서는 '울산 HD FC' 를 어떻게 부를까? 지금처럼 울산 현대라고 부를까? 아님 울산 에이치디 라고 부를까?


내가 응원하는 팀도 아닌데 엠블럼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K리그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지지자의 입장에서 좋은 스토리가 너무 쉽게 날아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몇 자 끄적여 봤다.

구단명이 바뀌고 엠블럼이 바뀌어봤자 어우울......
우승은 울산이 할 거니까...

이미지출처: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9134 (이수화기자)

주영아... 청용아... 행복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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