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서 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바로 유후인이나 다자이후로 향하는 일정이 아니라면 가장 먼저 방문하게 되는곳이 바로 하카타역博多駅(はかたえき)이다. 후쿠오카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역 이상의 존재를 뿜뿜하며 그 위용을 뽐낸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서 게이트를 나오면 버스 티케팅을 하는 부스가 보인다. 이 곳에서 표를 산 후 2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2번 정류장에선 하카타역 뿐 아니라 텐진이나 다자이후로 가는 버스도 정차하지만 바닥에 목적지가 표시되어 있어 잘못 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를 타고 약 10여분 정도 지나면 하카타 역에 도착한다. 사진 상으론 그 규모가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곳은 후문(?) 쪽이고 건물을 통과해서 정문으로가면 넓은 광장과 함께 주변 쇼핑몰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하카타역을 볼 수 있다.
하카타역 표지판. 博多駅을 직역해보면 '구르는 것이 많은 역' 인데 많은 노선이 발착하는 곳이라 정해진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는 역시 추측일 뿐.
과거 이곳(지금의 후쿠오카) 는 나카가와 강을 경계로 후쿠오카福岡와 하카타博多로 나뉘어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899년 4월 하카타와 후쿠오카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도시 이름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했고 근소한 차이로 후쿠오카로 결정되었다. 대신 규수철도의 역명을 하카타로 결정했다. [위키피디아 참조]
금요일 오전이었음에도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맥주회사가 프로모션을 하는 곳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맥주 한모금을 위해 줄을섰다.
KITTE 건물 근처에 있는 모리 타헤에母里太兵衛 동상. 사실 어떤 동상인지도 모르고 일단 찍어놓았는데 인터넷 여기저기 뒤져보니 인물상은 아니고는 노래비라고 한다. 그래서 동상 밑에 적혀 있는 글엔 인물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라 구로다부시黒田節 라는 민요가 적혀있단다. 구로다수비는 후쿠오카의 대표민요라고 한다.
더 자세히는 잘 모르겠고 동상이 들고 있는 건 창과 대접이라고 한다.
용산역과 비슷하다고 느끼는건 나만의 느낌적인 느낌인건가??? 전체적인 모양도 그렇고 쇼핑몰들과 이어져 있는 것도 비슷한데? 물론 하카타역 규모가 훨씬 크다. 하카타역에는 한큐백화점, 도큐핸즈, 아뮤플라자가 자리해 있고 그 옆으로 KITTE 쇼핑몰도 이어져 있어서 쇼핑을 하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다.
물론 우리 가족은 쇼핑과는 거리가 멀어서 대충 휙 훑어보고 말았지만 말이다. 오히려 우리 가족은 하카타역의 숨겨져있는 공간에서 하카타역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포스팅에선 그 얘기를 좀 더 자세히 해보려고 한다.
FM FUKUOKA의 스튜디오 중 하나인 '하카타 시티 스튜디오'가 역 한 켠에 위치하고 있다.
검색을 해보니 이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 'Hyper Night Program GOW!!' 라는 방송이 꽤 핫한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기는 했지만 SHINee와 B.A.P도 출연한 적이 있고 아무로 나미에(!)도 출연했었다고 한다.
(방송시간: 매주 월~목 16:30~20:25 / https://fmfukuoka.co.jp/gow/)
넓직한 하카타역 광장. 주말엔 다양한 행사도 열리고 열차를 이용하려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 꿀팁 아닌 꿀팁 ★
여행 마지막에 체크아웃을 하고 하카타역 코인락커에 짐을 맡기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코인락커의 수는 한정적이고 항상 나보다 부지런한 관광객들은 넘치고 넘쳤다. 그 얘기는 코인락커에 짐을 맡길 수 없다는 얘기다. 보통 하카타역 1층에 위치한 코인락커를 찾게 되는데 거의 100%의 확률로 자리가 없을 것이다.
그럴 때는 아뮤플라자를 이용해보자! 아뮤 플라자 3층, 9층, 10층에도 코인락커가 있는데 이곳은 상당히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제부턴 잘 알려지지 않은 하카타역의 숨은 명소를 소개할까 한다.
여행일정의 마지막 날은 힘들게 어디 가지 말고 하카타역에서 보내다가 버스타고 공항으로 가자고 결정했다. 근데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하카타역은 쇼핑을 위한 공간이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역 근처에 라쿠스이엔 정원이 있다는 걸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아이 둘을 데리고 거기까지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에 하염없이 역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옥상에 정원이 있다는 걸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났다.
거기서 30분~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면 되겠다 싶어서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아이를 데리고 후쿠오카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꼭 방문하길 강추한다!
츠바메노모리 히로바(제비의숲)つばめの社ひろば 부르는 옥상정원은 한큐백화점이나 어뮤 플라자의 엘레베이터를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다. 하카타역 옥상 전체를 활용하는 정원이라 규모가 예상했던 것보다 컸다.
츠바메노모리 히로바 오쿠조우데이엔(제비의숲 광장 옥상 정원)燕の森広場屋上庭園
'사계' 주제로 조성된 옥상 정원. '천공의 광장天空の広場', '제비열차つばめ電車', '철도신사屋上神社', '전망대' 총 네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방시간: 10:00~23:00
제비열차: 평일 11:00~18:00 / 주말 10:00~18:00
하카타역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표지판. 이 표지판 옆에 세 개의 낡은 기둥이 서있는데 100여년 전 2대 하카타역의 1번 홈 기둥이라고 한다. 100년 전 어떤 건물의 기둥을 지금까지 보관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저력(?)이 느껴진다.
주말(토요일)이라 그런지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에서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창호지로 물건 건져올리기'. 우리 아가들은 아직 어려서 패스~
맛있는 불량과자와 장난감도 가득. 이쁜 딸! 벌써부터 이런데 관심보이고 그럼 안돼~~!!
거의 전부가 일본인 가족들이었는데 그래서였는지 일본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평범한 주말 애들을 데리고 쇼핑몰에 나와서 일상을 보내는듯한 느낌이랄까?
'천공의 광장天空の広場'에서는 무료로 세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다만 여기는 나이가 좀 있는 아이들(7세 이상??)이 주로 모여 있는 것 같았고 (뒤에 소개하겠지만) 더 어린아이들은 쿠로파크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것 같았다. 덕분에 아이들끼리 싸우거나 큰 소리나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제비의 숲' 의 하이라이트, 천공의 광장을 도는 '제비열차' 증기기관차의 모양을 한 열차가 천공의 광장을 두 바뀌 달린다.
빨강색 열차와 검정색 열차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방문했을 땐 고급스러운 검정색 열차가 운행 중이었다. 탑승 요금은 3세 이상 200엔이며 3세 이하는 무료!!!!! 대신에 2살 이하는 안전 상의 이유로 부모님과 함께 타야 한다고 한다.
아무때나 운행하는 건 아니니까 사진의 운행시간표를 참고하자.
작은 열차지만 나름 디테일에 신경을 쓴 느낌이었는데 알고 보니 JR큐슈 열차를 디자인한 분이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역시나 디테일의 일본인가?
(*사진 속 열차 뒤에 보이는 기둥이 2대 하카타역의 1번 홈 기둥이다.)
제비열차의 선로를 지나면 '철도신사' 구역이다. 역사에 철도신사라. 정말 딱 어울리는 신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전까지 3개의 도리이鳥居를 지나가게 되는데 첫번째 도리이는 星門 으로 '마귀를 쫓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번째 도리이는 복을 부르는 福門,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좋은 인연을 맺는다는 의미의 夢門 도리이를 지나게 된다.
3개의 도리이를 지나면 원형의 공간이 나오는데 여기에도 도리이가 잔뜩 있다. 뭔가 의미하는 것이 있을 것 같은 모습이지만 그 의미는 찾을 수가 없다.
원형의 공간 중앙에는 눈에 띄는 조형물이 놓여져 있다. 縁結び七福童子(결연칠복동자) 라는 작품명을 가진 이 조형물은 큐슈九州 지역에 7개 현(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오이타현, 미야자키현, 가고시마현)이 있는데 다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즉, 7명의 아이가 7현을 나타내고, 바닥의 모양이 큐슈를 상징한다.
동자들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서 문제! 하카타역에는 츠바메노모리 히로바(제비의 숲)외에도 결연칠복동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한군데 더 있다 과연 어디일까??? 꼭 찾아보시길!!!!
결연칠복동자(이상하게 입에 촥촥 감기네)를 지나면 철도신사 본당에 다다른다. 모든 신사는 모시는 신이 다르고 그에 따른 효험(?)이 다 다른데 이 곳 철도신사는 안전한 여행을 빌어준다고한다. 나 같은 여행객들에겐 꼭 필요한 신이다.
신사주변으로 정원이 잘 가꿔져있는데 이곳에 반딧불이 서식하고 있고 5월말부터 6월초까지 반딧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도심속에 반딧불이라니. 코타키나발루에서 그 몇 마리 보이지도 않는 걸 보겠다고 버스레이싱을 두시간 가까이했는데 후쿠오카에선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다고??!!!
신사를 뒤로하고 전망대로 가는 길에 있는 쿠로짱파크くろちゃんひろば
어린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놀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천공의 광장이 메이저리그 느낌이라면 여기는 마이너느낌이랄까? 일본 블로그를 살펴보니 여름에는 간이 풀장이 열리는 거 같기도 하고 또 어느때는 체험 동물원으로 꾸며놓기도 하는 듯하다. 그때그때 다른 것 같으니 부모님들은 자전거가 없더라도 놀라지 마시길...
처음 세발 자전거에 도전한 늠름한 딸.
예상 외로 어린친구들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이에 맞게 공간이 분리되니 사고 위험의 걱정도 덜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옥상을 한바퀴 돌아봤다면 이제 전망대에 오를 시간이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은 '천공의 광장' 구석에 있다. 엘레베이터로는 올라갈 수 없고 계단으로만 올라갈 수 있어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부모님들이라면 힘을 좀 써야 한다. 난 아들녀석이 유모차에서 잠이 들어 유모차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해야 했다.ㅜㅜ
지상 60m, 11층 건물 높이의 전망대. 하카타역보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뻥 뚫린 후쿠오카의 경치를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 할 수 있다. 이정도 경치면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할만도 한대 이곳은 참 한적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쿠로파크. 옥상에 이런 규모의 정원이 있다는게 새삼 놀랍다.게다가 무료라니....
전망대 한 켠에 계단 3개 높이의 전망대의 전망대가 있다. 이로써 전망대 높이는 60m가 아닌 61m가 된다 ㅋㅋㅋㅋ 전망대 중앙에 한국과 일본이 함께 그려진 지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도를 보고 '후쿠오카가 부산보다 밑에 있다고???' 라며 놀랄 것 같다. 부산 밑에 있는 것은 물론 제주도와 나란히 하고 있을 정도니...
날씨는 맑았지만 안개(?)가 낀건지 시야가 쾌적하지는 않았다. 저~~멀리 후쿠오카 타워가 보인다.
파노라마로 후쿠오카 경치를 감상해보자.
후쿠오카공항이 가까워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5분 단위로 볼 수 있는 듯 하다. 날씨가 더 청명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제약사항이 많다. 안전해야 하고 아이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 츠바메노모리 히로바는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장소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음에 오면 꼭 야경을 보러 올라올 예정이다...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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