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100일 글쓰기

똥손 또는 흙손의 비애

뱀머리손가락을 가진 자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한테만큼은 '손재주' 라는 것은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듯하다.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국민악기라고 하는 리코더도 겨우겨우 불 줄 아는 정도다.

뭔가 만들어 내야 하는 창의성 듬뿍 담긴 작업들은 말 그대로 절망적인데

그림은 초등학교 수준에 머물러 '졸라맨' 이상을 벗어나 본 적이 없고

공예, 흔히 말하는 만들기로 넘어오면 이게 뭘 만든건지 모를 정도로 참혹하다.

그래서 자신의 손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들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사실 가장 부러운 건 작품을 시장에 들고 나와 판매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도 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어떤 것 보다 부럽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글쓰기나 사진찍기 뿐이고 이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아

피드백을 받는다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로 발전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렇기에 손재주를 가진 자들이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사진찍기를 좋아해서 이 부분을 살려볼까싶기도 하지만 

워낙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많아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똥손, 흙손의 비애다.


-100일동안 글쓰기 일흔네번째날- 




반응형

'일상 > 100일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구의 종주국 영국에서의 축구여행  (0) 2018.04.11
분리수거함  (0) 2018.03.21
매미  (0) 2018.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