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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2011 하계여행] 자전거로 돌아본 제주도 여행 Day 3


2011년 8월 무더웠던 날.

난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열심히 페달링 하며 달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기위해 또 무언가는 버리기 위해 제주도까지 갔지만
정작 달리고 있을 때 만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무.념.무.상

그렇게 3박4일을 보내고 내가 달려온 길을 돌아봤을 때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 나를 보게 되었다. (비록 버리고자 했던건 비우지 못했지만)

이 기록은 3박 4일간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한 내 추억의 발자욱들이다.



추가적으로, 앞으로 제주도를 자전거로 여행할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주도의 두번째 푸른밤을 보냈다. 

어김없이 8시 기상... 몸에 이상은 없었다. 아픈 곳도 없고...
하지만..... (두둥!!!)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아.... 비라니... 비라니.....

올레길을 걷는다고하면 우비를 입으면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비는 정말 최악의 장애물이다.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시야 확보가 안되면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3일차... FC서울의 제주 원정이 있는 날..
제주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모든 일정을 경기시간에 잡았다. 
근데... 비라니...!!!!!

방에 있던 여행자들도 다들 근심어린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30분 흘렀을까?  다행히 비가 잦아들었고 결국엔 그쳤다....
다행이었다.... 비를 맞으며 달릴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비가 그치다니!!!!!
부랴부랴 출발준비를 서둘렀다. 
혹시라도 비가 더 내리더라도 최대한 많이 움직인 상태에서 맞는게 추후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 같았다.

따뜻했던 "사이게스트하우스" 를 뒤로 하고 일정을 시작했다.



일정은 송악산에서 시작해서 서귀포월드컵경기장까지 약 60여Km 를 달리는 것으로 세워졌다.
3박 4일 일정 중 가장 널널한 일정으로 계획했다.

제주도의 아침...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일주도로를 달렸다.





서귀포 쪽에는 다른 곳들보다 관광지가 많고 특이하게 옹기종기 모여있다.
루트를 따라 첫번째로 방문 한 곳이 중문관광단지다.
이쁜 호텔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기 뭐해서 밖에서만 구경했다.

관광단지 안에 박물관도 몇 군데 있는데 테디베어박물관은 비싸서 못들어갔고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을 보고 나왔다. (테디베어는 이상하게 끌리지 않았다.)

 





솔직히 뭐 대단한게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 봤던 TV프로가 생각나기도 하고 해서 들어갔다. (입장료 대인 8,000원) 











규모도 크지 않고 전시된 물품 대부분이 아프리카 원주민에 관한 내용이지만 
killing Time 용 관람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특이한 일정기간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고 하니까 언제가도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박물관을 나와서 여미지 식물원도 들를까 했지만 의외로 시간을 많이 소비한 듯해서 바로 길을 나섰다.



한 10분 가량 더 달려 천제연 폭포에 도착했다. (입장료 2,000원)
총 3개의 폭포로 이루어진 천제연 폭포는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물이 많지 않아서 1폭포는 시냇물처럼 졸졸 흘렀지만 그 바닥의 물 색때문인지 굉장히 신비롭게 보였다.
에메랄드 빛 같으면서 파란 옥 색깔도 보이는 것 같고....
정말 물이 너무 맑았다....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나중에 나오겠지만... 나중에 폭포수에 들어간 일이 생겼다)





제1폭포를 나와서 조금만 더 걸어들어가면 제 2폭포가 나온다.
제2폭포는 제1폭포와 달리 폭포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들리는 폭포소리.

주변 경관에 어우려저 너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어서 주변에 있는 분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그 결과..... F.A.I.L.
몇 안되는 내 사진인데.... 아까워서 지우지 못하겠다...ㅠㅠ
(절대 합성아님)



두번째 폭포를 뒤로 하고 세번째 폭포로 향했다.
제 3폭포 가는 길에 선녀다리를 올랐다.
이곳에 올라서 보는 풍경은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





선녀의 다리에서 본 제2폭포.



다른 계절에 와보지 않아서 상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제주도의 여름은 그 어느 곳의 여름보다 선명하다.
바다내음도 나고... 산내음도 나는 신기한 곳.
점점 제주도가 좋아진다.
이래서 다들 제주도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가?



비둘기양도 더워서 목이 마르시구만!



제2 폭포도 보았으니 제 3폭포도 봐야되지 않겠는가?
제 3폭포까지 다녀온 경험자로서 3폭포는 앞선 두 폭포와는 달리 계단을 많이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폭포앞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서 보는 곳이다.
그렇기때문에 다른 폭포보단 감흥이 조금 떨어질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놓쳐서는 안될 곳이기도 하다.







셀카도 가끔 찍어줘야 맛이제~



제3 폭포를 가려면 이런 계단을 한 5개 정도 지나가야한다. ㅋㅋㅋㅋㅋ 등 to the 산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불현듯 정신이 들었다...
천제연폭포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주상절리로 향했다.

서귀포지역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오르막이 굉장히 많았다... 오르막이었다가 살짝 내리막이었다 다시 오르막...
날씨도 더운데다가 힘도 드니까 판단력도 흐려지고 결국... 길을 잘못들었다...(결코 변명을 하자는건 아니다 ㅋㅋ)
덕분에 주상절리를 빙빙 돌아서 도착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도착한 후 차가운 바닷물과 닿아 굳는 과정에서
육각형 모양으로 깍이면서 굳게 되는 지형을 말한다.









뭐... 별다른건 없다...
3일동안 바다를 끼고 달리다보니... 이제 바다에 대한 "우와~"가 사라졌다...
오히려 천제연에서 본 것처럼 나무나 산 같은 거에 우와~~ 를 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배가부른거지^^



자전거를 끌고 나와보니.. 목적지인 제주월드컵경기장 안내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9 km...
하지만 천지연폭포도 보러가야 되고 정방폭포도 보러가야되니까 9 km 가 넘겠군....

다시 페달을 밟았다...
도로에 차도 많지 않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조용한 가운데 라이딩을 즐겼다.
가끔은 멈춰서 경치도 즐기고 물도 한잔 하면서 여름날 제주도를 그야말로 온 몸으로 느꼈다!!!

열심히 라이딩을 하다 마을 어귀에서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강.정.마.을"

뉴스나 트위터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이름... 강.정.마.을....
마을 지석이 눈에 들어왔고 그 지석에 씌여있는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시선이 옮겨졌다...  



바쁘게 움직이던 두 다리도 그 속도를 점점 늦췄고 마을을 지나 가는 동안 알 수 없는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적어도 내가 지나온 강정마을은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조그마한 바닷가 근처의 시골 마을 이었다....
 




썩은 섬이라는 재밌고 이쁜 섬이 떠있는 곳도 강정마을이고... 종종 돌고래떼를 볼 수 있는 곳도 강정마을이다.
하지만...
마을 여기저기 붙어서 훼손되어있는 공사중지요청 플랜카드들이 을씨년스럽게 휘날리고 있었고
마을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경찰들이 마을의 공기를 상당히 무겁고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다...

의도치않게 지나온 강정마을이지만...
적어도 내가 보고 지나온 강정마을은 부수고 없애고 고쳐야하는 곳이 아니라
보존하고 가꾸어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항을 만들기 위해 강정마을이 필요하다는 건 정말 개소리일뿐이다.



강정마을의 반대편 입구에 도착했을 무렵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이쁜 까페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곳에 까페라니~

팬션도 같이 하는 거 같았는데.. 나중에 원정경기를 오면 이곳에 숙소를 잡아야겠다.





맛있게 먹은 빙수~~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도 좋고!!!!!

앉아서 쉬는 동안 다음 목적지에 대한 루트를 살펴보았다.

외돌개와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쇠소깍 그리고나서 경기장...
서서히 제주도 일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기력을 회복하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섰다..
(계속 길만 나서네 ㅋㅋㅋ)
 



한 20분~30분 달렸을까? 대장금의 촬영지 외돌개에 도착했다.













대단한게 있는 건 아니고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는 것 뿐인데 그 풍경이 상당히 아름다웠다.
그러니까 대장금 촬영지가 됐겠지만...

대장금의 영향인지 중국인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아 정말... 더럽고 불결해서....ㅜㅜ
뭐 담배피는 거야 애교로 봐주겠지만.. 웃통탈의하는 짓거리나 출입금지구역에 들어가는 짓거리는 정말...
아우 짱개들아!!!!!



외돌개에서 짱개들의 습격을 받아 정신이 혼미해져 서둘러 떠나기로 했다....
앉아서 경치 좀 즐기고 싶었지만... 짱개들은... 어우....



오르막을 오르고 길을 달리고 달려서 다음 목적지 천지연폭포에 도착했다.
유명한 관광지다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엽서에서만 보던 천지연폭포를 직접 보게되다니....
사람들이 실망할거라 했지만 설레임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폭포를 보러가는 길이 습해서 그런지 땀이 줄줄 흘러 안경이 계속 흘러 내릴 지경이었다.
안경을 모자위에 올리고 땀을 닦아낸 후 천지연폭포를 맞이했다..
(이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 비록 가까이서 보진 못하지만 그 시원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비가왔으면 더 큰 물줄기를 볼 수 있었을텐데....

어디나 그렇지만 제주도의 모든 물 색은 에메랄드 색이다.
바닷물도 호숫물도....







 

천지연 폭포의 작은 에피소드를 겪은 후 또!다!시! 핸들을 잡았다.
점점 제주도의 일정이 끝나간다.
다음 목적지는 정방폭포~
동양에서 유일하게 민물이 바닷물로 떨어지는 폭포
1박2일에 소개 되어 더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정방폭포는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더더욱 신기한 건 들어오는 사람은 많은데에 비해 나가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에 도착한이래 이렇게 시원한 곳은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 정도로 너무 시원했다.
강호동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몸소 깨달았다. 

전날 밤 술자리에서 정방폭포 옆에 작은 소정방폭포가 있는데
그 폭포도 너무너무 이쁘다는 소리를 들었기때문에
길을 물어물어 소정방 폭포를 찾아갔다.

소정방폭포는 올레길 사무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덕분에 짧게나마 올레길도 직접 걸어보았다.



규모가 크거서 웅장한 그런 폭포는 아니었지만 주변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자그마한 폭포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폭포를 보자마자 뛰어들어 폭포수에 몸을 담갔다.
뼈쏙까지 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시원하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관광객도 없어서 편하게 폭포를 즐길수 있었다.
이 포스트를 보는 분들은 꼭! 필히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해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야 되는 나로서는 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뒤로하고...

이제 마지막 여정을 남겨놓고 있다.
제주도에서 내가 본 곳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추천할 수 있는 곳.
제주도에 오기전까지 이런곳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얻은 정보로 급하게 일정에 끼워넣은 곳,
바로 "쇠소깍" 이다.

소정방폭포에서 자전거로 한 10분~15분 달렸을까?
쉽게 쇠소깍을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말로는 설명이 안되고.... 이 말로 쇠소깍을 대신 표현한다.
이 아름다운 곳의 모습을 사진기로 담아낼 수 없어서 안타까운 곳.
직접 보지 않는 이상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없는 곳... 바로 쇠소깍이 그런 곳이다.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는 계곡과 울창한 나무, 그리고 기암괴석의 삼박자.
누가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그런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있다.





그런 쇠소깍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은 바닥이 투명한 배를 타고 쇠소깍을 관광한다.
비용도 비쌌고 줄도 너무 길어서 포기했지만 다음에 또 온다면(당연히 가겠지만) 꼭 해볼테다!!!



자 이제 3일차 일정의 하이라이트!!!
FC서울의 제주원정을 보러 달리자!!!!
경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여행일정도 이 날짜로 맞췄다.
드디어... 제주도에서 FC서울의 축구경기를 보는거다!!! 



10Km.... 점점 페달링이 빨라진다....
겨우겨우 시간에 맞출 수 있을거 같다.



저~~~~~~~멀리 보이는 서귀포월드컵경기장...
바다 옆에 위치해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한다.
(가끔 지붕이 날아가고 해서 문제긴 하지만..)



벅찬 가슴을 안고 경기장에 도착을 했다. 경기시작 1시간 전....
여름휴가철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은 수의 수호신들이 원정을 와있었다. 
소문대로 경기장은 참 이뻤다. 
아담하고 소박한 정말 축구를 위한 축구장...(상암도 좀 줄여주세요!!!!)









경기는 이러저러하다가 3:0 이라는 꽤 큰 점수차로 이겼다!!!
나의 직관이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오늘 비기면 다행이겠다 싶었는데 많은 점수차로 이겨주니 고마웠다.
어디서건 승리하면 기쁘고 그게 원정이면 더 기쁘지만 제주도 원정에서의 승리는 정말 몇배나 큰 기쁨이었다.



스쿠터로 제주도를 일주 중인 성종이.
부러웠다 솔직히..



희준형님 가족.
내가 꿈꾸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형님...
나도 결혼 해서 내 자식들하고 여행다니고 축구도 같이 보러다니고... 그러고 싶다..
빨. 리. 



경기 종료 후 내일 일정이 걱정되었다...
다음 일정은 한라산을 끼고 돌아서 제주시로 넘어가는 루트였는데, 
100이면 100 모두 절대 무리라고... 너무 위험한 루트라고 말렸다.

그렇다면 갈 수 있는 법은 성산일출봉으로 돌아서 올라가거나 버스를 타는 방법 뿐인데...
돌아서 갈만한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경기장에 위치한 찜질방에서 잠을 청한 뒤 아침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마지막 날이 다가 오고 있다.

(글을 재밌게 쓰고 싶었는데 영 맛깔이 나지 않는다... 아우)


 





제주 3일차 

2011년 8월 20일 오전 8시 51분 ~ 2011년 8월 20일 오후 19시 55분

총 이동거리 : 약 55.143Km
총 이동시간 : 약 8시간 55분
최고속도 : 52.89km
평균속도 : 6.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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