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규모가 작은 도시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하루면 대부분의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리버풀 특히 안필드 근처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서는 그 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보물을 찾기 위해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보면 리버풀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리버풀을 진짜 느끼고 싶은 사람은 뚜벅이 여행자 션쿤이 제안하는 '리버풀에서 보물찾기' 를 따라가보자.
리버풀에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하는 골목길에서 처음 '보물'을 발견했는데 너무나 우연히도 그리고 갑작스레 마주친 보물의 정체는 바로 리버풀 레전드가 그려진 "벽화" 였다. 벽면 가득 그려진 제라드의 얼굴을 보았을 때 느꼈던 감동이란...
숙소에 짐을 놓고 안필드로 향하는 도중에는 루이스 디아즈가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었다. 고퀄리티의 벽화를 두 번이나 보게 되니 벽화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안필드 주변과 리버풀 시내에 리버풀 선수들의 벽화가 그려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리버풀에 머무르는 동안 모든 벽화를 찾아보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스스로 '리버풀에서 보물찾기' 라는 제목을 붙였다.
1. Steven Gerrard '8'
- 53°25'42.9"N 2°57'24.7"W
- 리버풀에서 처음 마주친 벽화가 제라드 벽화라니... 리버풀이 나를 격하게 반기는구나 싶었다. 캡틴의 말씀 "It always means more when you win for your people(사람들을 위해 승리할 때 항상 더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이 인상적이다.
2. Steve Gerrard 'The Sandon Pub'
- 53°25'41.8"N 2°57'28.0"W
- 리버풀에 수많은 레전드가 있지만 '내 마음속의 레전드는 제라드 한사람 뿐. 레전드가 리버풀FC이 시작된 The Sandon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당연할지도.
3. Rey Clemence
- 53°25'46.3"N 2°57'34.7"W
- 숙소에서 안필드로 가는 길에 665경기를 출전하며 '붉은제국'의 골문을 지켰던 레이 클레멘스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가 출전한 665경기는 리버풀 골키퍼 중 최다 출전 기록이다.
'Rey had everything. He's quick, He doesn't wanna be beaten. He just a great goalkeeper' 라고 극찬한 빌 샹클리 감독 멘트가 함께 적혀있다.
4. Luis Diaz
- 53°25'44.2"N 2°57'31.7"W
- 리버풀에서 두번째로 본 벽화는 '리버풀의 새로운 날개' 루이스 디아즈. 새롭게 영입된 선수를 벽화로 남겼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거겠지?
5. Ian Rush
- 53°25'56.2"N 2°57'43.6"W
- 콧수염이 인상적인 리버풀 전설의 9번 이안 러쉬의 벽화. 안필드 메인스탠드 쪽 주택가에 그려져 있어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벽화다.
이안 러쉬는 660경기를 출장하며 346골이라는 전무후무한 득점기록을 세운 레전드 중의 레전드. 득점 2위가 285골이라는 걸 알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현역 선수로 모하메드 살라가 186골을 기록하며 득점기록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안 러쉬의 기록을 넘기는 불가능할 걸로 보인다.
6. The Sandon
- 53°25'42.9"N 2°57'32.3"W
- 1892년 3월말, The Sandon에서 Liverpool FC가 탄생했다. 그야말로 리버풀FC의 역사가 시작 된 곳. 그렇기 때문에 Pub 주변에 여러 개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 중 6명의 레전드 선수를 그린 벽화를 입구 쪽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좌측부터 이안 캘러한(Ian Callaghan), 이안 러쉬(Ian Rush), 로비 파울러(Robbie Fowler),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Trent Alexander-Arnold), 제이미 캐러거(Jamie Carragher), 로저 헌트(Rodger Hunt)
7. Jordan Henderson
- 53°25'56.9"N 2°57'45.3"W
- 제라드의 후계자로 리버풀의 주장 역할을 담당한 조던 핸더슨의 벽화. 제라드가 05년 이스탄불에서 기적을 써서 빅이어를 들었다면 핸도(조던 핸더슨의 애칭)는 19년 안필드에서 기적을 쓰면서 빅이어를 들었다.
19년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리버풀은 바르셀로나를 만나 1차전에서 3:0 대패를 당했다. 2차전은 안필드에서 치르게 되었는데 설상가상 피루미누와 살라가 부상으로 명단제외를 당하며 리버풀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말 그래도 기적을 쓰며 4:0 승리를 거두며 최종 스코어 4:3 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결승에 올랐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Anything possible never stop believing' , 그 날의 기적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8. Ian St John & Roger Hunt in 1965
- 53°25'56.9"N 2°57'45.3"W
- 1965년 리버풀은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첫번째 FA컵 우승을 이뤄낸다. 당시 경기는 연장까지 가는 혈투였는데 로저 헌트가 93분, 이안 세인트 존이 117분에 득점을 기록했다. 이 벽화는 첫 FA컵 우승을 기념하며 득점 선수를 그려넣었다.
'That was the greatest moment of my life winning the cup, not for me, But for the people of Liverpool' 라는 빌 샹클리 감독의 소감이 함께 적혀 있다.
9. Trent Alexander-Arnold
- 53°25'57.2"N 2°57'45.6"W
- 가장 리버풀스러운 선수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다. 리버풀 출신으로 리버풀 유스로 성장해서 단 한번의 임대도 없이 리버풀에서 데뷔를 했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FA컵 우승, 커뮤니티쉴드 우승 그리고 리그 우승을 맛보며 클럽팀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성과를 다 이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이도 아직 20대 중반....이 선수는 어디까지 성장 할 수 있을까? 제라드 이후 리버풀 유스 출신으로 리버풀 주장을 역임할 것이 확실시 되는 알렉산더 아놀드.
벽화와 함께 쓰여진 'i'm just normal lad from liverpool whose dream has just came ture' 라는 그의 말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찐 Scouser 인지 느낄 수 있다.
10. Alan Kennedy
- 53°25'41.8"N 2°57'28.1"W
- 숙소 근처에 위치해서 금방 찾을 수 있었지만 콧수염이 있어서 이안 러쉬 벽화로 착각하고 있던 앨런 케네디 벽화.
혼자서 빅이어를 들고 있는 이유를 찾아봤는데 198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은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었을 때 유일하게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앨런 케네디 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11. Two Title-Winning Skippers: Henderson & Hansen
- 53°25'33.6"N 2°57'17.0"W
- 조던 핸더슨은 리버풀의 최악의 시기와 최고의 시기 모두를 겪으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첫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리그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헨도의 옆에는 어찌보면 길고 길었던 기다림의 시작(?) 1989/90 시즌 우승 당시 주장 Alan Hanse이 그려져 있다.
12. Ode to Mo
- 53°24'20.4"N 2°58'58.8"W
- 내가 찾은 리버풀 레전드 벽화 중 유일하게 안필드 근처가 아닌 리버풀 시내에 위치했던 모하메드 살라의 벽화. 다른 벽화들과는 달리 캐리커쳐의 느낌이 나게 그려져있다.
'모에게 보내는 시' 라는 제목의 벽화라 그림 옆에 짧은 시가 적혀 있다.
Liverpool's Mohamed Salah
The Muslim maestro
Cairo's hero
The Golden smile of the Nile
The World's swiftest Egyptian
(Blink, You will miss him)
His scoring rate is one a game
So, Once a match Anfield becomes his prayer mat
13. Mo Salah
- 53°25'58.1"N 2°57'58.6"W
- 리버풀 시내 말고 안필드 근처에도 모하메드 살라의 벽화가 있다. 'Ode to Mo'와 다른 분위기여서 두 가지 버전의 벽화를 모두 보길 추천한다.
참벽화의 그림은 2018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시티를 2-1로 이겼을 때(우측)와 구디슨 파크에서 에버턴을 4-1로 이겼을때의 모하메드 살라의 셀레브레이션이라고 한다.
14. Anne Williams
- 53°25'47.6"N 2°57'23.8"W
15. Trophy
- 53°25'56.9"N 2°57'59.1"W
- 공식적인 벽화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 벽화. 그래서 제목도 내 마음대로 지었다. 다른 벽화들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정말 보석과도 같은 벽화
16. Jurgen Klopp
- 53°25'54.4"N 2°57'54.8"W
- 리버풀 제2의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리버풀FC 감독 위르겐 클롭. 그가 리버풀을 맡지 않았다면 지금의 리버풀은 어떤 모습일까?
17. John Barnes
- 53°25'52.9"N 2°58'01.3"W
- 외모만 봤을때는 중앙수비수를 볼 거 같이 생겼지만 엄청난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로 당대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던 선수. 314경기에 출전하여 84득점을 기록며 당당히 리버풀의 레전드로 이름을 올렸다.
18. Ian Callaghan & Phil Neal
- 53°25'54.9"N 2°57'59.8"W
- 콥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제라드 시절부터 봐왔기 때문에 이 벽화의 주인공인 이안 캘러한이나 필 닐 같은 선수는 아예 몰랐다. 하지만 이 보물찾기 과정에서 이들이 어째서 레전드 반열에 올랐고 벽화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벽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필 닐은 74년부터 85년까지 리버풀에서 뛰면서 1부 리그 우승 8회, 유러피언 컵 우승 4회를 기록하며 리버풀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한 선수로 기록되어있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이안 캘러헌은 1960년부터 18년 동안 리버풀 선수로 뛰며 857경기 출전하여 리버풀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왜 이들이 레전드고 벽화의 주인공이 되었냐고?
No Doubt!
19. Legends Wall
- 53°25'46.9"N 2°57'22.4"W
20. The Park Hotel
- 53°25'47.2"N 2°57'43.4"W
- Paisley Gateway 건너에 위치한 The Park Hotel 에는 리버풀을 대표하는 감독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벽화 역시 공식적인 벽화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좌측부터 라파엘 베니테즈(Rafael Benitez), 케니 달글리시경(Sir Kenny Dalglish), 조 페이건(Joe Fagan), 밥 페이즐리(Bob Paisley)
21. The Kop End Bar
- 53°25'38.5"N 2°57'29.2"W
22. Stanly Park Hotel Mural
- 53°25'59.1"N 2°57'47.9"W
- 이 벽화는 비공식 벽화이면서 구글 맵에서도 소개되지 않은 벽화라 찾기 가장 어려운 벽화다. 나 조차도 다른 벽화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
1990년 리그 우승 당시의 멤버 모습을 그린 벽환데 그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좌측부터 로니 로젠탈(Ronnie Rosenthal), 이안 러쉬(Ian Rush), 로니 웰런(Ronnie Whelan), 알란 한센(Alan Hansen), 존 반스(John Bar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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