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행을 그토록 바랬던 이유는 크게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리버풀 직관’ 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영국이 ‘축구 종주국’ 이기 때문이었다. 축구 종주국에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지를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럽축구가 아니라 꼭 찝어 ’영국 축구‘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국여행이 확정되고 정보를 찾다보니 실제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막연한 기대감이 가슴 떨리는 현실이 되었다.
현대 축구의 발상지 ‘Freemason Arms'
우리가 흔히 부르는 ‘축구’라는 건 1863년 10월 26일 영국의 몇몇 축구클럽이 런던 모처의 Pub에 모여 첫 회의를 한 것을 시작으로 본다. 첫 회의를 한 Pub이 바로 ‘Freemason Arms'이다.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으며 ‘축구의 성지’ 를 방문했다.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ub이어서 이 곳이 전세계 최초로 FA(Football Association)가 결성되고, 14개의 규칙으로 구성된 사상 첫 공식 축구 룰이 정해진 ‘현대축구의 발상지’라고 알아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려 ’현대 축구의 발상지‘임에도 안내판 같은 건 찾아 볼 수가 없다. ’이곳이 맞나?‘ 싶어서 몇 번이나 구글검색을 해봤다.
결론은 ‘여기가 거기다.‘
Pub 안으로 들어가서야 벽에 걸려있는 안내문을 보고 겨우 ‘이곳이 현대축구의 발상지’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나마도 안내문 글씨도 작은데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보기 편한 위치에는 이곳이 1807년에 만들어졌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한국에서는 ‘노포 오브 노포‘ 라고 불릴만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영국에는 이런 상점이 너무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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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 THE FREEMASON'S ARMS, LONG ACRE는 1807년 THE GEOLOGICAL SOCIETY에서 "지구의 광물 구조 조사"를 위한 다이닝 클럽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안내판 위쪽으로 FA 설립과정을 설명하는 글이 붙어있다. 이 글을 보고서야 이 곳이 ‘현대축구의 발상지’ 라는걸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축구관련 전시물도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너무 술집 분위기라 차마 더 안쪽으로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소심한 I (심지어 난 E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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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의 간략한 역사
축구 협회는 1863년 10월 26일 런던과 교외 클럽 11곳의 주장과 대표자들에 의해 The Freemasons Tavern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첫 번째 회의는 "축구 경기 규제를 위한" 규칙을 성문화하기 위해 소집되었는데, 이는 특정 케임브리지 대학 학부생들의 최선의 노력으로도 달성할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Ebenezer Cobb Morley는 축구 협회 설립을 제안했고 11 대 1로 가결되었습니다. F.A는 Morley를 첫 번째 비서로 삼아 탄생했습니다.
규칙 작성은 협회의 최우선 과제였으며, '해킹' 문제와 '공 운반'에 관한 또 다른 문제로 블랙히스 클럽이 탈퇴한 후 1863년 11월에 이 규칙이 정식으로 따랐습니다. 축구(Soccer)는 Association Football의 약자로 럭비 풋볼(Rugby Football)과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축구에 대한 F.A의 초기 영향력은 1871년 7월 20일 당시 찰스 앨콕(Charles Alcock) 장관이 모든 관련 클럽에 "챌린지 컵"을 제안할 때까지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영국 최초의 전국대회인 F.A컵이 탄생했습니다.
프로 축구는 노동계급 선수들의 경기 증가와 관중 증가로 인한 수익 증가에 대응하여 1885년에 합법화되었습니다. 이 무렵 창설된 팀의 수는 추가 조직의 필요성을 보여 주었고 1888년 9월 F.A의 지원으로 풋볼 리그가 결성되었습니다.
F.A의 본부는 원래 Holborn Viaduct에 있었지만 주소가 여러 번 변경된 후 1971년 16 Lancaster Gate에 있는 현재 부지에 정착했습니다.
현대 축구의 발상지에 발자국을 남기고보니 이제서야 축덕임을 공증(?)받은 기분이 들었다.
유명 관광지 ‘코벤트가든(Covent Garden)에서 가까운 곳이 위치하고 있으니 런던으로 축구여행을 온 축덕이라면 발자국을 남기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 위치정보
81-82 Long Acre, London WC2E 9NG 영국
리버풀FC가 탄생한 ’The Sandon‘
Kop 이라면 리버풀 F.C. 가 어떻게 설립되었는지 잘 알고 있을테지만 어디서 설립했는지 아는 Kop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닌가? 나만 모르고 있었나?)
리버풀에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하던 중에 외벽에 리버풀 선수가 벽화가 있는 Pub을 지나갔다. ‘Heritage' 와 함께 ’Where IT All Began' 이라고 쓰여져있기도 했는데 속으로 ‘뭔 Pub이 이렇게 역사를 따져’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이 Kop이라면 경배하고 추앙해야 하는 곳이라는 걸 인터넷 검색을 통해 겨우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이 곳 'The Sandon'은 Liverpool F.C 가 탄생한 역사적인 공간이었던 것이었다 😬
에버튼FC와 리버풀FC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이 Pub에서 1892년 3월 Everton FC(지금의 Everton F.C 아님) 의 명칭을 Liverpool F.C 로 바꾸길 결정했고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야말로 Liverpool F.C가 시작된 곳. 리버풀로 경기를 보러오는 조선콥이 있디면 안필드에서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으니 꼭 들렀다 가기를 추천한다.
Everton F.C 와 Liverpool의 오랜 역사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 위치정보
180 Oakfield Rd, Anfield, Liverpool L4 0UH 영국
Rupert Tower
도시 이름이 리버풀이라서 이 곳엔 리버풀 F.C 만 있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리버풀 F.C 못지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축구클럽 에버튼 F.C 도 자리잡고 있다. 사실 리버풀 F.C의 파운더가 그 전에는 에버튼 F.C의 파운더 이기도 했다
에버튼 F.C의 엠블럼을 자세히 봤다면 엠블럼 안에 꼬깔콘처럼 생긴 건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을 텐데, 이번 이야기는 그 꼬깔콘의 이야기다.
이름도 근사한 Everton Park 에 위치한 건물의 이름은 Everton Lock-Up로 과거 유치장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흔히 루퍼트 타워라고 알려져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고 한다.
마치 공동묘지 입구를 연상케하는 입구를 지나면...
에버튼 F.C 엠블럼에서 그려져 있는 Everton Lock-Up 를 만날 수 있다. 꼬깔콘과 같은 이 건물이 에버튼의 엠블럼에 처음 등장한 때는 1970년대인데 도대체 에버튼 F.C 와 이 유치장 건물이 무슨 연관관계가 있어 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엠블럼에까지 나오걸까?
오래전 에버튼 F.C가 창단되기 전 이 곳을 연고로 하는 세인트 도밍고(St. Domingo FC) 라는 축구클럽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클럽을 넘어서는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팀명을 정해야했다. Everton Lock-up에서 멀지 않은 곳에 Queen`s Head Hotel 이 있었고 그곳에서 Everton F.C 라는 클럽의 명칭을 확정했다. 그런 이유로 Everton Lock-up이 엠블럼에 사용 되게 된 것이다.
에버튼 지지자들을 'The Toffees' 라고 불르기도 하는데 구디슨 파크에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Toffee가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다니면서 Toffee를 팔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란색과 흰색의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경기 시작 전 관중에게 Toffee 를 던져 주는 것으로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Everton Lock-Up을 보고 있으니 영국 축구 역사 자체가 그 지방, 그 지역의 역사를 대표하고 있다보니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클럽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100여년 뒤 K리그 팀들에게는 어떤 역사가 남아있을까? 궁금해졌다.
K리그도 이렇게 시작점을 살펴볼 수 있는 투어를 할 수 있을까? FC서울의 시작을 보려면... LG전자 쌍둥이건물로 찾아가야 하나???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 운동장을 추억하기 위해 DDP라도 찾아가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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