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기/미국

[시애틀]센추리링크 필드(CENTURYLINK FIELD)투어

시애틀 차이나타운에 숙소를 마련하고 보니 MLS소속의 시애틀 사운더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센추리링크 필드(CenturyLink Field)가 바로 코 앞이었다.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정도? 

 

오피셜 샵이라도 가볼 요량으로 길을 나섰다.

 

+++

 

오묘한 외형을 자랑하는 센추리링크 필드. 

https://stadium.org/public-benefits/public-art/ 에서 원문설명을 보자

경기장 사이에 거대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Earth Dialogue' 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Bob Haozous의 2002년 작품이다. 맨 아래 도시 모양의 원반은 '현대의 인공세계'를, 녹색원반은 삶과 성장을 상징하지만 인간의 모습은 날아가고 있는데 이는 인간이 자연에 직업 얽매이는 것을 잃었음을 암시한다. 세번째 원반은 태양을 존중하며 마지막 원반은 인간이 만든 구름의 집합체로 자연환경의 밀도를 암시한다고 한다. 참.. 번역하면서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센추리링크 필드에는 이 구조물 외에 공공예술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술품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문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철문 사이로 텅빈 경기장의 모습이 보인다.  72,000석 규모의 경기장인데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긴... 66,000석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거의 매주 드나들고 있으니 그 규모에 익숙해진거겠지. 

Hawks Nest라고 불리는 이 곳도 관중석의 일부인데 여기서 경기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다른 경기장에선 볼 수 없는 신기한 구조라 자꾸 눈길이 간다.

센추리링크 필드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NFL소속의 시애틀 시호크스와 MLS소속의 시애틀 사운더스가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대 72,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나 보통 NFL경기 땐 69,000석, MLS경기 때는 39,419석으로 운영한다.

 

사운더스의 경기가 있는 날은 대형 통천으로 최상단 스탠드를 천으로 덮어 놓는다. 이러한 방식을 FC서울에서도 벤치마킹하여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지붕이 스탠드를 덮고 있는 모양새라 한때 가장 시끄러운 경기장(137.6 dB)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했다.

 

마침 센추리링크 필드 투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침 시간도 많고 그냥 돌아가는건 너무 아쉽고 해서 투어를 참여하기로 했다.

 


센추리링크 필드 투어 티켓은 티켓박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http://www.centurylinkfield.com/tour-centurylink-field)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투어가 매일 진행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스케쥴을 확인해야 한다.

투어는 시애틀 시호크스와 시애틀 사운더스의 공식 샵인 'THE PRO SHOP' 앞에서 시작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한 시간에 걸쳐 샵 구경을 했다. 

시애틀 시호크스와 시애틀 사운더스가 반반씩 샵을 나누어 쓰고 있었다. 큰 규모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유니폼, 구단의류, 기념품 등 다양한 구간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구매력이 되니까 이정도의 규모로 샵을 운영하고 있겠지만 K리그 구단 프런트들이 꼭 와서 보고 벤치마킹 해갔으면 좋겠다.

벽면 한쪽을 꽉 채우고 있는 구단 머플러.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천초국형아들은 물건을 어떻게 하면 있어보이게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 같다. FC서울은 어떻게 팔고 있드라... 보이는 것만 있어 보이는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선택의 폭이 넓다. 그 폭이 얼마나 넓은지 LGBT 디자인도 한매하고 있다.   

투어시작 시간이 되었다. 

투어는하루에 세 번 10:30, 12:30, 14:30 운영된다. 어른 $14, 어린이 $8, 4세 이하 아이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천조국 형아들의 스포츠 사랑은 알아줘야 한다. 기껏 스타디움 투언데 '뭐 몇 명 모이겠어?' 했는데 이만큼이나 모였다. 내 뒤에 있어 사진에 담지 못한 인원도 이 만큼이 더 있다. 

경기장 내부로 들어가면 벽 한쪽을 가득 채운 미식축구 헬멧과 마주하게 된다. 워싱턴주의 고등학교들 미식축구팀 헬멧을 모아 놓은 것인데 그 수가 300여개에 달한다. 2017년 기준 서울에 위치한 고등학교의 수가 420여개인데 한 주에서 '미식축구를 하는' 고등학교의 수가 300여개라고 하니 그 수가 와닿지 않는다.

 

투어인원이 너무 많아 4개의 조로 나누었다. 인원을 정확히 몇 명씩 나눈건 아니고 '대충 이정도가 한 조'라는 느낌으로 나누었다. 조를 나눈 후부터 본격적인 스타디움 투어가 시작된다.

스타디움 투어를 가는 길에 시애틀 사운더스 소속의 '김기희' 선수 배너를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선수는 아니라서 '4분 전역'으로 유명하다는 것밖에는 모르지만 이역만리 미국에서 한국인선수를 보니 엄청 반가웠다.

우리 조는 기자 출입문으로 경기장에 내부로 들어가면서 투어 일정의 막을 열었다. 

투어는 멋진 사진 설명으로 시작했다. 사진 설명이 끝나면 인터뷰룸으로 이동한다.

인터뷰룸이라고 특별한 건 없고 큰 포토월이 하나 서있는게 다였다. 

12th Man Flag 

필드로 나가기 직전 12가 적힌 큰 깃발을 볼 수 있다. '12번째 선수' 라는 의미인데 시애틀 시호크스와 시애틀 사운더스는 '12' 숫자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시호크스는 12번을 영구결번 하였고, 경기 전 일반인 또는 유명인을 선정하여 12th Flag를 계양하는 의식을 하기도 한다. (이를 12th man rising 이라고 부른다.) 

12th flag를 지나면 센추리링크의 푸른 잔디와 마주하게 된다. 유난히 잔디가 푸르게 보이는 건 천연잔디가 아니라 인조잔디이기 때문이다. 인조잔디가 관리면에서는 편하겠지만 부상의 위험이 클텐데 왜 인조잔디를 쓰는지 모르겠다. 

파노라마로 본 센추리링크 필드.

이 경기장은 특이하게 한 쪽 서포터석이 오픈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덕분에 경기장이 활짝 열려있는 느낌이 든다. Hawks Nest라고 불리는 스탠드는 다른 경기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이다.

시애틀 사운더스 우승 배너.

시애틀 사운더스는 2009년부터 MLS에 참가하고 있는 창단한지 10년 된 젊은 구단이지만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2009년부터 3년간 연속으로 US OPEN컵을 우승했으며 2016년에는 대망의 MLS우승을 거머쥐었다.

사실 MLS역사로만 따져보면 10년 밖에 안된 신생 구단이지만 1974~1983년동안 NASL(북미축구협회)에 참가한 역사까지 본다면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구단이라고 볼 수 있다. 

E석 전경

E석 지붕 천장에 영구결번이 자리잡고 있다. 5개의 번호가 있는데 모두 시애틀 시호크스에서 지정한 영구결번이다.

시애틀 시호크스 영구결번

12번 서포터를 위한 영구결번

45번 Kenny Easley,  71번 Walter Jones, 80번 Steve Largent, 96번 Cortez Kennedy

짧은 그라운드 체험을 끝내고 다시 경기장 내부로 들어갔다. 이제부터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경기장 내부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된다.

센추리링크 필드에서는 NFL이나 MLS 경기 외에 다양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경기장을 방문한 아티스트들의 저지를 만들고 사인을 받아서 통로 한 켠을 박물관처럼 만들어놨다. 이 정도 규모의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면 꽤 유명한 아티스트일텐데 도대체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수많은 저지 가운데 내 눈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저지. 바로 Coldplay 저지였다. Coldplay는 2017년에 이곳에서 공연을 했었다. 크리스마틴 사인은 어딨나요~~~~ ㅠㅠ

 

 

센추리링크 필드에는 126개의 스위트룸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인 'The Lorraine Hine Suite'를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시애틀 시호크나 시애틀 사운더스의 경기날 시즌권자 중 5명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이곳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즌권자를 위한 혜택!!!!  

 

NFL경기를 기준으로 보면 스위트룸 가격은 $14,000~$30,000 이다. 물론 스위트룸을 예약하면 18명까지 함께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식음료가 제공되긴 하지만 사실상 일반인(?)들이 스위트룸을 예약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장 저렴한 방을 18명이 1/n 으로 나누어 낸다고 해도 1인당 100만원을 지불해야한다.)

 

이런 현실에서 시즌권자에게 스위트룸을 제공한다는 건 정말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FC서울아 보고 있나?!

 

스위트룸에서 바라본 경기장 풍경. 개인적으론.... 왜 스위트룸에서 경기를 보는지 모르겠다. ㅋㅋㅋ 

스위트룸을 나오면 verizon Lounge 를 볼 수 있는데 시애틀 시호크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MLS보다 NFL의 인기가 훨씬 높다보니 경기장 곳곳이 시애틀 시호크스의 것으로 꾸며져있다. 시애틀 사운더스의 지분은 상당히 작다. 

경기장 이곳 저곳에서 시호크스와 관련된 이미지를 볼 수 있는데, 그 때문인지 시애틀 시호크스가 주인이고 시애틀 사운더스는 세입자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불쌍한 사운더스...는 무슨!!! 경기장을 빌려쓰고 있지만 임대료는 내지 않기 때문에 개꿀~~!!!

센추리링크 필드에서 올라올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도착했다.  Hawks Nest 를 마주보고 있는 이 곳은 Toyota Fan Deck 이다. 2015년 1,000여석의 좌석을 추가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시애틀 시호크스 경기날 12th flag 를 계양하는 곳이도 하다.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해서 난간에서 사진을 찍을 땐 겁이 날 정도였다.

 

12th MAN Flag Raiser - Steve Largent

Steve Largent raises the 12th MAN Flag before the Seahawks face the Lions.

www.seahawks.com

12th flag Raiser 행사는 물론 Toyota Fan Deck 이 만들어지기 전의 센추리링크 필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동영상이라 소개한다.

마치 Hawks Nest가 시애틀의 스카이라인과 하나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시내에서 접근성도 좋고 경기장도 아름답다. 

Toyota Fan Deck 에서 바라본 센추리링크 필드 파노라마 전경

경기장을 보수하는 분주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Toyota Fan Deck 에서 내려와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사이 스타벅스 매대를 발견했다.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건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 시애틀을 홈으로 하는 기업답게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에서 Seattle seahawks starbucks 로만 검색해봐도 스타벅스가 시애틀 시호크스와 시애튼 사운더스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시애틀 푸른 하늘.

North Plaza에선 시원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저 멀리 시애틀의 명물 Space Niddle도 보인다.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는 경기장에서 매주 축구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램프를 통해 Main Level 로 내려가는 길에 센추리링크 필드 바로 옆에 위치한 시애틀 마리너스의 홈 구장 'T-Mobile Park' 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18년까지는 '세이프코 필드(SAFECO FIELD)'라고 불렸지만 2019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개폐식으로 지붕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정이 맞지 않아서 스타디움 투어는 하지 못했다.

투어 여정이 마무리에 다다랐다. 마지막으로 Press Box를 방문했다. 다양한 뷰로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점만 외에 특별히 볼 건 없었다. 그라운드를 방문하고 있는 다른 조의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1시간 30여분의 센추리링크 필드 투어가 끝이 났다. 지난 번 AT&T파크 투어때도 느꼈지만 스타디움 투어를 관광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놀라웠고 작은 요소 하나하나까지 스토리를 입혀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힘이 부러웠다. 

 

서울월드컵경기장도 투어(https://www.sisul.or.kr/open_content/worldcup/guidance/course.jsp)를 할 수 있지만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FC서울이 아니라 2002년 월드컵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어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팀,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는 팀의 구장을 가서 구경을 하고 싶은거지 2002년의 모습을 보기 위해 스타디움 투어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럴때마다 구단이 구장을 소유 할 수 없고 빌려쓸 수만 있는 국내의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 시애틀 사운더스와 관련된 사진이 걸려 있었다. 계속 시애틀 시호크스 사진만 보다 사운더스 사진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서포터들과 2016 MLS 우승 세레모니
센추리링크 필드 조감도(Birdview)

 

+++

 

그 지역의 문화를 알고 싶다면 경기장으로 가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스포츠는 문화, 에너지를 담는다.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와 에너지가 연고 스포츠팀에 녹아든다. 시애틀 시호크스나 시애틀 사운더스는 시애틀의 개방적인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Space Niddle도 가보고 파이크플레이스 마켓도 가야겠지만 그 와중에 시간이 된다면 이 곳 '센추리링크 필드(CenturyLink Field)' 도 꼭 들려보길 추천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