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세상에 나오고 그렇게 아빠가 되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도 아빠가 처음이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갔다. 그 가운데서도 아이와의 교감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수시로 노래를 불러줘야 했던 부분이었다.
국민학교(난 어엿한 국민학교 출신이다.)를 졸업한 지 20여년 가까이 되어 알고 있던 동요는 모조리 잊어버렸고 기껏 기억나는 노래들도 듬성듬성 가사를 빼먹어 완벽한 노래 한 곡을 부르지 못했다. '육아의 신' 유튜브에서 동요를 검색하면 수백만가지 동요를 틀어 줄 수 있었지만 아빠 마음이라는게 아빠 목소리로 불러주는 게 아이 정서 발달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부족하나마 열심히 불러줬다.
2~3개월정도 지났을 때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동요(좋아하는 거 = 잘 자는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동요제목은 '엄마야 누나야' 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아빠가 온전히 한 곡을 다 불러주는 동요였기 때문인 것 같다.
첫째 녀석은 어느 덧 동요보다는 타요나 뽀뽀로 주제가를 더 자주 흥얼거리는 나이가 되었다. 가끔은 어두운 방안에서 아이를 안고 토닥이며 '엄마야 누나야' 를 불러주던 그 때가 그립다.
아이를 키워가며 느끼는 모든 날들이 다 그리워지겠지.
-100일동안 글쓰기 일흔일곱번째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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