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나약했다.
세상 모든 것에 무궁무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나 쉽게 싫증을 냈다.
작심삼일은 고사하고 작심하루를 못가는 날이 허다했다.
한 번 시작한 걸 끝맺은 적을 손에 꼽을수 있었을 정도로 수없이 포기를 했다.
어느 한 분야만 그랬던것도 아니고 공부, 취미, 운동 하다못해 연애까지...
그야말로 [프로중도포기자] 였다.
그러던 어느 날, 처참히 사랑에 실패한 후 인생최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 자신에게 오기가 생겼다.
한편으론 '뭐하나 제대로 끝낸 적 없는 놈이 도대체 뭘 할 수 있지?' 자괴감이 들었다.
나 자신에게 물었다. '넌 이를 악물고 버틸 자신이 있는가?'
그리고 난 나 자신에게 대답했다. 버티겠노라고. 이를 악물고 버티겠노라고.
그렇게 미약하게나마 10Km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다.
죽을 거 같았지만 즉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뒤로 매년 5회정도 10km 마라톤에 출전하고 있고 1~2회 정도 20km 마라톤에 나가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도 안되게 미니벨로를 끌고 횡단과 종주를 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겪은 후 내 삶은 많이 바뀌었다. 물론 지금도 중간에 포기하는 일들이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부분은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한계를 직시하여 더이상 나갈 수 없을 때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고
그냥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길러 또 다시 도전 한 다는 점이다.
결심하기는 쉽다. 그리고 포기하기도 쉽다.
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면 꿀 맛같은 결과가 기다린다는걸...
-100일동안 글쓰기 열네번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