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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FC서울

North★Arena 광저우 원정단


[경기시작 14시간 전]


결전의 날이 밝았다. 

꿈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었던 바로 그 경기... ACL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중국 광저우에서의 결승 2차전.

내 일생에 두 번다시 없을수도 있는 기회를 놓치고싶지 않았다.




오전 6시 30분. 

광저우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였다.

백여명의 수호신이 옹기종기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니 경기장에서 보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번 해외원정을 함께할 North Arena 형제, 자매들은 17명... 

소모임 중에는 최다 인원... 역시 North★Arena 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장에 반입되지 않는 물품에 대한 내용이 원정단에게 알려졌다.

깃대 50cm 이상 반입금지, 정치적이거나 상대를 도발하는 걸게 반입금지, 태극기 반입금지.

아무리 중국이라지만 다소 심한 것 아닌가? 특히나 태극기가 반입 금지라니.....

깃발이 유달리 많은 우리 모임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였다. 

섭팅에 깃발이 빠진다는 것 삼계탕에 닭이 빠진다는거....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구단에서 뭔가 방법을 마련해주지 않을라는 생각에 일단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티케팅할때 허용되는 짐의 길이가 153cm가 넘어서 추가요금을 내야한다고 했다.

반입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에 추가요금을 내면서까지 가져가는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경기장에 가져갈 수만 있다면 그깟 추가요금 내고 말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쉽게 결정내리지 못했다.

결국 아쉽지만 깃대는 공항에 맡겨놓고 가기로 했다... 

해외원정을 처음 가보기 때문에 발생한 사소한 문제. 

이런 경험이 하나하나 쌓여가면 다음 해외원정은 더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North Arena 광저우 원정단 유일한 고등학생 진원이.

수능 보느라 고생했다고 부모님이 쿨하게 보내주셨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부모님이신가!!

진원이한테는 이 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터! 


★ 사진 찍는 걸 즐기는 동우형 


★ 광저우 원정단 



North★Arena 광저우 원정단 형제들. 


정말 축구에 미쳐있는 사람들. 

이렇게 해외원정을 함께 갈 것이라 언제 상상을 해보았던가??



다들 아마추어처럼 왜 이래? 공항 처음 와봐?? ㅋㅋㅋㅋ 

이 멤버로 다시 해외원정을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서 단체사진을 최대한 남기고자 노력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광저우로 떠날 시간이 다가올 수록 긴장감이 더해간다.

결과가 어떻게되든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오자. 

그 결과가 최고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실망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경기시작 13시간 전]



비행기티켓 발권이 시작되었다.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비행기표와 여권을 나눠주는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와중에 차범근 해설위원이 사모님과 함께 우리의 옆을 지나가셨다.

오오오오!!! 차붐이라니!!!!

경기장에서만 보던 레전드 차붐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ㅜㅜ

이런 소소한 즐거움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비행기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비행기표와 여권을 받느라 시간이 상당히 늦어졌다.

배너를 수화물로 부치고 깃대를 맡기느라 비행기시간이 다 되서야 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뭐... 면세점에서 살 것도 없고... 구경할 것도 없으니...



차붐도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타는 모양이었다. 

탑승을 기다리는데 유유히 걸어오는 차붐.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마다하지 않고 친절히 받아주셨다.

다행히 사진도 잘 나왔네~


★ 당일 비행기표에 받은 차붐의 싸인 ★






[경기시작 11시간 전]




오전 9시.

광저우행 대한항공에 탑승을 완료했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비행기를 타는 일이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다.

어쩌다 그런 괴상한 공포증이 생긴건지...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기체가 흔들리는 일이 없을거라는 기내 방송과 함께 힘차게 이륙했다.

3시간 30분간의 비행이 무사히 끝나기를....






이른 시간에 공항에 나와야 했었기 때문인지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모두 잠에 빠져들었다.

하긴.. 피곤할만하지... 6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4시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했어야 했을테니...



★ 이 와중에도 잠을 자지 않고 여유롭게 비행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









비행기 창문석에 앉으면 누구나 찍는다는 구름 사진.

꽤 많은 나라의 하늘을 지나가봤지만 중국은 느낌이 달랐다. 

구름을 뚫고 뻗어있는 웅장한 산맥과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 강줄기... 그야말로 이곳이 대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보기에도 이렇게 높은데 실제로는 얼마나 높은 것일까???



점점 마을들이 자주 눈에 띈다. 광저우가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겠지?



비행기는 어느새 광저우 도심 상공에 들어섰다.

그 때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텐허경기장....

ACL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릴 바로 그 경기장... 

8시간 뒤.... 저곳에서 목소리 높혀 섭팅을 할 생각을 하니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저곳이 바로 우리의 전쟁터인 것이다...






[경기시작 8시간 전]


비행기는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을 떠날 때 약속(?) 했던 것 처럼 심한 흔들림 없이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었다.


습하고 찝찝함을 비행기에서 내렸다. 

불과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아침 추위로 인해 몇 겹의 옷을 껴입고 있었는데 이제는 반팔만 입고도 덥다고 하고 있으니...




사진 찍히는 거 참 좋아하는 동우형 ㅋㅋㅋ

막 도착한 관광객 컨셉으로 찍었다. 의식하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는 듯한 저 표정... ㅋㅋㅋㅋ

사진사한테 감사하쇼 형님~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마주한 광저우의 엄청난 교통체증 ㅋㅋㅋ

서로 자기가 먼저 가겠다고 저러고 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아무리 나라가 발전을 해도 국민성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는거다.



1호차 버스에 오른 North★Arena 광저우 원정대

성종이가 빠진 대신에 뉘신지 모르는 분이 함께 찍혔다. 

ㅋㅋㅋ 성종이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패스.



이번 원정은 1박 2일 원정이라 여행을 하거나 자유시간을 따로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일정이 빡빡했다.

유일한 관광일정이었던 공원투어도 일정표를 받아보니 사라져있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다시 나와서 저녁을 먹고 경기장에 가서 경기보고 돌아오는 어마어마한 일정...


첫번째 일정으로 도착한 중국식당.

난 먹을만 했는데 다른 테이블을 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ㅋㅋㅋ

어서와 중국본토 음식은 처음이지???





[경기시작 5시간 전]



우리가 묵게 될 Donlord Hotel

나와 정진이형님, 윤화가 셋이서 함께 방을 쓰기로 했다.


★ 방에서 바라본 풍경... 이라고 하기엔.. 좀... ★


★ 도대체 샤워실은 왜 통유리로 되어 있는게냐... ★




짐을 풀고 가볍게 샤워를 하고나서 경기장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어느새 현실이 되어 버린 그 경기를 위해 이곳까지 왔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 아마 이런 기분을 느낀 건 나 뿐만이 아니겠지???


★ 나의 형제들 ★

 


경기장을 가기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경기장 근처의 식당에 들렀다.

점심을 먹은지 두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또 밥을 먹이니 먹을 수 밖에... 

구단에서 여행사에 요청을 했단다... 무조건 점심, 저녁을 먹어야 한다고. 

저녁 8시 경기기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저녁을 먹기가 힘들거라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점심보다는 맛이 괜찮았다.

한국에서 공수해간 소중한 우리의 에너지드링크를 곁들이니 전투력이 저절로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중국맥주와 한국 에너지드링크의 만남 ㅋㅋㅋㅋ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2박3일 홍콩팀까지 합류해서 식당은 그야말로 FC서울판이었다.

구단 관계자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데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우리가 오늘 승리할거다"... 언제들어도 좋은말...


경기의 결과에 따라 중국애들의 반응이 다를거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한다고 했다.

왠만하면 유니폼은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입어달라. 

경기에서 승리하면 광저우팬들이 다 빠져나갈때까지 기다렸다 나갈거다. 등등등....


경기장 내 치안을 위해 공안 8천명이 배치되었고 영사관 측에서도 경찰(?)을 배치했다고 한다.

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느낌... 

'이러다 정말 큰일 날수도 있겠구나', '왜 하필 결승 상대가 중국일까..', '진짜 우리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거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식당을 가득 메운 수호신들의 박수소리에 금방 정신이 들었다.

난 혼자가 아니니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한테는 North★Arena 가 있으니까.

내가 두드려 맞으면 날 구해주겠지? 예전처럼? ㅋㅋㅋㅋㅋ





[경기시작 3시간 전]

 


저녁식사를 마치고 경기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받아든 ACL 챔피언스리그 결승티켓...

이 티켓을 받기까지 얼마나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했던가...

7만원따리 티켓의 암표가 100만원을 호가한다니... 


표를 받아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가슴이 뛰고 몸에서 전율이 일었다. 전율이 일때마다 닭살이 돋았다.

떨린다... 이 기분을 느끼기 위해 여기까지 날아온거지.. ㅜㅜ 



★우린 아무리 늙어도 언제까지나 이럴거에요 ㅋㅋ 그쵸? ★





다들 티켓을 받아들고 감격하고 있는 사이 버스가 텐허경기장에 도착했다.

버스 창 밖을 보는 순간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많은 서포터들. 붉은색의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수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아니 많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골목골목에서 쏟아져 나오는 서포터즈들.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무섭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결승전이라고 해서 단 하루 동안 뜨거운 축구열기가 아니라 평소에도 이럴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부러웠다... 이 뜨거운 열기가...





오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적의 심장부에 도착했다.

5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텐허 경기장. 종합경기장이라고 하는데 그 내부가 어떨지 사뭇 궁금해졌다.  

탄천경기장 같은 시야면 경기보는 건 포기하고 섭팅만 미친듯이 해야될텐데...

주변에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와 경기장의 풍경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UFO 같은 느낌도? 



우리가 들어간 16번 게이트. 오로지 우리만을 위해 열리는 게이트.

하주장 등번호와 똑같은 게이트라 뭔가 기분이 좋다. 경기가 잘 풀릴거 같은 느낌.



위조티켓을 방지하기 위해 한사람한사람 티켓을 확인하고 들여보냈다. 

광저우 한인사회에서 지원해준 것 같아 보이는 자원봉사자들이 입장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 경기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 진지해진다. 

이 사람들과 같이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 




티켓 검사가 끝나면 게이트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한다.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꼼꼼히 짐검사를 한다. 라이터나 물 따위는 절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단다.

괜히 가져가겠다고 떼 쓰면 공안이 때찌때찌 하니 순순히 내어놓으란다.

뭐 나야 내놓을게 없으니 마음편하게 사진이나 찍는다. 





[경기시작 2시간 전]



텐허 경기장.

경기장 밖에 수많은 서포터즈들의 숫자를 보고 경기장은 비어있겠구나 생각했으나 왠걸....

빈자리가 눈에 띄기는 했으나 서포터즈석은 이미 붉은색 물결로 가득 했다....

탄천경기장보다 시야는 훨씬 좋았다.




2박3일 홍콩팀과 개별인원까지 합친 완벽한 North★Arena 광저우 원정단.

(언제봐도 North★Arena 머플러는 간지다.)

총 17명... 수호신 소모임 중 최다인원... 이것이 North★Arena!


★ ACL 챔피언스리그 직관 인증샷 


★ 언제나 지금처럼 영원토록 




시간이 갈수록 빈자리가 줄어들고 적들의 서포팅 소리가 점점 커져간다. 

하지만 신기한게...저들의 섭팅이 무섭거나 위협적이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게 학습효과의 영향인가. 오히려 삼성애들의 섭팅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거????

그냥 목소리만 클 뿐이지 저~~~언혀 무섭지가 않았다. 이정도면 해볼만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 범용이 뭐가 그리 즐거워?? 



★ ACL 챔피언스리그 직관 인증샷 



점점 빈자리는 줄어들고 공안의 숫자도 늘어났다.

수호신도 본격적으로 섭팅을 하기 시작했다. 섭팅을 할때마다 들리는 야유소리...

역시... 쪽수로 밀어붙이는데 장사 없다고... 야유소리에 섭팅이 묻힌다.

오히려 그럴 수록 더 힘을 내서 소리를 질렀다. 




경기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스프링쿨러를 틀어서 경기장을 적신다.

'어?? 우리 경기장이 젖어있으면 이기는데??? 우와!!!!' 라고 생각했으나 대륙의 스프링쿨러의 규모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서

오히려 경기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 되었다. 






[경기시작 1시간 전]




경기시간 1시간전....

광저우헝다 선수들이 먼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오는 동시에 터져나오는 대륙의 함성..... 아... 쩐다. 이렇게 오픈된 경기장에서 귀가 아플 정도의 소음이라니...

5만5천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이 가득 찼다.

리피감독은 관중들을 조련하는 재미가 들렸는지 손을 흔들며 관중들의 흥을 돋았다.





위대한 FC서울의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호신의 뜨거운 함성이 그들을 맞이 했다. 부디 부상없이 즐겁게 경기를 즐겨주기를.... 결과는 그 이후에 생각해봅시다. 

전사들이 경기장에서 몸을 풀고 있는 것을 보니 다리가 후달릴 정도로 떨렸다.

아.. 겨우 응원하러 온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선수들은 얼마나떨릴까???








[경기시작 5분 전]






드디어 경기시작이 10분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들이 입장할 준비를 하고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그 앞을 가득 메웠다. 

축구경기를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ACL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가슴이 뛰는건지...






[경기시작]




선수 입장이 끝나고 경기시작 됐다...

경기 중엔 광섭을 해야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뭐... 경기에 대한 내용은 너무나 많은 매체에서 이미 소개를 한 상태니까 굳이 여기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프타임]









하프타임때 보여준 돈 많은 구단의 돈지랄...

난 뭐 공중에서 폭죽이라도 쏠 줄 알았다....

저렇게 날아다니다가 그냥 사라져버렸다는.... ㅋㅋㅋㅋ 하여간 대륙이란... 상상을 초월한다니까.


  




하프타임 때 달리 할 것도 없고 해서 사진만 찍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쳐서 그런지 하프타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차전때에도 후반전을 완전히 우리 페이스로 가져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해줄거라 믿었다...

몰리......... 하..... 믿었다... 하....




[경기 종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종합 스코어 3:3...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원정다득점 원칙에 밀려....

결승이 1,2차전으로 나눠서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원정다득점이라니.... 

하지만 선제골을 먹고 나서 그대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가 데얀의 동점골로 인해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아쉽게 그 이후에 잔실수와 몰리...... 의 어처구니없는 세트피스로 인해 추가골은 이어지지 못했지만....

결국 여기까지였나보다....



5만5천의 광저우서포터즈들이 외치는 기쁨의 포효가 너무나 부러웠다.

저들이 입을 다물게 하고 싶었었는데... 왜 우리는 홈에서 두 골이나 내어준 걸까.... 

엄청난 크기의 환호소리를 듣고있자니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너무 아쉬운 한 판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그라운드에 머리를 박고 울던 차두리의 모습...

그 눈물을 잊을 수 없을거 같다... 얼마나 아쉬울까... 시간이 좀 만 더 있었어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우리였을텐데....

우리에게 인사를 오는 그들의 어깨가 쳐져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고객숙이지마... 우린 지지 않았으니까...











돈으로 우승을 살수는 있지만 클래스는 살 수 없다고 했던가??

그들의 우승에 박수를 보내줄 수는 있었지만 그들의 구단이 하는 짓에는 결코 박수를 보내 줄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전광판을 통해 보여준 그들의 메세지는 

"FC서울의 준우승을 축하합니다."

보통은 자신들의 우승을 축하하는 멘트를 내보내는데... 준우승을 축하한다니.. 놀리는건가.....

이런 대접을 받으니 우승을 놓친것이 더욱 속상했다. 






TV에서만 보던 우승세레모니....

저 꽃가루가 붉은색이었으면 더 이뻤을텐데....

아쉬운 마음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바라본다....

경기장은 광저우 서포터즈들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ㅜㅜ... 아쉽다.. 너무 아쉽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니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표정의 수호신들이 가득했다.

모두 같은 심정이겠지? 아쉬움... 아쉬움... 아쉬움...


원정단을 실은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데 광저우 서포터즈들이 손을 흔들어준다.

'승자의여유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큰 길가에 엄청 모여있는 광저우서포터즈들이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에 

왠지 모르지만 가슴이 뭉클했다.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왔기에 서로의 마음을 더 잘안다고 해야할까???

패배의 아쉬움과 씁쓸함과 함께 뭉클함을 가슴에 안고 호텔로 향했다.


 


[경기 종료 1시간 후]





호텔로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한숨이 절로 나오고... 왜 우리 홈에서 두 골이나 내어줬을까... 왜 결승이 단판이 아닌걸까...

절대 그냥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기분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 먼 곳까지 날아온 형제들과 뒷풀이라도 해야되지 않겠나??

방안에서 먹을까 하다가 중국까지 와서 여행한번 못했는데 여행기분도 낼 겸 노천식당에서 식사 겸 자리를 만들자고 했다.


다들 아쉬웠는지 고등학생인 진원이와 술을 못마시는 라형을 빼고는 전원 참석...

말은 안했지만 모두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그래... 술로 달래자... 재밌게 놀자고 했고 재미있지 않았던가.


다 마신 맥주는 한 두병 늘어가고 광저우원정의 밤도 그렇게 깊어갔다.




[경기 다음 날 - 광저우]



광저우 공항으로 입국한 우리는 불편하게도 심천으로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야했다.

그 때문에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부터 귀국 준비를 서둘러야 했고 부랴부랴 씻고 간단히 호텔 조식으로 배를 채웠다.

어제 밤에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아침에 버스를 타려고 나와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 비오는 광저우 거리 



광저우에서 심천 공항까지는 약 2시간.

이른 아침이어서 그러지 다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었다.

어제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을 버스가 너무나도 조용했다. 





[경기 다음 날 - 심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심천공항.

심천에 업체가 있어서 자주 방문해봤지만 매번 홍콩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바람에 심천공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광저우 공항 못지 않게 그 규모가 상당했다.

아무래도 무역의 중심지(?)라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다행히 오전에 내리던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비오는 날, 바람부는 날 비행기 타는게 제일 무서운데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티케팅 시간이 다소 여유가 있어서 공항 구경을 하며 시간을 때웠다.

버스에서 보던 크나큰 공항은 어디가고 이건 모 김포공항만도 못한 공항에 내려준건지...

그 많은 수호신이 딱 하나 있는 상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사니 상점에 있는 물건이 금세 동이 나버렸다.

상점 판매원 아가씨 이런 단체 관광객들은 처음이지??? ㅋㅋㅋ



티케팅을 하다 마주친 블루스크린.

블루스크린은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심천공항 플랫폼.

정말 초라하다 ㅋㅋㅋㅋ 이런 공항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지...

면세점 구경이라도 할까 했는데 동네 슈퍼마켓보다 작은 면세점에서 무슨 구경을 할 수 있을까?

비행기 시간까지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 마카오로 가는 헬리콥터 ★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중국에서의 마지막 단체사진.

자매들과도 함께 찍고 싶었으나 "라형에피소드" 때문에 형제들과만 마지막 단체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라형... 다시는 그러지 마라.....




이번 비행은 잊을 수 없는 경험도 할 수 있었는데 티케팅을 하면서 창가자리를 달라고 했을 뿐인데

비행기에 오르니... 내 자리가 바로 비지니스 자리였던 것이다.... 비지니스 자리라니.....

다리를 다 펴도 자리가 남는다는... 하늘에서 누워서 갈 수 있다는 바로 그 자리 ㅋㅋㅋㅋㅋㅋ

(내가 다리가 짧은 걸수도 ㅋㅋㅋㅋ)

 


광저우... 과연 이 곳에 다시 올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지는 않구나...

다음에 또 다시 인연이 되어 만난다면 그때는 꼭 이겨주리라....


★ 비지니스 석이라고 식사가 특별한건 아니구나 ★


  

촌스럽게 비지니스석 탔다고 사진을 찍어본다.

당연하지 또 언제 비지니스석을 타본다고 ㅋㅋ





비지니스석에서 바라본 하늘 ㅋㅋㅋㅋ

비행기는 어느새 대한민국 상공에 진입해서 열심히 인천을 향해 날고 있었다.

중국과는 다른 풍경. 하지만 이 풍경이 더 익숙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대한국민이기 때문이겠지?






[경기 다음 날 - 인천국제공항]





1박2일 짧은 원정이 끝이 났다.

정말 좋은 꿈을 꾼 기분이다. 바로 24시간 전 이곳에서 우리는 설레임과 기대감을 안고 길을 나섰다.

비록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오지는 못했지만 그 보다 더 값진 경험을 하고 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다시 한 번 결승전에 오르길.. 정말 욕심이 난다.

그 때에도 이번에 원정길에 올랐던 형제자매들은 또 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재미를 맛보고 어찌 또 안갈 수 있겠어???



이번 원정은 평생 기억에 남아서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해 줄 것이다.

다소 수그러들었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다시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느낌을 비단 나 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했던 그리고 함께할 형제 자매들 역시 느꼈기를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나의 위대한 FC서울. 

그대들은 아시아 No.2 의 클럽입니다. 

비록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지만 그대들이 보여주었던 열정과 투지는 나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폈습니다.

그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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