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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2013년 하계여행] 뚜르드 동해안 Final Stage

사진을 대량 포함하고 있는 포스팅입니다. 용량의 압박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뚜르드 동해안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여름여행일정의 마지막 날. 어느날보다 상쾌한 컨디션으로 아침을 맞이 했다. 아마 더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겠지?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시간을 1시로 해놨기 때문에 오전에 짧은 부산 여행을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좀 더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싶었지만 빈둥대는만큼 일정이 빡세지는 걸 알기 때문에 서둘러 퇴실 준비를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해주어서 샤워를 마치고 로비에 내려가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했다. 4일차 포스팅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부산에 잡은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시설이 훌륭한 게스트하우스였다. SUM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게스트 하우슨데 제주도에도 지점이 있는 걸로 봐선 규모가 큰 게스트 하우스 같다.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에서~

http://nampo.sumhostel.com/index.php


벽에 붙어있던 용두산/자갈치 관광특구 여행지도. 부산에 관광객이 워낙 많이 오다보니 관광객을 위한 준비가 꽤나 잘되어 있다.이런 거 혹시 서울에도 있나? 명동 여행지도라던가... 종로 여행지도라던가...


어제 저녁에 자갈치 시장과 BIFF광장, 보수동책방 골목 등 근처에서 가볼만한 곳은 다 다녔기 때문에 오전일정 짜기가 너무 수월했다.[용두산공원관광] 마침 게스트하우스와도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서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SUM 게스트하우스 마크가 프린트 되어 있는 후드티.긴팔이라 아무도 안입고 있던걸까? 주황색이라 입으면 이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며 갖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 게스트하우스 로비답게 다양한 놀거리들이 준비 되어 있어서 언제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조금 이른 아침이라 로비에는 아침식사를 하려는 사람 몇몇만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SUM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식빵과 시리얼, 우유, 오렌지 주스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를 안 다녀 본 사람들은 [이게 아침이야? 뭐 이렇게 부실해?] 라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는 게스트하우스가 부지기수고 가난한 여행자들은  이런 아침식사라도 먹으려고 아침식사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헤멘다. 


나 역시 아침식사 제공여부를 우선순위 상단에 올려 놓는다. 안타깝게도 우유를 먹지 못하는지라 땅콩잼을 바른 식빵 몇 조각과 오렌지 주스로 부산에서의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한쪽 벽을 스크린으로 사용 중이어서 식사를 하면서 TV를 볼 수 있었다. 밤에 조명 은은하게 해놓고 영화상영하면 분위기 좋겠다. 와인한잔 하면서~


로비 전경


자전거를 방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현관 앞에 세워놨다. 은근히 데코레이션빨 좀 받는 거 같은데?  꼬질꼬질한 뒷바퀴가 훈장처럼 자랑스럽다. 500km를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묵묵히 달려준 내 두 바퀴에게 박수를...


프런트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려하니 기념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시길래 자전거여행 전용포즈로 한껏 멋을 내드렸다.


즉석에서 인화된 사진을 받았고 후에 SUM 게스트하우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부끄럽게도 이 사진이 올라와있었다.

얼굴이 씨거먼게 정말 촌스럽게 생겼다 ㅠㅠ 나 저런 몰골로 부산을 돌아다닌거야??


비록 하룻밤을 묵고 가지만 만족감은 100%. 자갈치시장 부근은 이번 여행을 통해 대부분 구경을 해서 또 올지는 모르겠 지만  부산에 온다면 SUM게스트하우스에 다시 묵고 싶다. 다른 분들께도 완전 강추 Thumbs up! 프론트 직원분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부산여행 2일차 일정을 시작했다.


첫 목적지인 용두산공원으로 가는 길은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에 있었다.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용두산공원에 오를 수 있다.


홍콩에 있는 미드레베 에스컬레이터에는 많이 못미치지만 약간은 그런 분위기가 나서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자전거를 가져가는 나로선 이보다 더 좋은 편의시설이 없었다.


에스컬레이터 꼭대기에 도착하면 용두산공원의 명소 부산타워가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늘이 너무 파래서 하얀 외관의 부산타워가 더욱 도드라져보였다.


용두산 공원(龍頭山公園)


부산 3대 명산, 용두산 공원 용두산은 부산 시내에 있는 구릉으로서 부산 3명산의 한 곳으로 옛날에는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였다 하여 송현산이라 하였다가 그 후 산세가 흡사 용 모양이어서 일본에서 건너오는 왜구들을 삼켜버릴 기상이라 하여 용두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8 ·15광복 전에는 일본인들이 신사를 세웠던 산이며, 지금은 척화비·충혼탑·4 ·19의거 기념탑·이충무공 동상 등이 있고, 부산탑이 세워졌다.

1957년에 이승만전대통령의 호를 따서 [우남공원] 이라고 명명했다가 1966년 다시 [용두산공원]으로 이름을 되돌렸다.

- 한국관광공사 발췌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서있는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


광화문광장 앞에서만 뵙던 이순신장군님 동상과 크기나 색상, 모양이 모두 달라서 어딘가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용두산공원에 서 있는 이 동상이 더 현실성있게 보인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장군님 동상은 뭐랄까 보는 사람을 내려다본다고 할까, 윽박지른다고 할까, 다소 강압적인 모습인데 반해 이 곳에 있는 동상은 작지만 위엄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더욱이 광화문광장에 서 있는 동상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지라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이 동상이 더 호감이 간다. 광화문 동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48754.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란하늘 아래 우뚝 솟은 부산타워. (이 사진 좀 잘나온거 같애)

남산타워처럼 엘레베이터를 타면 전망대를 올라갈 수 있다. 날씨도 너무 좋고 또 언제 와보나 하는 마음에 티케팅을 했다.


부산타워


부산을 상징하는 이 탑은 해발 69 m에 높이 120 m로 세워졌으며 나상기 홍익대학교 교수가 설계하였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2대 있으며, 꼭대기 전망대는 총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는 경주 불국사 다보탑 지붕에 얹혀 있는 보개(寶蓋)를 본떠 만들어졌다. 전망대에서는 민주공원, 영도대교, 부산대교, 부산항, 자갈치시장, 남항대교, 오륙도 등을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이며, 부산항과 인근 시가지가 이루는 야경이 특히 유명하다.


- 위키피디아 발췌



예상대로 날씨가 맑아서 꽤 먼 곳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었다.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자갈치시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앞바다는 물론 먼바다에 떠 있는 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서 보니 자갈치 시장의 갈매기 형상이 제대로 보인다.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대마도는 보이지 않았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두산공원★




★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도대교★


영도대교(影島大橋)


1934년 11월 23일에 길이 약 214.63m, 너비 약 18m로 준공되었다. 부산광역시 중구와 영도구를 연결하며, 개통 당시는 다리 이름이 부산대교였으나, 1980년 1월 30일 부산대교가 개통되어 영도대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산 최초로 건설된 연륙교이며 한국 최초의 '일엽식 도개교'형식의 다리이다. 개통 당시에는 다리가 하늘로 치솟는 신기한 모습을 보기 위하여 부산을 비록 인근 김해·밀양 등지에서 6만 인파가 운집했다.다리가 개통될당시 육지쪽(중앙동) 다리 31.30m를 하루 2~7차례 들어 올렸으며, 도개속도는 고속(1분 30초), 저속(4분) 2가지가 있었다.


★ 저 멀리 보이는 부산 중앙공원 ★


★ 부산타워의 그림자. 높이가 가늠이 되시는가? ★


★ 전망대에서 바라본 국제시장 부근 풍경★


★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복로와 자갈치 시장 풍경 ★


★ 용두산공원의 Bird view ★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 이런 관점으로 사진을 찍는것도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45인승 버스가 작은 장난감 처럼 보이는 높이... 아찔하다. 


★ 용두산 공원 한 켠에 설치되어있는 멋진 용 동상 ★


전망대를 빼고는 사실 볼게 없는 용두산 공원이라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뭘 할까 하다가 구제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구제시장을 방문하기 전에 꼭 마쳐야 하는 미션: [식신로드 씨앗 호떡 먹기] 전날 먹었던 승기 씨앗 호떡이 말도 안되게 맛있었기에 라이벌이라 불리는 식신로드 씨앗 호떡의 맛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과연 어디가 더 맛있을까? 만드는 방법이 똑같으니 맛도 똑같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꼭 먹어봐야했다.


★ 광복로 길가에 앉아 계시는 멋쟁이 아저씨★


BIFF 거리를 가기 위해선 광복로를 거쳐가야했다. 수많은 옷가게, 신발가게와 트렌디한 맛집들, 젊은 사람들... 딱 명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그렇게 느끼고 나니 오히려 이 곳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마 부산사람들은 명동이랑 다르다고 하겠지... 뭐가??? 


골목골목을 지나 [이곳이 원조!] 라고 이야기하는 식신로드호떡집에 도착했다. 


서울에도 체인점이 있다니... 게다가 택배까지 된다니.... 정말 택배시켜 먹는 사람이 있는거야??? 문화충격! ㅇ,.ㅇ;;;;;

아무도 안해봤다면 내가 해보고 싶다. 호떡 1개에 1,000원이지만 택배비는 4,000원인 불편한 진실. 뭐 어쨌든. 승기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이라고 하니 그 맛이 궁금해질 수 밖에.


만드는 과정은 승기네나 식신로드나 별 반 차이가 없다. 호떡을 빚고 기름에 튀겨서 가위집을 낸 후 씨앗을 넣는 방식. 

굳이 다른 것을 찾으라면 호떡을 튀겨내는 기름이 승기네보다 다소 누렇다는거? 기름에 뭘 넣은거 같은데 그게 맛의 차이일까? 여하튼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르겠지만 눈으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승기네와 식신로드는 이렇게 나란히 위치해있다. 나머지 호떡집들은 거의 쩌리 수준으로 호떡을 팔고 있지만 이 두 집만큼은 어마어마한 줄을 자랑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식신로드 호떡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음... 무언가 부족하다.... 비슷한거 같으면서도 다른... 뭐지 이건? 기대가 커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 입맛에) 승기네 호떡이 약 5배정도 더 맛있는 것 같다.


  • 승기네 호떡가게에서 협찬 받은 적 없음
  • 식신로드 호떡가게에서 기분 나쁜 일 당한 적 없음
  • 위 내용은 100% 주관적인 내용이므로 딴지 걸면 안됨


구제시장으로 유명한 국제시장. 짝퉁으로도 유명하고 러시아사람들이 오면 눈돌아가서 눈탱이 맞는다는 전설의 그 시장.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시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녀서 그런지 삐끼형님들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딱히 기억에 남는 시장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전날 건너편 시장이 더 활기차고 신선했다. 내가 구제에 관심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동대문 평화시장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특별히 눈에 띄는 가게도 없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 마실 다니듯 설렁설렁 시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버스시간이 다되어갔다.


★ 부산여행의 마지막 자전거 사진 ★


부산지하철을 타고 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대학교 때 왔던 부산에는 달랑 지하철이 2개 노선뿐이었는데 

어느새 4개의 노선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지하철시스템이 갖추어졌다. 광복로 바로 앞에서 위치한 [남포역]에서 종점인 [노포역]까지 간다.


★ 남포역 ★


제일 좋아하는 볼록거울 셀카.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부끄럽지만 지하철역에서 이렇게나마 인증샷을 남긴다. 이렇게라도 사진이 남아서 그때를 기억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부산에서 동서울로... 


나흘전만해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동해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티켓을 사들고 걱정과 기대감에 부풀었었는데 이제는 모든 일정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려니 지난 나흘간의 시간이 머리속에서 스쳐간다. 무슨 이유로 이 여행을 시작했고 어떤 마음으로 여행기간을 보냈던걸까? 부산에서 서울까지 버스로 불과 4~5시간... 그 거리를 돌아돌아 나흘이 걸려 도착했다. 내가 보낸 지난 나흘은 내 인생에 어떻게 기록되게 될까? 

 


버스를 타기 전 [부산식도락여행] 끝판왕 돼지국밥을 한그릇 뚝딱했다.

맛집에서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까? 터미널에서 파는 국밥은 그다지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달랑 반찬이 김치 뿐인 이 밥상에서 무엇을 바랄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다음 번 부산 여행때는 돼지국밥의 맛집을 찾아 더 맛있는 국밥을 먹으리라 기대하면 실망도 크겠지?

돼지국밥이 터미널 메뉴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 동서울로 향하는 버스와 자전거 ★







나흘간의 긴 여정.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난 뚜르두동해안.


오로지 두 발과 열정과 패기만을 믿고 길을 떠났고 뜨거운 여름의 아스팔트를 달렸다. 달리다 멋진 경치가 있으면 잠시 쉬기도 했고 시원한 내리막길을 시속 40~50km로 내달리기도 했다.시원한 여름의 소나기에 젖었다 금새 드러난 여름 살에 팔과 얼굴 다리가 쌔빨갛게 타기도 했다. 한마디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정해진 일정없이 더 가고 싶으면 더 가고, 그만 가고 싶으면 그만 가고. 나에겐 오로지 목적지만이 있었을 뿐이다. 목적지를 어떻게 가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나의 최대 이슈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튼튼한 두 다리와 지치지 않았던 체력 덕분에 힘은 들었지만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다. 지금도 명쾌하게 풀린 문제는 아니지만 (여전히 골치 아프고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으니) 인생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를 푸는데 중요한 열쇠를 얻은 기분이다.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중요한 건 [목적지]에 어떻게 도착했느냐 이다.


지금도 그 때 보았던 파란 하늘과 구름들 그리고 웅장했던 파도소리가 잊혀지지가 않는다. 처음 무모하게만 생각되었던 일을 결국 내 힘으로 해냈다. 내가 나 스스로를 나에게 증명해 보인 것이다.


[즐겁게 살자. 즐겁게 살되 목표는 잃지 말자.]

이번 여행에서 얻은 작은 교훈 하나. 즐겁게 살자.  버스가 부산고속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고속도를 향해 질주한다.

나의 4박 5일간의 뚜르드 동해안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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