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수퍼리그"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 축구리그 역사를 시작한 지 30여년. 대한프로축구 연맹은 2013년 출범 30주년을 맞이하여 명칭과 엠블램을 변경하였다. 그동안 K리그의 명칭과 엠블렘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나 역시 축구를 좋아한다고 자부하지만 이런 역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에 이 기회를 빌어 프로축구 네이밍의 역사를 배워보고자 한다.
1983년 '수퍼리그'
전두환 정권의 3S정책 (Sex, Sports, Screen)의 일환으로 시작된 축구리그의 출범.
실업구단 3개팀(포항제철, 국민은행, 대우)와 프로구단 2개팀(할렐루야,유공)으로 이루어졌으며 5월 8일 할렐루야와 유공의 첫 경기로 첫 휘슬을 울렸다. 박종덕, 박성화, 박창선 등으로 구성된 할렐루야가 역사적인 수퍼리그 원년 우승을 차지 했다.
엠블렘이라고 하기에도 CI라고 하기엔 한참 리그 로고....3S정책으로 시작되어 허술하게 준비 되었던걸까???
리그명칭도 지극히 평범한 수퍼리그로 결정되었다.
그 어디를 찾아봐도 왜 수퍼리그로 결정되었는지 찾아볼 수가 없다. 3S 정책에 따라서 Super로 한 걸까? 다른 나라의 리그도 이렇게 허술하게 시작했을까 싶다.
1984년 '축구대제전 수퍼리그'로 명칭 변경
1984년은 본격적인 프로시대를 연 한 해였다.
체육부의 외래어사용금지조치에 따라 수퍼리그라는 명칭을 축구대제전 수퍼리그로 변경하였다.
(뭐야 사용금지라면서 '수퍼리그가 뒤로 빠진거네 ㅋㅋㅋ)
대우,현대,럭키금성,포항제철이 프로팀을 한일은행이 아마추어팀을 창단하여 새로이 리그에 참여했다. 제도 변화도 있어 전기리그 우승팀과 후기리그 우승팀끼리 챔피언결정전을 치뤘으며 승리시 3점, 무승부시 2점, 무득점 무승부시 1점의 승점을 부여 하여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했다. 대우로얄즈가 유공코끼리를 상대로 승리하여 84년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개인적으로 역대 리그이름 중 가장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외래어사용금지조치의 일환이기는 했지만 한글로 리그이름을 지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그라면 당연지사 한글로 된 이름을 쓰는게 맞지 않을까?
FA컵을 대한민국 축구대제전이라고 바꿔서 부르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FA(Football Association)의 정확한 명칭을 알고 있을까???? :)
1986년 '축구대제전' / '프로축구선수권대회'로 분리
1986년은 아마/프로가 격돌하는 "축구대제전"과 프로팀만 참가하는 "프로축구선수권대회" 로 분리되어 진행되었다
"축구대제전"은 정규리그의 전신, "프로축구선수권대회"는 지금은 없어진 K리그컵의 전신이 되었다.
축구대제전에는 럭키금성,대우,포항제철,현대,유공,한일은행이 참가했으며 프로축구선수권대회에는 아마추어팀인 한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팀이 참가하여 리그를 치뤘다. 축구대제전에서는 포항제철이 럭키금성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여 우승을 했으며 프로축구선수권대회는 현대 호랑이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1986년 당시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의 영향으로 극심한 관중의 부재가 이어졌는데 평균관중은 3000여명 남짓이었으며 10월19일 대구시리즈에서는 10명의 유료관중만이 입장하였다.
이 명칭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축구대제전이야 가타부타 할 것 없는 역대 최고 명칭이라고 생각하고 프로축구선수권대회 역시 누구나 들어도 알 수 있는 쉽고 확실한 명칭이다. 이런 레알급 명칭을 놔두고...K리그니.. K리그 클래식이니 하는 국적없는 명칭을 쓰다니 ㅠㅠ
1987년 한국프로축구대회로 명칭 변경
1987년 드.디.어. 프로구단으로만 이루어진 명실상부한 프로리그가 출범하였다.
유공,대우,럭키금성,현대,포항제철 5개팀이 참가하였으며 광역연고를 바탕으로 홈앤드어웨이 방식을 사용하여 리그를 운영하였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에서 프로축구위원회를 분리, 발족하여 독립적인 리그 운영을 시작하였다.
87년 시즌은 대우 로얄즈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수퍼리그를 제외하고는 리그명칭을 굉장히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리그는 당연히 한글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혹자들이 말하는 한라리그, 백두리그 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리그의 성격을 나타내면서 절도있고 힘있는 명칭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세계화의 발 맞추어 영어로 써야 하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른나라의 리그들은 대부분 그들의 언어로 리그를 부르고 있다.
이탈리아 리그 : Serie A (단순히 A 시리즈라는 뜻)
스페인 리그:Primera División de España(에스파냐의 프리미어 디비전)
프랑스 리그: Ligue 1 (1부 리그라는 뜻)
독일 리그: Fußball-Bundesliga (독일 연방리그)
네덜란드 리그: Eredivisie (명예의 리그라는 뜻)
브라질 리그: Campeonato Brasileiro Série A (브라질 전국규모 A 시리즈)
이러한 상황인데도 세계화를 얘기해야 되는건가???
우리가 우리의 리그를 논하는데 왜 세계화가 운운해야 되고 영어가 나와야 되는거지?
결국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던 대한민국 프로축구의 명칭은 서구화되고 말았다.
1994년 코리안리그로 명칭 변경
1994년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프로리그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에서 독립하면서 프로축구연맹이 출범했고 초대 회장으로 정몽준이 추대되었다. 또한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제도를 도입하여 "하이트배 코리안리그" 로 공식명칭을 명명하였다.
94년은 일화가 리그 2연패를 하며 마감했다.
흑역사의 시작. 코리언리그라니... 한국인리그....아니 이왕 영어로 리그이름을 지을거면 좀 뽀대나게 짓던가...
엠블렘을 시저스킥 하는 선수를 형상화한건가??? 저 색은 무엇을 의미하는거지.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서 설명불가. 어찌되었든 이 때부터 말도안되는 영어로 조합된 리그명칭이 나타나게 된다...
어나더 수퍼리그....
1996년 라피도컵 프로축구대회로 명칭 사용
팀당 경기수가 증가했으며 전임심판제가 도입되었다. 무엇보다 지역연고제를 보완한 완전지역연고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로 인해 모기업의 이름이 우선시 되던 것을 지역명으로 통일하였다. (부산대우, 울산현대, 부천유공, 천안일화, 안양LG, 수원삼성,포항아톰즈, 전남드래곤스, 전북다이노스)
96년 라피도컵 프로축구대회는 울산이 수원을 누르고 우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잠시 돌아온 프로축구대회. 조금 촌스럽기는 하지만 괜히 막 자부심 생기고 그러지 않나??? "97 라피도컵 K리그" 보다 "97 라피도컵 프로축구대회" 이게 100배 낫지!!!!
1998년 K-리그 공식사용
1999년~ 2005년
1998년에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K- 리그" 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코리안리그" 를 스포츠기자들이 J리그에 빗대어 "K-리그" 라고 줄여 부르며 통용하기 시작했으며한국프로축구연맹도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공식적인 명칭이 되었다.
공식표기법을 확정 한글: K리그, 영문: K-League, 이미지:K•League로 사용해야 한다.
1998년 발표된엠블렘의 초록색 축구공은 잔디구장, 축구공은 날아가는 모습,가운데에 질주하는 선수의 모습, 2개의 모습이 결합되어 역동적인 이미지와 축구공과 선수가 하나된 모습을 표현했다. KOREA 와 LEAGUE의 문자도 속도감과 전진을 표현했다.
98년 현대컵 K리그는 수원삼성블루윙즈가 우승했다.
지금의 K리그라는 명칭의 시작, KOREA LEAGUE. 네덜란드처럼 멋진 의미를 지니지도 리그의 성격도 나타내지 못하는그저 이름으로서 존재했던 리그명칭....
그것도 부족해서 기자들은 일본애들 따라서 K리그라고 줄여서 부르고 더 기가 막힌건 기껏 돈들여 시간들여 명칭과 엠블렘 만들어 놓고는 기자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그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공식명칭이 되어버렸다는거.
"우리가 Korea리그라고 만들었으니 앞으로 모든 언론에는 Korea리그 로 써주세요" 라고 부탁해도 모자랄판에 J리그를 모방해서 줄여쓴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다니... 아 정말 개탄스럽고 한심스럽다...
게다가.... 저 의미없는 엠블렘은 도대체 뭐지? 그 누가 저 초록색 공을 보고 잔디구장을 떠올릴 것이며 선수과 공이 결합되었다고 해서 누가 저걸 역동적이라고 느낄수 있을까? 글씨에다가 줄 몇개 그어놓고 속도감과 전진감을 표현했다니... 이건 마치...내가 포토샵을 배우기전에 "그림판"으로 장난질 쳐놓은 수준 아닌가!!!!!(그래도 바닥에 반영은 줬네....ㅋㅋㅋ)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
2006년 새로운 엠블렘 발표
2006년 2월 "스피드스타" 라는 애칭을 단 새로운 엠블렘을 발표했다.
기존의 엠블렘이 프로축구의 비전이나 특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정체성을 알리는데도 비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여 공모를 통해 엠블렘 교체작업을 펼쳤다. 박광호씨의 작품인 "스피드스타" 는 K-리그의 "K", 스타 선수를 상징하는 "별",선수의 "슈팅 동작"을 의미한다.
06년 하우젠 K-리그는 성남일화의 7번째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K" 를 별로 형상화하여 다양한 의미를 담은 엠블렘. 어떻게 보면 축구공의 한쪽부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지금까지 나온 엠블렘들과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른 코퀄의 엠블렘이 탄생했다. 이 당시 엠블렘을 보고 감탄을 했던 기억이....
하지만 저 답답하고 의미없는 K-리그는 여전히 못마땅하다.
2010년 엠블렘 수정
"5분더" 캠페인을 도입한 2011년 K-리그는 K리그 엠블렘의 수정이 있었다.
"5분더" 캠페인은 경기의 질과 실제 경기시간의 증가를 목표로 운영되어 실제 경기시간은 2010년에 비해 6초가 증가했으며, 무승부 경기는 61경기에서 53경기로 줄었다. 5월 5일 서울과 성남의 경기에 60,747명의 관중이 입장하여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 동원을 기록하였다.
10시즌은 FC서울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며 그 막을 내렸다.
5분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엠블렘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기존의 스피드스타에 초록색 사각형을 입힌 것인데 아마도 축구장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이런것이 바로 형상화다! 98년 초록색 축구공을 잔디구장이라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
또한 2010년 공식표기법에 따라 이미지에 들어간 리그명이기 때문에 가운데 대시 대신에 점을 넣어 표기법을 충실히 이행했다
2013년 새로운 명칭과 엠블렘 발표
2013년,한국프로축구연맹은 출범 3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리그 명칭과 엠블렘을 발표했다.
최종 발표된 리그명칭은 1부리그 "K LEAGUE CLASSIC", 2부리그 "K LEAGUE"이다.
"K LEAGUE CLASSIC"은 상위리그의 출범을 "K LEAGUE"는 기존 전통의 계승을 의미한다. 같은 날 발표된 새로운 엠블렘은 태극문양을 메인 모티브로 하여 축구장을 형상화한 부드러운 곡선에 단단하고 견고한 입체감과 볼륨감을 더했고 기존의 스피드스타를 넣어 축구장에서 역동적으로 공을 차는 모습을 표현했다.레드는 축구를 향한 국민의 뜨거운 영정과 사랑, 승리,환희,기쁨,감 동이 넘치는 스포츠 그 자체를 상징하며, 블루블랙 칼라는 한국 최고의 프로스포츠이자 아시아 최고리그가 갖는 위상과 명성,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현했다.
엠블렘을 먼저 평해보자면 별 5개중 3개 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엠블렘을 봐서는 축구장을 형상화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축구공 모양이 빠지면 더 심플한 엠블렘이 만들어졌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이쁘다는 느낌이 있어 꽤 후한 점수를 주었다.
문제는 명칭이다.
우선 연맹 자신들부터 공식표기법을 따르지 않았다. 2010년 공식표기법에 따르면 K리그를 이미지에 사용할 경우
반드시 K 와 League 사이에 점을 넣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엠블렘엔 점도 그렇다고 대시마크도 들어가 있지 않다.
이 부분은 차치하고서 2013년 본격적인 승강제 도입을 위해 리그의 명칭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축구팬들은 과연 각각의 리그를 어떻게 부르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근데... 뭐... K League Classic리그???? 뜻은 좋다... Classic은 최고라는 의미를 지녔으니 가장 상위리그를 뜻하기 좋은 이름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2부리그는 그대로 K리그를 사용하고 있으니 3부,4부리그가 만들어진다면 그 상태에서 K3리그, K4리그 라고 쉽게 명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굳이 Classic이라는 단어를 선택해야 했을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자는 것 뿐이다.
명칭은 이미 정해졌고 앞으로 오랜기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만들어진 명칭에 왈가왈부해봤자 돌아오는건 메아리 뿐이다. 결국 나도 Classic 리그에 익숙해 질것이다. 친구들에게 "클래식 보러가자" 라고 이야기 하게 될 것이다. 다들 그렇게 익숙해져 갈것이다.
하지만..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만의 리그명칭을....
내 필력이 너무도 약한 관계로... 김현회 기자의 기사링크로 블로깅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새로운 명칭과 엠블렘의 기운을 받아 더욱 발전하는 K리그가 되길 희망한다.....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onpd1985&logNo=140176653935 에서 발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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