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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2011 하계여행] 자전거로 돌아본 제주도 여행 Day 2


2011년 8월 무더웠던 날.

난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열심히 페달링 하며 달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기위해 또 무언가는 버리기 위해 제주도까지 갔지만
정작 달리고 있을 때 만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무.념.무.상

그렇게 3박4일을 보내고 내가 달려온 길을 돌아봤을 때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 나를 보게 되었다. (비록 버리고자 했던건 비우지 못했지만)

이 기록은 3박 4일간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한 내 추억의 발자욱들이다.



추가적으로, 앞으로 제주도를 자전거로 여행할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 8시... 눈이 번쩍 떠졌다.
전날 기분 좋게 먹은 술 덕분에 꿀잠을 잤다.
의외로 몸이 상당히 개운했다.
처음으로 100Km라는 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근육통에 시달릴 줄 알았는데 아픈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제주도의 아침은 너무나 상쾌했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와 은근하게 퍼져있는 바다안개까지... 
옷을 주섬주섬 입고 게스트하우스 앞 작은 산을 올랐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해주었다.

이틀째 제주도 여행의 시작은 기분좋은 아침과 함께 시작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토스트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서둘러 길을 출발했다.
제주도의 강렬한 햇살을 어제 경험 해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선선할 때 갈 수 있는 한 멀리 가야된다고 생각했다.

대장님(게스트하우스 주인분이 카약대장님이시라고 하시네~)과 인사를 하고 게스트 하우스를 떠났다.


 다른 여행이랑은 뭔가 기분이 다르다. 
어젯밤에 같이 웃고 떠들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아침에는 서로 다른 길로 떠난다.
떠날 때는 간단한 인사말만이 필요하다.
연락처를 주고 받지도 어디서 보자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이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시원한 아침 바람은 맞으며 해안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어제는 1132번 일주도로를 주로 이용했지만 오늘부터는 해안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 달리면 멋진 풍경도 더 많이 볼 수 있을 거 같고 더 좋은 것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거 같았다.

 

 
해안도로를 달리면서 제주도의 특이하고 다양한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물론  좋은 경치는 말할 것도 없고....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차가 없다는 점이다.
이의로 해안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많지 않았다. 어떨때는 한시간 동안 차를 한대도 못볼 때도 있었다.
덕분에 차도를 전세낸양 신나게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열심히 달리다 제주박물관을 지나가게 되었고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들어가게 되었다.
종착지까지의 시간이 있어서 잠깐 고민을 했지만 내 여행스타일 중 하나가
어디를 가던 박물관 특히 국립박물관은 꼭 들어가본다는 철칙이 있기 때문에 관람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국립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재성이도 만날 수 있었다 ㅋㅋㅋ







박물관 규모는 크지 않았다. 조금 꼼꼼히 보면 30분안에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이다. 
하지만 제주도라는 곳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꼭 한번 들러서 관람하길 강추하는 곳이다. 
관람료도 무료라서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2011년 8월 19일 현재)



특히나 이 동자승이 너무 인상 깊었다. 
제주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이 같은 동자승을 무덤앞에 세워놓는다고 한다.
두 명의 동자승을 세워 놓는데 동자승 손에는 고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것을 쥐어준다고 한다.
위 사진의 동자승은 숟가락 같은 걸 들고 있는데 다른 동자승들은 촛불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들고 있는다.

30분가량 관람을 하고 다시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다가 잠깐 들른 공항 근처의 공원 비슷한 곳인데...
지금 TV를 보니.... 여기서 런닝맨 오프닝을 찍었네..





해안도로를 달리면 이런 풍경과 쉴새 없이 마주칠 수 있다.





해안도로를 달리면 제주도의 모든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이틀날 맞이한 첫 해변 이호테후해변. 
공항 근처에 있어서 찾기도 쉽고 가기도 쉬운 해변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한라산이고 제주도의 중심에 있기때문에 어디서든 한라산을 볼 수 있다.
다만 구름에 가려져있어서 자주 볼 수 없는게 흠이지만..
이런 이국적인 경치 덕분에 난 자전거를 수시로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서서 감탄하고 경치에 감탄해서 쉬었다가고...
정말 제주도만의 그런 느낌이 있는거 같다. 









두번째 맞이한 해변 곽지과물해변.
다른 해변하고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해변이지만 이곳이 특이한것은 노천탕이 있다는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이색적인가?
비록 옷을 많이 가져가지 못해서 노천탕을 즐기고 오지는 못했지만 그 특이함만은 잔뜩 맛보고 왔다.

 

곽지해변을 떠나 약 한시간(?)가량 페달링을 했을때 멀리 비양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양도가 보인다는 것은 곧 점심을 먹기로 계획한 협재해수욕장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
나의 페달링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첫째날 몸소 겪은 교훈... 절대 배 고프게 자전거 타지마라 쓰러진다!)









제주도하면 손꼽히는 해수욕장인 협재해수욕장.
물이 깊지 않으면서 깨끗하고 물살도 잔잔했다. 
더이상 참지못하고 결국.... 나도 다리만 입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ㅋㅋㅋ
아~~~ 얼마나 시원하던지... 발을 말려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이미 개나 줘버렸다.

다음번에는 꼭!!!!! 휴양하러 오리라 마음 먹었다..ㅠㅠ 나도 해수욕하고 싶어~~

물에서 나와 발을 말리는 동안 배에서는 어제의 교훈을 되새기게 해주는 사운드가 울려퍼졌다..

"꼬르륵~꼬르륵~~"

더이상 버틸수가 없었다. 자전거를 끌고 큰길로 나왔다. 식당을 찾고 하는 행동따위는 괜한 에너지소비만을 부축일 뿐이다.
눈앞에 식당하나가 들어왔다. 



간판도 촌스럽고... 사람도 얼마없었지만...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너무 배가 고팠으니까.
메뉴판을 받아보니 더 난감했다. 평균 15,000원을 넘나드는 음식들... 나같은 가난한 여행자는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다.
결국.. 가장 싼 (9,000원) 성게미역국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주문한지 10분이 지났을까? 반찬 이것저것과 함께 성게미역국이 나왔다.
별 거 없었다. 미역국에 성게가 조금 들어가 있는 정도? 
하지만 이 미역국이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만화에서만 보던 천사들이 나팔을 불며 돌아다니고 있었고 어디선가 파도소리가 철썩철썩 치고 있었다.

아..... 정말 맛있었다.... 느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조미료 맛이 나는 것도 아닌 미역국 그대로의 맛.....
배가 고파서 그렇게 느꼈는 건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먹어본 미역국 중에 수위에 꼽을 수 있는 맛이었다.
허겁지겁 먹다보니 미역을 다 먹어서 할망에게 미역만 더 달라고 했더니 미역을 이만큼 가져다 주셨다.
아 이 할머니의 인심 ㅠㅠ

덕분에 정말 배가 터질거처럼 밥을 먹었다..ㅠㅠ 감동의 쓰나미..
이 감동을 그냥 넘길 수 없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드릴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라이딩하다 당이 떨어지면 먹을려고 산  "마이쭈" 한통을 드렸다.

뭐 이런걸 주시냐며 맛있게 드시는 할머니....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 조심해서 가라... 
이런게 여행의 맛이 아닌가 싶다. 누구와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이 여유~~



협재해수욕장에 간다면... 이 식당은 꼭 들르길 추천한다. 
비록 다른 음식은 먹어보지 못했지만 할머니의 요리솜씨를 봐서는 다른 음식도 어마어마 할 것 같다.
미역국은... 정말 최고다!!!!

부른 배를 퉁퉁 치며 다시 페달링을 한다. 









해안도로를 열심히 달리다..... 석은이를 만났다. ㅋㅋㅋㅋㅋ 영락없는 석은이~











중간 종착지 차귀도 앞에 도착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가까이 잡았으면 이곳에서 일몰을 보고 갔을텐데...이곳의 일몰이 그렇게 이쁘다고 한다.
하지만 송악산까지는 아직도 먼거리이기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이 곳에 도착해서... GPS프로그램이 오류를 내서 이동경로와 속도등의 데이터가 다 날아갔다 ㅠㅠ)

















열심히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다양한 풍경들을 만나게 되고 절경을 보게 된다.
더욱이 자전거로 이동 중에는 자동차에서는 미쳐 볼 수 없는 절경도 맞이 하게 된다.

대한민국 영해기점을 본 적이 있는가?

열심히 달리다 우연히 검정현무암 더미 속에 회색 돌이 놓여져있길래 궁금해서 내려가본 곳..
그곳에 대한민국 영해 기점 표지석이 있었다.
마치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 이것이 자전거 여행의 매력이다^^

추가로 그처의 절경도 기가 막히다...
검은 현무암들사이로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사진으로 표현 할 수 없는 내 실력이 원망스럽다....



모슬포항 도착!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마라도를 다녀올 순 없었다. 
마라도 짜장면은 다음 기회로....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결국 도착지인 송악산 근처에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형제섬과 송악산...

계속해서 말하지만... 정말 제주도는 어딜봐도 비경이고 절경이다.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기에 얼른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갔다.

오늘의 게스트 하우스는 사이게스트하우스(http://cafe.naver.com/jejusai/)

올레꾼들과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로 알려져있다. 
 
 

잠깐 딴 소리를 하자면....
방을 배정받고 샤워를 마치고 나니......
드디어 몸에 변화가 왔다 ㅋㅋㅋ 홀랑 타버린것이다... 근데 왜 따갑지가 않지?
다리는 물론이고 팔까지 홀랑 타버렸다... 깜댕이가 되어버렸다!!!

다시 돌아와서 사이게스트하우스가 특별한 건 단순한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문화복합게스트하우스이기 때문이다.
(복함문화게스트하우스는 내가 지어낸 말이다 ㅋㅋㅋ)

1층은 올레꾼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지만 2층은 북까페와 카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심지어 카페는 핸드드립을 바리스타가 있는 굉장한 카페였다...
바리스타 된 입장에서 어찌 다른 바리스타의 커피맛을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항상 그랬듯이 에디오피아 이가체프 룽고를 주문했다. 


 

 

 

정말 심혈을 기울여 단계단계 빼먹지 않고 커피를 드립하는 모습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커피맛도 일품.... 커피 한잔을 시키고 옆 북까페에서 책을 한권들고 와 읽었다.

하... 이게 휴가구나~~^^ 


 

마침 이날 무중력소년이라는 그룹이 공연도 했는데... 난 다른 일정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쉬운데.... 이번 제주도 여행일정을 수정해주신 형님이 계신다.
어머니와의 친분을 가지고 계신 제주도에 살고 계신  상준 형님.
한번도 뵙지 못한 분이라 이 날 저녁에 얼굴을 뵙기로 했다. 

제주시에서 뵌 형님과 형수님과 조카~~^^
너무너무 이쁜 가정을 꾸리고 계신 모습에 부러웠다.
맛있는 회도 사주시고 빙수도 사주시고 직접 게스트하우스까지 데려다 주시고...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었어야 했는데...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ㅠㅠ

조만간 또 찾아 뵐 일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여차저차 형님을 뵙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는데... 
아니나다를까 파티가 펼쳐지고 있었다.
음악과 술과 바람과 사람들...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고민들을 나누고 생각들을 나누고...
흡사 호주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너무 늦게 자면 내일 일정에 차질이 있을 것 같아서 새벽 1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이틀째 제주도... 떨린다... 내일은 어떤 제주도가 날 맞이할지..


To be countiune ...







제주 2일차 

2011년 8월 19일 오전 9시 30분 ~ 2011년 8월 19일 오후 18시 09분

총 이동거리 : 약 80Km
총 이동시간 : 약 8시간 30분
최고속도 : 39.67km
평균속도 : 14.0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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