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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2011 하계여행] 자전거로 돌아본 제주도 여행 Day 1


2011년 8월 무더웠던 날.

난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열심히 페달링 하며 달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기위해 또 무언가는 버리기 위해 제주도까지 갔지만
정작 달리고 있을 때 만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무.념.무.상

그렇게 3박4일을 보내고 내가 달려온 길을 돌아봤을 때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 나를 보게 되었다. (비록 버리고자 했던건 비우지 못했지만)

이 기록은 3박 4일간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한 내 추억의 발자욱들이다.

추가적으로, 앞으로 제주도를 자전거로 여행할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여행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과연 계획한대로 일정을 마칠 수 있을까? 중간에 사고는 나지 않을까?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처음해보는 자전거 여행이 아니던가...

올해 초에 구매한 내 자전거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직접 자전거를 가져가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제주도에 가면 공항 근처 및 군데군데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가게가 많다.)

자전거를 제주도로 보내는데에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우선 자전거를 포장해야 한다. 그리고 1만원을 추가로 내야 비행기를 실을 수 있다.(진에어기준) 
혹시 자전거를 포장할 박스가 없다면 나 처럼 박스를 모아서 포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 공항의 수화물 센터에서 25000원을 내고 포장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벌써 35,000원이라는 돈이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출 된다.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빌려도 3일은 빌릴 수 있는 금액인데.... 

혼자 자전거를 낑낑대고 포장하고 나니... 뭐랄까 괜히 뿌듯하다고나 할까?
점점 여행을 간다는 것이 실감되고 있었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난 저 큰 상자를 들고..... "러시아워"의 지하철을 탔다......
미안했다.. 가뜩이나 미어터지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가다니....
그래도 어쩌랴.... 공항 버스는 너무 비싼거 ㅋㅋㅋㅋ

꾸역꾸역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우선 탑승수속을 한다.
자전거를 보내는 사람들이 꽤 있는지 카운터 직원들이 능숙하게 일을 처리한다.
혹시라도 정비툴이 있다면 미리 직원에게 맡겨라. 
이런 장비는 따로 맡겨져서 제주도로 보내진다. 아마도 비행기 테러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날까지만해도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맑았다.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 


진에어 LJ0333 편은 10시에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



약 1시간을 날아서 제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라니......  

비행기에서 내려 자전거를 찾았다. 
자전거의 경우 가장 처음으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온다.
아마 부피가 커서 가장 나중에 싣고 가장 처음으로 꺼내서 그런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밤새 낑낑 대며 했던 셀프포장은..... 정말 말그대로 누더기가 되었다.(다행히 자전거는 무사했다.)

 공항 밖에서 자전거를 조립하고... 본격적인 제주도 여행을 시작했다.

그 전에 공항 내에 있는 여행안내소에서 제주도 지도를 받아가는 센스!
제주도를 자전거 또는 걸어서 일주하기 위해서는 1132번 일주도로를 이용하거나 중간중간 해안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첫날의 루트는 공항을 출발해서 우도를 보고 다시 거슬러 올라와 함덕 해수욕장 까지 오는 루트를 계획했다. 

물론 달리기만 하면 재미 없으니까 중간에 지도에 나와있는 관광지를 거쳐서 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달리기 시작한지 20분즈음 지났을까? 제주도의 성지와도 같은 삼성혈에 도착했다. 
제주도의 건국설화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입장료를 받기에 간단히 사진 촬영만 하고 돌아섰다.



다음 도착지는 삼양검은모래해변.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기 때문에 지도를 수시로 볼 수 없는 나는 표지판을 보고 행선지를 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침 표지판에 "삼양 검은 모래해변" 이 있었고 검은 모래해변이라는 것이 끌려서 가게 된 것이다.
뭐 굳이 이 곳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제주도에 도착해서 처음 보는 해변이라는 정도???


모래가 그렇게 검은것도 아닌데... 이름은 참 호기심생기게 지어놨다... 검은 모래 해변...


키보드로 칠 수 조차 없는 제주도 방언.
"마심 놩 하영 드십서" 라고 읽어야 하나? 무슨 뜻인지 추측 조차 할 수 없다..... 과연 무슨 뜻일까?

삼영검은모래해변을 뒤로 하고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시내와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니 그제야 진짜 제주도가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리는 나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파란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져있고 오른쪽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오름들과 들판이 펼쳐졌다.
거기에 햇살을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있기 때문에 맞을 수 있는 시원한 바람...
그 어느것 하나 쉬이 여길 수 없는 그런 풍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렇게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속도가 아주 빠른 것도 그렇다고 아주 느린 것도 아니기에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눈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
그 덕분에 너무 이쁜 풍경이 눈에 보이면 가던 경로를 벗어나 그 풍경을 더 가까이서 보고자 움직였다.


 
지도 상에 그냥 마을로만 나와있는 이곳은 지나가다 바다 색이 진짜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서 들어온 곳이다.
사진으로 그 빛의 색을 표현 할 수 없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색이었다.






작은 베낭 하나와 아끼는 자전거... 
나와 3박 4일을 함께한 소중한 동반자들이다.

이런 풍경들과 함께 달리니 눈이 너무 즐거웠다. 





한 2시간? 3시간을 달렸을까? 뭍통의 물이 똑 떨어졌다.
마침 마을의 도서관을 지나고 있어서 잠시 들러 물을 받았다. 

(참고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겠지만, 장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물통을 기본적으로 두개씩 가지고 다녀야한다.
그리고 목이 마르면 그때그때 수분 섭취를 해주어야 한다. 또한 에너지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초코바 같은 열량을 많이 
낼 수 있는 비상식량을 항상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그걸 몸소 깨달았다. 전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데다가
아침과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성산일출봉 근처에 도착했을 때 몸이 만신창이였다. )

 


제주도에 도착해서 페달링을 한 지 3시간가량 흐른 무렵에 멀리 성산 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간 목적지인 우도에 거의 다 온 셈이다.

작년 이맘때즈음 회사내 연구소 직원들끼리 제주도로 워크샵을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당시 일출봉은 올라갔다 왔지만 우도는 다녀오지 않았다. 
그래서 첫 일정을 우도로 잡은 것이다.


우도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마침 내가 우도를 들어가기로 한 날은 우도로 가는 배를 수시로 운항해서 손쉽게 들어갈 수 있었으나 
평소에는 시간이 정해져서 배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승선료 왕복 4,000원 /  자전거 승선료 왕복 1,000원 / 우도 입장료 1,000원 / 터미널 이용료 500원
(자동차 승선비는 얼만지 모름. 2011년 8월 18일 기준)




저 노란배는 엄청 큰 쾌속선인데 성산항에서 장흥을 이어준다.
배로 가장 빨리 제주도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저 배를 타는 거라고 하던데...
크키는 꽤 크다.




배를 한 5분 가량 탔나? 그리 오래걸리지 않아 우도를 도착했다.
파도가 꽤 높게 일어서 잠시동안 바이킹도 탈 수 있었다.




우선 지도를 확인한다. 어디가든 지도를 보고 갈 방향을 정하는게 우선이다....
원래 목표는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주간명원이나 후해석벽등을 보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선택해서 서빈백사 쪽으로 가게 되었고.... 그 결과....우도를 한바뀌 일주하는 루트가 되어버렸다.






































우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지 않고 간 덕분에...
그리고 루트를 잘못 선택해서 도는 바람에 우도에서 유명하다는 짬뽕을 못 먹고 왔다 ㅠㅠ
참고로 하절기 우도에서 성산항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는 18:00 에 있다.
이 배 놓치면 우도에서 나올 방법이 없다는 것!

우도를 약 한시간에 걸쳐 일주 하고 오늘의 베이스캠프인 함덕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온 거리만큼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루트.
오던 길의 대부분이 내리막길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걱정을 했다....





해는 점점 떨어져서 결국... 베이스캠프에 도착하기도 전에 날이 어두워져버렸다.
한가지 조언을 하자면... 제주도에서는 야간에 자전거 라이딩은 되도록 금하는 것이 좋다.
가로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길이 잘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신호등이 점멸신호기 때문에
자동차의 속도는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가 나기라도 하는 날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나 역시 몇번 아찔한 경험을 하고서야 그 덜컹거리는 인도 옆 자전거도로로 올라갔다.

겨우겨우 힘든 몸을 이끌고 함덕해수욕장에 위치한 카약게스트하우스(http://cafe.naver.com/jejukayakguest/) 에 도착했다.

첫날인데다가 자전거타면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린지라 몸은 이미 지쳐버렸다. 
그래도 먹을건 먹고 자야하지 않겠나???
카약게스트하우스에선 고기값 1만원에 술값 3천원을 내면 마당에서 열리는 바베큐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
제주도 돼지로 하는 바베큐파티~~~!!!!!

배부르게 먹고 알딸하게 취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To be countinue....






제주 1일차

2011년 8월 18일 오전 11시 49분 ~ 2011년 8월 18일 오후 20시 22분

총 이동거리 : 104.225Km
총 이동시간 : 6시간 58분 40초
최고속도 : 49.62km
평균속도 : 14.9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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