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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지도 한장 들고 떠난 서울 성곽길 종주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

북악산 성곽길을 걸었고 그 길에 대해 포스팅 한 적이 있다.

성곽을 따라 서울 나들이 - 북악산 성곽 트레킹

당시 언젠간 꼭 성곽길을 종주해보고 싶다 라는 글로 포스팅을 마무리 했다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이 아니면 게을러져서 두번다신 마음 먹지 못할 거 같다는다는 생각에

당시 받았던 성곽길 지도 한 장만 들고 성곽길 종주의 길을 나섰다.





서울 성곽길은 딱히 여기가 시작이다! 라고 할 포인트가 없다.


그저 시작하는 곳이 출발점이고 그만 걷고 싶은 곳이 종착점이다.


이전에 이미 와룡공원에서 시작하여 경복궁까지 걸어본 적이 있었기에 


이번 루트는 혜화동에서 시작해서 남산을 거쳐 돈의문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조그마한 골목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성곽과 함께 잘 닦인 길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서울 성곽길이다.


어느쪽으로 가던 성곽길은 이어져 있지만 내 루트로 가자면 낙산공원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성곽길의 매력은 오랜 역사를 품은 성곽을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고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군데군데 보수한 흔적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세월의 때를 입은 돌들을 직접 대면한다는 건 가슴 벅찬 일이다.

 

 
낙산공원을 향해 걸어가면 혜화동이 한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도 발견 할 수 있다.

출발시간이 더 빨랐다면 혜화동 산자락의 벽화마을도 구경하고 왔겠지만 걷기에도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낙산공원길을 따라 내려오면 그 길 끝에 동대문이 있다.

지도 상으로는 낙산공원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되어있는데 약 30분만에 도착했다.

(내 걸음이 빨라서 그런건가?)




동대문 한켠에 위치한 동대문 관리사무소에서 두번째 도장을 찍는다. 

(첫번째 도장은 이미 말바위사무소에서 쿵)

갑자기 왠 도장이냐고?

처음에 소개한 포스팅을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한다.

성곽길 지도를 받으면 루트에 대한 안내도 되어있지만 한 쪽에는 4대문 위치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놨다.

총 4군데에 도장찍는 곳이 있는데 4군데 도장을 전부 받으면 완주 뱃지를 증정한다고 한다.

종주한 후 받는 완주뱃지... 왠지 가지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하지 않는가?

이런 이유로 지도에 도장을 찍는다~ 쿵!



이제 남산을 향해가는 루트다.

남산을 가기 위해선 동대문역사공원을 지나가야 한다.



역사문화공원이라고 해서 대단한 걸 기대하지 말아야된다.... 

군데군데 있는 오래된 집터와 우물터 그리고 치성때문에 역사공원이라 이름 붙여놓은것인가??

그럼 도대체 문화공원은 어디있는거지???

유선형으로 건물을 만들었다고 대단한 공법이라고 하던데....

이미 건물 여기저기 균열이 가서 허연색페인트로 떡칠을 해놓고....

동선은 꼬여있어서 한번 들어가면 무조건 한바퀴를 돌고나와야 하는 불편함에...

앉아서 쉴 곳은 돌의자 몇개와 나무의자 몇개뿐....

공원이면 잔디밭도 좀 조성해놓고 해야되는거 아니었나??? 이게 디자인 서울인가!!!


돌아보면서 분통이 터졌다....ㅡㅡ;;;

이럴려고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안에서 장사를 하던 풍물시장을 서울 한 구석탱이에 몰아놓은건가???

기분좋게 걷고 있었는데... 기분 다 상했다...








요새는... 셀카가 부쩍 늘었다.

손에 달랑 지도 한 장..

 

동대문역사공원을 지나 맞이 하는 광희문.

서울에 존재하는 4소문 중 하나인데 원래 위치에서 조금 옮겨졌다고 한다.

광희문을 지나 장충동 마을골목길을 지나 남산으로 향한다.



가끔 이런 팻말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서울지리 좀 안다고 어깨에 힘주는 나 아니면 정말 찾아가기 힘들다.

그나마 낙산공원에서 남산까지는 난이도가 중하 정도 되지만 시내로 들어가면 그 난이도는 상 으로 변한다.

분명 이 부분은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튼 걷다보니 어느덧 남산 아래에 다다랐다.



서울 성곽길에 꼭 걸어봐야 하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북악산 코스와 남산 코스를 추천해주고 싶다.

(그 중 굳이 한 군데를 꼽으라면 남산코스를 꼽겠다.)

남산을 성곽을 따라 걷는다는 색다른 체험과 함께 쉽게 다가가볼 수 없는 반얀트리고 덤으로 지나갈 수 있다. 

또한 남산타워도 구경하고 내려와서 남산공원에서 분수를 보며 땀을 식힐 수도 있다.














반얀트리 리조트 출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국립극장과 함께 남산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버스 탈 생각은 애초에 버리자. 걸으려고 온거지 버스타러 온 게 아니지 않은가?



버스길을 따라 올라가다면 성곽탐방로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 발견할 수 있다. 신경써서 본다면...ㅡㅡ;;;;;

물론 버스길을 따라 올라가도 결국 남산타워까지는 도달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의 목표는 성곽길 체험이니.. 이왕이면 성곽탐방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미쳐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안찍은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 탐방로는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진 길로 마음 단단히 먹고 가지 않으면

입에서 각종 욕설을 내 뱉을 수도 있게 된다.

250m.... 걸어올라가기에는 상당히 빡센 높이다.





긴긴 계단을 지나서 드디어 남산타워에 도착했다.

추석연휴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나 외국인들은 다 여기 모여있는 듯 보였다.

낮에 남산을 올라와 본 것이 상당히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울 지리적 중심점"

오... 이런것도 있구나.






<이 사진은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다.



시간을 많이 지체한 것 같아서 다시 성곽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라온게 힘들었던 것 만큼 내려가는 것도 일이었다.

수많은 계단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남산의 명물 케이블카.

어릴때 보던 빨간색의 구형 케이블카에서 최신형 케이블카로 교체가 된 것 같다.


<이 사진은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긴긴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남산도서관과 함께 유명한 분수대가 눈에 들어온다. 





공원 한켠에 안중근의사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연휴여서 개방하지 않고 있어서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주변에 안중근의사의 명언들을 새겨놓은 돌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다음에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참고로 근처에 백범공원도 있는데 현재는 공사중이어서 관람자체가 불가능하다.



남산을 지나 이제 남대문을 향해 갈 차례...

이번 종주에서 가장 헷갈리는 길이었다.

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무려 1km를 손해봤다.

(부디 첨부된 경로지도를 보고 나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를...)

이 길을 쉽게 찾으려면 "무한도전"에 나온 '남산아파트"를 찾으면 된다.





어렵사리 찾은 길을 따라 내려오니 친숙한...(하지만 지금은 공사중인) 남대문이 나타났다.

오랜시간 걸어서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을 사와서 시원하게 깠다.

이제... 나 낮에도 술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주량이 되었다 ㅋㅋㅋㅋㅋㅋ




시원하게 캬~~~~~



세번째 스템프를 받을 수 있는 남대문관리소.

의외로 스탬프는 잘 관리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공사중이라 볼 것도 없고 해서 스탬프를 찍고 마지막 목적지인 돈의문으로 향했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남지터를 지나 존재해야 되는 성곽이 말도 안되는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다시 한번 길을 잃을 뻔했다.

심지어 지도에 상공회의소와는 상당한 거리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곽은 상공회의소 건물 바로 옆에 있었다!!!!




지도에 나와있는 순화빌딩과 평안교회.

교회 옆 골목길을 따라 가면 러시아 대사관이 나타난다.

당황하지 말자! 이곳이 막다른 곳처럼 보이지만 오른쪽에 작은 공원이 하나 나타난다.

이곳이 예전에 배제학당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그 역사적가치가 중요하기때문에 이렇게 공원을 만들어서 그 보존가치를 높혔다고 한다.













서울에 30년을 살면서 배제학당을 처음 와봤다....

심지어 자주 가던 서울 시립미술관 옆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와본다니 ㅠㅠ

정말 서울은 엄청 넓고 볼 것이 많은 곳임에 틀림없다.





길이 어떻게 이어진지 잘 이해가 안되지만 와보니 정동이었다!!!!!

새로운 루트발견!!!!!

워낙 좋아라하는 거리라 몇 십번씩 와봤고 구석구석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동을 그렇게 다녔으면서 처음 와본 중명전...

을사늑약이 체결된 곳... 결코 잊어서는 안될 곳. 

하지만 너무 구석이어서 사람들이 자주 와보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이런곳은 더더욱 널리 알려야 함이 옳지 않을까???

시간 별로 안내원의 해설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시간에 맞춰 방문 계획을 잡아야겠다.





둥둥둥둥!!!!

정동길 끝에서 보이는 강북XX병원.

오늘의 최종 도착지... 약 6시간의 긴긴 여정끝에 도착했다.

저곳이 옛날 돈의문 터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마지막 도장을 받을 수 있다.


본관과 별관 사이에 관리실이 존재하는데 관리실 한켠에 스탬프 보관함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이번 종주 목표 중 하나. 스템프를 전부다 찍었따!!!! 마치 드래곤볼을 모으는 기분으로 찍고 다녔는데 ㅠㅠ

관리실 직원한테 도장을 다 찍었다고 하니 지도를 달란다... 엥???

지도를 줘야 뱃지를 준단다.... 이건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인가???

도장을 찍는 거 자체도 하나의 기념인데 기념을 기념품과 바꾸라는 얘기인가???

싫다 말도 안된다 했더니 자기들 규칙이란다... 

다른 곳에서는 그냥 확인만하고 주는데 자기들은 교환해야된단다...


아... 이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린가... 여기랑 저기랑 시스템이 다르다는게 말이되나???

일단 알았다고 안받을테니 뱃지가 어떻게 생긴지 구경이나 시켜달라고 했다.....

없단다....ㅡㅡ;;;;; ㅇㅁ로ㅑㅐㄴㅁ뢔몲ㄴ오라ㅓㅏㅗㅁ;ㄹㅈ;대

장난하나!!!!!!!!!

중구가 잘못한건지 이쪽에서 잘못한건지 모르지만... 아우 열뻗쳐!!! 

그냥 돌아가는 길에 동대문에 들려서 받아갈 마음에 일처리 이렇게 하지 말라는 투정한번하고 돌아섰다.






마침 지도에 광교장이라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볼까 했는데 이곳도 공사중이었다.

원형복원공사중인데.. 2012년에나 끝난단다....

게다가.. 삼성XX병원 안에 들어가 있는 형국이다.... 이 무슨...ㅡㅡ;;;;;

도대체 옛날에는 건축허가를 어떻게 내준건지.... 

문화재터에 허가를 막 내준건가!!!!!!

아우!!! 짜증나!!!!





약 6시간의 긴긴 행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마침 핸드폰 약도 딱 떨어져서 더이상 갈 수도 없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지 30년...

머리가 좀 커서 혼자 돌아다니며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닌지 적어도 15년...

꽤 많이 돌아다녔다 생각했고 왠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성곽길 종주를 하면서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빡빡하기만 한 줄 알았던 회색의 도시 서울이 

초록의 색깔 혹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는 재미난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루에 종주를 마치기엔 조금 타이트한 일정일 수 있으니 

여러번에 걸쳐 다양한 루트를 걸어보길 바란다.

비록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처럼 조용하고 고즈넉한 맛은 없을지 몰라도

그런곳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가글.

앉아서 컴터나 두드리고 있을 공무원냥반나리들께 한말씀 올립니다.

성곽길이라는 기가막힌 루트를 개발하고 관광상품화 하신 건 백번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특히나 성곽주변의 길은 너무나 말끔하고 아름답게 정돈되어있어서

걷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곽이 유실된 부분 (예를 들어 장충동이나 남대문 근처) 에서는

왠만한 사람들 아니고선 길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표지판이나 표지물로 길 안내를 하는 것은 어떠할지요?

지도에 달랑 ~~세탁소 이렇게 써놓는거... 너무 무책임하지 않습니까?


지도라도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이해가 갑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그 지역을 방문하거나 찾아가는 사람에게 있어서

지도는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런 생명줄을 잘못 만든다면 큰 위험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 두가지만큼은 꼭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가지더.. 

장은 4군데 말고 더 많은 곳에서 찍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도장찍는 재미에 더 많은 분들이 도전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뱃지.. 퀄리티 좀 높혀주시죠... 

기대한 제가 잘못이겠지만.. 이건 아니자나요...ㅡㅡ;;;





성곽 둘레길 걷기 
2011년 9월 12일 오후 12시 07분 ~ 2011년 9월 12일 오후 6시 44분

총 이동거리 : 약 16.62Km
총 이동시간 : 약 4시간 38분
평균페이스 : 16.47min/km
평균속도 : 3.58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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