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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거미와의 동침 호주 워킹홀리데이 때 있었던 일이다. 포도농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농장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2인 1실 생활을 했다.원래 1인실로 만들어진 숙소였는데 비용을 아끼겠다고 농장에 함께 온 친구와 방을 같이 썼다.침대 하나, 옷장 하나, 책상 하나가 제공되는 숙소였기에 내가 바닥에서 자야했다.날씨가 더운 곳이라 오히려 바닥이 더 시원했고 매일 청소를 했기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숙소에는 밤바다 게코(GECKO)가 방문을 해서 나방이나 날벌레는 잡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처음에는 깜짝 놀랬지만 나중엔 정이 들어서 오늘은 안오나 기다리기까지 했다.잡아서 키워볼까 했지만 호주 게코는 너무나 날쌨기에 이내 포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방에 새로운 손님이 방문을 했다.그 손님..
음치도 모자라서 박치 남자가 악기 하나 정도는 다뤄야 한다고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나에게 허락된 악기는 단 한개도 없다.노래를 듣거나 부르는 건 참 좋아하는데 음악에는 영 소질이 없다.악보를 볼 때면 이게 레인지 솔인지 하나하나 집어가며 봐야 겨우 알 수 있고장조니 단조니 하는 음악적인 문법은 의무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았지만 도대체가 익혀지지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악기를 다룬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어릴 때 친구들은 체르니, 바이엘을 배우기 위해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이상하게도 난 피아노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비단 피아노 뿐 아니라 바이올린, 플룻 등도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아쉽게도 피아노를 치며 프로포즈 같은 건 꿈도 못꿨고 통기타 열풍이 불었을 때도 열풍에 동참하지 못했다. 악기에 관심이 없는 건 아마도 내가 음..
기저귀 갈아보셨나요? 지금이야 능수능란하게 장난을 치면서 기저귀를 갈아주는 프로 아빠로서의 길을 걷고 있지만다리를 잡고 들어서 기저귀가 잘 들어가게 해줘야 하는데다리를 너무 쎄게 잡아서 아프진 않을까? 허리가 꺾여서 아프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처음 아이에게 기저귀를 입힐 때 손을 떨면서 갈아줬던 기억이 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진 기저귀의 종류가 그리 많은지 몰랐고 사이즈가 그렇게 세분화 되어 있는지도 몰랐다.국내는 물론 일본, 독일은 물론 O마트의 노브랜드에서 기저귀가 나온다는 것까지 알게되었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가 울어야만 기저귀를 갈아 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되는데기술의 발전 덕분에(?) 스마트한 기저귀도 개발되고 있다.(상용화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스마트귀저귀는 기저귀가 젖은 정도를 모니터링 하는 센서를 달아서귀..
집 한채도 클립 하나로부터! 일반 직장인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사기위해서는 무려 40년이 걸린다고 한다.심지어 부모님이 결혼 준비 비용 1억원을 지원해준다는 가정하에 나온 수치다.사실상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산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이런 현실에서 클립 하나로 집을 마련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캐나다에 살고 있는 카일은 bigger and better 라는 게임을 시작했다.bigger and better 게임은 아이스브레이킹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작은 물건을 가지고 다른사람과 거래를 통해 가장 큰 물건으로 교환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카일은 craigslist.com에 빨간 클립 하나을 업로드 하는 것으로 게임을 시작했다.벤쿠버에 살고 있는 코린나와 르와니이 물고기 펜과의 교환이 첫번째 교환이었다.물고..
falling in love 내 반평생을 맡기기로 한 지금의 아내는 까만 피부가 매력적인 아가씨였다.이 사람을 만난 건 어쩌면 운명이었는지 모르겠다.트위터가 한창 열풍이던 당시 인터넷 모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회원이 꽤 많이 모였고회원 중 한 명이 지금의 아내를 소개시켜줬다.(지금 생각해보면 그 회원은 날 어떻게 믿고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줬는지 모르겠다.)약 2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고오오오오오오올인 해서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와 엄마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슨 계기로 결혼 하기로 마음 먹었냐고 물어본다.사실 특별한 계기는 없다. 그저 사람이 착하고 내 반평생을 함께해도 즐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뭐.. 딱 하나의 이유가 더 있기는 하다. 연애를 할 때 건방지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내가 이 사람을 마음대로 들었다놨다 할 수 ..
털도 안났던 시절난 얼마나 날려고 했을까? 어렵게 회사에 입사하고 출근 첫날의 감정이 생각이 난다.'열심히 해야지', '최선을 다해야지' 그리고 '아이디어를 마음껏 뽐내야지.'신입사원이 멋지게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의견을 내면 회사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신입사원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바왔기 때문일까?젊은 패기와 아이디어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할거라 생각을 했다.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윗 분들이 보기에 얼마나 우스웠을까 싶지만 그땐 그랬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날아보겠다고 애쓴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든건 아닌가 싶다.항상 개인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끊임없이 보고 생각하고 공부해왔고덕분에 전공과 무관한 마케팅 업무로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그렇게 파닥거리지 않고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왔다면 난 지금 어떤 모..
카지노에 맡겨 놓은 돈 태생이 작은 마음이라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드러나 애초에 도박이라는 건 하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았다.딜러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인데 죽자고 달려드는 사람들의 심정을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었다.그저 의지가 약하고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만 하는 바보같은 놀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살던 중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었다.평일에는 농장일을 일이 없는 주말에는 룸메이트들과 도시로 놀러를 나가며 시간을 보냈다.브리즈번의 카지노는 놀러 나가면 꼭 들르는 곳이었다.브리즈번 카지노에서는 누구든 10$을 내면 멤버쉽카드를 만들수 있었는데 멤버십카드로 하루에 한 잔 탄산음료를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다. (물론 이 카드에 충전을 해서 머신을 돌리기도 한다.) 그렇게 카지노의 기본 목적과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발을 ..
실내라서 실내화? 실례해서 실례화?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아파트는 1층이었다.1층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이가 걷고 뛸 무렵부터 알게 되었다.뉴스나 SNS 에서 보여주는 층간소음의 피해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아이는 집에서 축구도 하고 자전거도 타며 마음껏 뛰어다녔다.뛰지 말라고 이야기 할때는 물청소를 해서 바닥이 미끄러울 때 뿐이었다. 하지만 새로 이사온 곳은 지상으로부터 45m 떨어진 17층 아파트다.1층에서 살던 아이를 17층으로 옮겨 놓았을 때의 스트레스는 상상도 못했다.이사오고 1~2주는 정말 목이 쉬어라 '뛰지마라','걸어다녀라', 발 쿵쿵하지마라'를 달고 살았다.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집에서 축구를 하고 놀던 아이에게 갑자기 뛰지 말라고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아랫집에 선물을 사들고 인사를 가고 아이가 뛰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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