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스쿨로 축구포토그래퍼의 꿈을 이루다.
유소년축구선수 아들을 둔 덕분에 축구사진을 찍는 일이 많아졌다. 축구경기를 찍기에 35mm 단렌즈나 24-70mm 은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70-200mm 를 구매했다. 렌즈를 바꾸고 나니 연사촬영에 대한 욕심이 생겨 D750도 새롭게 영입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망원에 대한 욕심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다 결국 200-500mm 초망원렌즈까지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장비도 사진찍는 사람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빛이 난다는 것. 아들의 멋진 경기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으나 사진실력이 미천했던 아빠는 사진 실력을 키우고자 스포츠사진 강좌를 찾아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운명적으로 니콘에서 축구사진 촬영 이벤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게다가 K리그 경기를 직접 촬영할 수 있는 기회라니... 아들 축구사진을 찍어주면서 조금씩 키워오던 축구포토그래퍼의 꿈도 간접적으로 이룰 수 있는 기회였다.
축구선수 아들의 사진을 더 잘 찍어주고 싶다는 사연으로 신청을 했고 아버지의 구구절절한 사연 니콘스쿨 관계자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이벤트 당첨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촬영 이벤트 당일
시간에 맞추어 서울이랜드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목동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촬영 대상 경기는 K리그2 33라운드 서울이랜드 FC와 안산그리너스의 경기. 서울이랜드FC는 안산과의 최근 4경기 맞대결에서 패한적이 없었고 안산은 리그 꼴지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에 경기는 서울이랜드FC가 승리하지 않을까 예측을 해봤다.
VIP 출입구에서 PHOTO BIB를 받고나니 진짜 사진기자가 된 듯 했다.
오늘만큼은 공식적인 사진기자라 사진기자실로 안내를 받았다. '사진기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보니 짜릿하다. 이 곳을 내 집 드나들 듯 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진기자실인데 미디어석이라고 안내하는 X배너. X배너의 위치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
사진기자실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는 인터뷰룸. 화려하지는 않지만 구단의 아이덴티티를 잘 입혀놓았다. 역시 이랜드인건가?
경기시작에 앞서 간단하게 홈 팀 라커룸 투어도하고 김동하 작가님의 원포인트 레슨도 이어졌다. 본인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다양한 팁들을 공유해주셨는데 사진하나하나가 다 작품이었다. 오랫동안 축구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 사진을 찍어오신 작가님이라 사진의 관점이 남달랐다. 하시는 일이며 장비며 그저 다 부러웠던 작가님 ㅜㅜ
Warm-up 부터 경기 이후까지 약 2000장을 사진을 찍었지만 그 중에서 Warm-up, 전반전, 후반전, 경기끝 이렇게 4섹션으로 나누어 A픽 사진만 뽑아 소개하려고 한다.
Warm-Up
경기 시작 30분전 양팀 선수들의 Warm-up이 시작되면서 나의 일일 사진작가 체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수 없이 축구 경기장을 가봤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보니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축구는 정말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있다.
전반전
남의 집 싸움이 제일 잼있다고 했던가? K리그1도 아닌 K리그2 팀 경기다 보니 맘 놓고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이랜드FC가 초청해준거라 이랜드 선수들을 주로 촬영하는게 도의적이겠지만 '자이언트킬링‘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한때 애정해마지 않았던 ‘윤조딱‘ 윤주태 선수가 몸 담고 있는 팀이기에 안산 그리너스의 모습을 더 많이 담았다.
전반전은 32분에 터진 유정완 선수의 골로 서울이랜드FC가 1:0으로 앞선 채 끝이 났다.
하프타임 때는 김동하 작가님께서 중간마감 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시기도 하셨다. 그 모습이 어찌나 믓지던지...
후반전
마무리가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전반을 잘 이끌어 온 서울이랜드 FC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인 안산 그리너스. 안산은 윤주태를 투입함으로써 공격의 활로를 뚫고자 했다.
후반 15분 서울이랜드 FC 변경준 선수의 추가 득점으로 경기는 2:0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오히려 안산 그리너스 공격이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미세하게 바뀌었다.
윤주태는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공간을 창출했다. 이로 인해 서울이랜드 FC의 수비가 살짝 흔들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결국 후반 23분. 윤주태가 득점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붙였다.
그리고 윤주태와 함께 후반 교체 투입된 정재민의 활약도 눈부셨다. 정재민은 큰 키와 좋은 위치선정으로 제공권의 우위를 가져가며 위협적인 헤더를 성공시켰다.
계속해서 서울이랜드의 골문을 두드리던 정재민은 후반 29분 멋진 헤더로 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안산쪽으로 완전히 넘어온 상황. 서울이랜드는 윤주태의 움직임과 정재민의 높이에 우왕좌왕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1분 경기를 뒤집는 역전골이 또한번 정재민 선수의 머리에서 만들어졌다.
경기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최다관중을 기록한 목동경기장은 서울이랜드를 응원하는 소리로 가득찼다. 하지만 어느덧 정규시간은 끝이 났고 추가시간만이 남았다.
그렇세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9분. 10분전 교체되 들어온 호난선수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다시 한 번 경기를 원점으로 끌고 왔다. 경기장을 환호성으로 휩싸였다.
하지만 안산그리너스는 승점 1점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불과 2분뒤... 슈퍼조커 윤주태가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결승골을 넣으며 서울이랜드의 기쁨은 불과 2분만에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서울이랜드 FC는 막판 골키퍼까지 공격에 참여하며 승점 1점을 얻기위해 노력했지만 경기는 4:3 안산그리너스의 대역전승으로 끝이났다.
경기 끝
사진작가 체험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경기가 재미있어서 더 즐거웠던 니콘스쿨 이벤트. 그 가운데 윤주태가 있어서 사진찍는 내내 참으로 뿌듯했고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파트타임으로라도 축구사진기자를 하고 싶다는 꿈이 더 커졌다.
어디 축구팀에서 사진기자 안구하시나요?!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