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영국

[축덕여행 Day.3] 런던일주. 아빠는 잠만보가 아니라 삼만보란다.

고인물트라스 션쿤 2023. 7. 27. 00:44

프리미어리그 첫 직관의 설레임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영국에서의 세번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의 일정은 런던애서 철저히 관광객이 되어보는 거.

그럼 레츠고!

숙소에서 또 무작정 걸었는데 범상치 않은 건물이 보였다. 아.. 하긴 런던에서 범상한 건물이 몇 개나 된다고 ㅋㅋㅋㅋ

범상치 않은 이곳의 정체는 사치갤러리(Saact Gallery) 나조차도 이름을 알고 있는 갤러리니 얼마나 유명한지는 말 안해도 될 거 같다.

하지만...  오늘의 첫 목적지는 노팅힐이었기 때문에 굳이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선택과 집중!


노팅힐 서점을 갑시다

노팅힐에 도착했습니다.🥸

노팅힐은 대형 노상 마켓 ‘포토벨로마켓’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한데 한국에선 노팅힐 서점이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포토벨로 마켓이 엔티크로 유명해서 그런지 주변 주택들의 외관이 심상치 않다. 예술가의 냄새가 풀풀~

건물 외관만 봤을 뿐인데 왜 이곳이 앤티크 상점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는걸까? 😶

오래된 지도와 프린트를 팔던 가게.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리버풀 지도라고 사볼까 싶어 들어갔지만 득템에는 실패!

대신 터키식 커피를 파는 노점상을 만났다.
와!! 이 얼마만에 맛보는 이브릭이야!!! 커피 한 잔으로 행복지수가 가득 채워졌다.

포토벨로 마켓 지도.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고 한편으론 생각했던 것보다 별 거 없어서 놀랐다. 주말에 오면 노점이 더 생길 것 같긴 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상점은 없었다.

뭐 따지고보면 노팅힐에는 노팅힐 서점을 보러 오는 거 아니겠어? 마침 한국인 관광객이 있길래 바로 부탁을
했다.

저기... 사진 한장만 찍어주시겠어요??


작은 여행 팁을 말하자면 사진을 되도록 한국사람에게 찍어달라고 하자. 다른 나라사람들이 사진을 안 찍어줘서가 아니라 사진을 찍는 기본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노팅힐 서점 내부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는게 인상적이다. 관광객들로 사람은 북적거리는데 정작 책을 사는 사람은 없는 신기한 서점 ㅋㅋ

서점 안 쪽으로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는 아늑한 공간이 있다. 예전엔 이런 느낌의 서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서점 구경을 끝내고 나오면서 노팅힐 서점 에코백을 샀다. 나름 가격대가 꽤 있었지만 큰 맘 먹고 구매했는데 지금은 와이프 최애 에코백이 되어서 잘 사왔다는 생각이 든다.

예사롭지 않은 건물들.
건물 자체가 옛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 꾸며놔도 다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상점 뿐 아니라 일반 주택들도 형형색색으로 칠해져있어 골목 자체가 살아있는 것 같다.

건물을 보고 이쁘다고 감탄한 다음 드는 생각이  ’와 이 건물들 한국이었음 다 재건축각인데.’ 이어서 되게 안타까웠다.
진짜 진심 한국이었음 이 주택 다 헐고 건물 올려서 1층에 커피숍하고 있지 않을까? 이거 나만 이렇게생각하나?

전형적인 영국식 건물에 독창적인 디자인 그리고 그 앞에는 미니! 그래 이게 영국이지.

노팅힐 관광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장소로 무브무브!!!

 


어바웃타임 & 비틀즈와 Abby Road

다음 코스는 Camden Market에서 와인하우스의 동상을 보는 것이었는데

루트만 잘짜면 '비틀즈 횡단보도'로 유명한 Abby Road는 물론이고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어바웃타임'의 촬영지도 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tube를 타고 Maida Vale 역으로 이동했다.

바로 이 장면을 촬영한 지하철역이 Maida Vale 역인데, 영화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여서 런던에 가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역에 도착을 했다.


아무 설명도 없고 다른 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처럼 영화에 큰 감동을 받은 사람에게 이곳은 영화세트장 그 자체다. 아무것도 없지만 촬영스탭들이 있고 주인공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아마 이런 느낌 때문에 셀럽들이 다녀간 곳을 찾아다니는 거겠지?  

역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적갈색 벽돌에 헤어나올수 없는 고딕체의 매력 😍 

구글지도를 보니 역 근처에서 Abby Road까지 도보로 10여분 정도 걸리는 듯 싶었다.
충분히 많이 걸었는데...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ㅠㅠ

지도를 따라 걷기를 10여분? Abbey Road 주소 팻말이 눈에 띄었다. 영국여행을 하다보니 이 주소 팻말이 낙서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어떻게 보면 지저분해보이기도 하지만 또 나름 이 곳을 유명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 횡단보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횡단보도, 바로 비틀즈가 건너가는 사진으로 유명한 Abbey Road 횡단보도이다.  관광객이 엄청 많아서 북적일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조용해서 당황했다. 나 Abbey Road 온 거 맞지?

바로 이 사진이 아무것도 없는 이 장소를 관광객들이 시간을 쪼개서 방문하는 장소로 만들었다. 

횡단보도 바로 위쪽으로 Abbey Road Studio가 위치해있다. 아쉽게도 안으로 들어가볼 수는 없다. 밖에서 볼 수 있는 흰색 건물은 작고 오래되어 '뭐야 이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튜디오라고' 라는 생각할 수 있지만 건물 내부 그러니까 건물 지하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작업실이 꾸며져 있다고 한다. (Abbey Road Studios Tour (pictures) - CNET)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Abbey Road Shop 방문으로 달래야 한다. 스튜디오 주변의 흰색 벽이 온통 전세계에서 날아온 비틀즈 팬과 관광객들의 낙서로 가득차 있다. 

나도 아재 개그로 벽 한켠을 채워봤다. 

Abbey Road Studio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Abbey Road Shop. 아쉽게도 내부에서 사진촬영이 허락되지 않았다.

Abby Road 의 아이콘, 횡단보도 그림을 한 장 사고 횡단보도를 떠났다.

이번 런던 관광의 종착지 Camden Market 으로 가봅시다.
아.. 근데.. 나 또 걸어야돼 ㅠㅠ

 


캠든마켓과 이미 와인하우스

Abby Road 를 떠나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처음 맞아보는 장대같은 비 ㅠㅠ
(물론 살 마음도 없었지만) 우산을 살 곳도 없어서 내리는 비를 쫄딱 맞으며 길을 걸었다.

그렇게 한 30여분을 걸었을까? Camden Market에 도착을 했다. 옛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에 상점과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숙소 호스트 Rey 가 왜 Camden Market을 가보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들도 북적이고 Market에서 풍겨져나오는 분위기에서지금까지 런던을 돌아다시면서 느껴보지 못한 '힙'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여행을 왔다는 생각이 많이 안들었는데 Camden Market에서 '아 맞다, 나 영국 여행온거지' 라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아! 그것보다 Camden Market에 온 목적! 에이미 와인하우스 동상을 찾아야 한다. 어디있을까???

Market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저 곳인가?

비 내리는 Camden Market에서 만난 에이미 와인하우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실제 키와 동일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작은 체형이라 놀랐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왜소한 체형의 그녀를 마주하니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녀의 스토리가 더욱 애잔하게 다가왔다. 

근데 왜 Camden Market에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동상이 서있는걸까? 바로 이곳이 그녀의 아지트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와인하우스는 Camden Market 근처의 Pub에서 종종 시간을 보냈고  Martket도 자주 들렀다고 한다.

어린 나이 전세계 음악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천재 음악가를 이렇게나마 만나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Camden Market이 위치한 Camden Town은 쇼퍼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리젠트 스트리트와는 또다른 느낌.  건물 외벽을 특이하게 꾸며놓은 것도 쇼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쇼핑과는 거리가 먼 나라서 Camden Town 하고는 여기서 작별할 시간이다. 

 


어바웃타임

 

금방 그칠 것 같던 비는 기세가 더욱 세졌다. 캠든 마켓에서 쫄닥 젖은지라 숙소로 돌아갈까도 싶었지만 런던 여행 중 꼭 가봐야할 곳이 있어 관광을 계속 이어갔다.

런던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 같은 느낌이다보니 곳곳에 안냐표지판들이 붙어있다. 이곳은 유명한 영국의 시인 William Blake의 생가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이런 표지판들을 찾아보는 것도 런던 여행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비 내리는 런던 골목을 걸은지 20여분 정도되었을까? 런던 관광의 종착지에 도착을 했다. 

바로 ‘어바웃타임'  촬영지 한 곳을 더 들른것이다.

이곳은 주인공이 메리를 처음 만났다가 해어지는 골목길이다.
이 골목을 보기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빗방울을 맞아야했던가?

우리나라 같으면 '어바웃타임 촬영지’ 라는 안내팻말과 함께 출연진 사진이 어딘가 붙어있겠지만 이곳엔 어떤 안내팻말도 없어서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올 수 있다. 메리가 뒤돌아보는 장면과 흡사하게 찍으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이 곳을 마지막으로 런던관광을 마무리했다!!

 


리젠트 스트리트에서 쇼핑하기


가고자 했던 곳은 전부 방문했으니 이제부터는 씐나는 쇼핑타임!!!! 런던 숙소 호스트인 Rey가 아이들 선물을 살거라면 Hamleys 만한 곳이 없다고 추천을 해줘서 가보기로 했다.

멀리 보이는 풍경에서 비가 얼마나 세차게 내리는지 알 수 있다.

네스프레소 캡슐로 만든 대형 유니온잭
원래 있었던건지 대관식때문에 만든건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디어 매우 칭찬해!

Hamleys 입구에 앉아계시는 레고로 만든 찰스 3세
아주 그냥 대관식이 코 앞이라고 난리다 난리.

근위병 옷을 입고 있는 곰돌이 인형
그러고보니 영국에 와서 근위병을 한 번 못봤네ㅠㅠ

영국에서만 파는 근위병과 영국경찰 플레이모빌
몇 번이나 들었다놨다를 반복했지만 꾹 참고 아이들 선물쇼핑에 집중했다 ㅜㅜ 내껀 한 개도 없어...

두 손 가득 아이들 선물을 들고 LIBERTY 백화점을 들렀다. 특별히 살게 있어서 간 건 아니었고 구경이나 해볼까 해서 간건데...

와 여기 백화점 뭐임? 옛날 건물 그대론데!!!????

나중에 알고보니 1875년에 오픈한 무려 150여년 전통의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이었던 것이다.

와 이 고풍스러움 어떻게 할거야. 아 백화점은 꼭 쇼핑 아니더라도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백화점인지 박물관인지 헷갈리는 백화점을 나와 리젠트 거리를 좀 걸었다. 개인적으로 비온 뒤 도시의 야경을 좋아하는데 런던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다행히(?) 비는 잦아들었다.

젖은 바닥에 비치는 네온사인은 여타 다른 도시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이 내뿜는 힘이 골목골목마다 가득했다. 다른 대도시들에서는 느끼지 못한 묘한 느낌이었다.

비에 젖은 생쥐마냥 쫄딱 젖은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Tube에 몸을 실었다.

하루종일 걷고 또 걸었더니 총 걸음수가 35,000보. 애들이 맨날 ‘아빠는 잠만 자니까 잠만보야’ 라고 놀렸는데 별명을 바꿔달라고 해야겠다.

아빠는 잠만보가 아니라
삼만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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