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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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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았습니다. '당신의 인생은 이제 1년 남았습니다.'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년. 1년 뒤 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난 1년동안 무엇을 할까?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에서 그 시작이 '부인(Denial)'이라고 하니 2~3개월은 죽음을 부인하며 보내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남은 건 10개월 남짓. 이제는 시간을 헛되이 쓸 수 없다. 죽기 전에 하지 못한 일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그래. 먼저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사자. 그리고 한 달동안 안필드에서 펍에서 축구를 보고 리버풀 팬들과 원정경기를 떠나보자. 그렇게 한 달은 영국에서 축구만 보고 오자.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꼭 해보고 싶던 일이었으니 후회는 없다. 이제 남은 건 9개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할 수 이..
입조심 눈과 귀는 두 개인데 입이 하나인 이유는?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되 말은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의 진리를 체득해가고 있는데 그 중 '말을 아껴야 한다'는 진리는 진리 of 진리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그 때문에 요새 생활이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다.워낙 말 하는 걸 좋아해서 팟캐스트니 멘토링이니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기웃거리고 있지만점점 말을 아끼고 더 많이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나고 있어 심신이 고달파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강박은 회사생활에서 더욱 심해진다.농담 하나를 할 때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이야기는 아닌지 단어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고회의할 때나 업무 협조를 부탁할 때에도 최대한 예의를 지킨답시고 끊임없는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30대 초반 까지만 해도 이..
사촌이건 이웃사촌이건 사람과 관계맺기를 좋아하시던 아부지 덕분에 친척들과 가깝게 지냈다.사촌은 기본이고 6촌과 8촌까지 다른 집안에서는 한 번 보기도 힘든 촌수의 친척들과 어울렸다.명절이 되면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고 안부를 전했다.아부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그 덕은 보고 있어 친척동생들과 종종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친척 뿐 만인가?사람 만나는 걸 그리도 좋아하셨던 (또) 아부지 덕분에 이웃사촌도 생겼다.거의 20년을 알고 지내는 이웃사촌도 있으니 왠만한 친척 못지 않은 관계다. 하지만 사촌 이건 이웃사촌이건 결국 얼마만큼 노력하고 열과 성을 다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결정된다.아부지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열과 성을 다하셨다. 아들인 내가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아마도 유년기 시절의 환경 때문이 아닐까 추측을 해볼 뿐이..
대나무 숲 서울토박이인지라 다양한 나무를 볼 기회가 적었지만 특히나 길게 뻗은 대나무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루에 몇 십cm 씩 자란다는 이야기와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의 배경이 대나무 숲이었다는 건 어린 시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은 주제였다. 내 나이 삽십 중반이 되어서야 대나무 '숲' 이라는 곳을 가봤다.그것도 아내의 처가집에서 담양 죽녹원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볼 기회가 있었던거지그마저도 없었다면 평생 대나무숲을 가볼 일이 있었을까 싶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 뻗은 대나무숲은 상상했던 이상으로 환상적인 장소였다.대나무의 긴 잎들이 바람에 휘둘리며 내는 소리는 파도소리와 비슷하게 청량했고큰 키로 하늘을 가려 약간은 서늘했지만 오히려 그 온도는 온 몸의 감각을 살아나게 해주었다.할 수..
광어와 도다리 원채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잘 못외우기도 하지만 유달리 생선의 이름은 좀처럼 외워지지가 않는다.그 생선이 그 생선 같기도 하고 워낙 몸집이 작아 그 특징이라는 걸 잘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인 듯 하다.그 중 광어와 도다리 구분은 최고 난이도를 자랑한다.두 생선 모두 납작한 몸에 입은 심히 삐뚤어져 있고 눈은 옆에 붙어있는 것 처럼 보인다. 내가 닮은 꼴이 이 두 녀석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어항에 이름이 쓰여있을 때 뿐이다. '눈이 왼쪽으로 쏠려있고 입이 크며 이빨이 있으면 광어, 눈이 오른쪽으로 쏠려있고 입이 작으며 이빨이 없으면 도다리'라고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단순한 분류법마저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다.입이 크고 작음은 상대적인 거라 어떤 놈이 입이 작다 크다라고 확실하게 이야..
별의 마지막 모습을 보신 적 있으세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보이스카웃을 했었다.덕분에 지금 불고 있는 캠핑열풍을 20년전 전국을 돌아다니며 즐겼다.가까이는 학교 운동장부터 멀리는 제주도 어느 마을까지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이 이야기는 중학교 때 보이스카웃에서 캠핑을 갔을 일이다. 대청댐에서 전국단위의 합동 야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다양한 활동을 마무리하고 어느덧 마지막 날 밤이 되었다.그 당시 우리 스카웃을 인솔하던 대장님은 참 독특한 사람이었다. 말이 좋아 독특한거지 요샛말로 돌+아이 같은 개성 넘치던 분이었다.이 분이 마지막 날 밤이라고 걸스카웃과의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남정네 밖에 없던 우리학교 스카웃들은 돗자리에 각종 과자와 음료수를 한 상 거하게 차려놓고걸스카웃 친구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 때 돌+아이같은 대장님이 ..
미래에 대한 고민 나이는 서른 중반을 넘어 후반에 접어 들었다.결혼을 한 지 3년.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난 그렇게 가장이 되었다.2009년부터 시작한 10년차 회사 생활은 과장이라는 직함을 달아주었다.물 흐르듯 큰 부침없이 그냥그냥 흘러온 인생인 것처럼 느껴진다.결혼 전까지만해도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 지금 현재 나의 발전이 더 중요했다.하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서른 후반의 나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도 없고 배워 놓은 기술도 없이 마케팅을 한다고 10년을 보냈다.이 생활을 얼마나 길게 이어갈 수 있을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10년 후에 나는 어떤 위치에 있을까?' 최소한 마케팅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을 거 같지는 않다. 대표가 되어 기업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
독수리와 황새 '독수리와 황새' 이 두 단어가 쓰여진 메일을 받고 얼마나 글을 쓰고 싶었던가.내가 응원하는 축구팀의 전감독과 현감독은 특이하게 '새'관련 애칭이 있다.한 사람은 독수리라고 불리고 또 한 사람은 황새로 불린다.이 둘은 K리그에서 알아주는 공격수였으며 둘다 일본으로 건너가 J리그 최고의 공격수 자리에 올랐다.두 선수 모두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독수리'는 어이없는 문전결정력으로 빛을 보지못했고'황새'는 월드컵 개막전 첫번째 골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하며 4강을 이끌었다. 시간이 흘러 '독수리'는 본인의 둥지에서 플레잉코치-코치-수석코치-감독대행을 거쳐 '순혈 FC서울' 감독이 되었고 '황새'는 2008년 부산을 시작으로 감독생활을 시작하여 본인의 둥지인 포항에서 리그우승과 컵대회 우승을 달성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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