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100일글쓰기

(4)
나비 아버지는 2015년 1월에 돌아가셨다. 손자가 세상에 빛을 보기 8개월 전이었다. 아버지는 손자를 보시지 못했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다. 나에겐 할아버지/할머니의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내 부모님의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그 분들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기에 세월이 지나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은 항상 젊은 모습을 유지했다. 자고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깊은 주름과 하얀 머리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내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젊으셨다. 이제는 사진 속의 분들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진 세월까지 와버렸다. 명절날 할아버지 댁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용돈을 받아오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친구들에게 할아버지는 시..
돼지껍데기 돼지는 세상을 떠날 때 모든 것을 내어주고 간다. 육신은 고기로 내주고 머리는 제를 지낼 때 데코레이션용으로 내어준다. 내장 또한 하나 버릴게 없어 작은창자는 곱창을 해먹고 간은 순대의 사이드메뉴로 먹는다. 여기까지만해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저리가라 할 정돈데 돼지껍데기 이야기가 빠졌다.​ ​말이 좋아 '돼지껍데기'지 돼지피부, 돼지살갗이 아닌가? 고기를 먹는걸로 부족해서 사람들은 돼지의 살갗까지 야무지게 해체하여 먹어 제낀다. 자기가 싼 똥에 뒹굴거리는 돼지는 더럽다고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돼지 껍데기는 잘도 먹는다. 또, '돼지 같이 생겼다'는 말에는 화를 내면서 돼지껍데기에 콜라겐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미용에 좋다고 먹는 사람들도 있다는게 아이러니 하다. 돼지껍데기를 먹을 때면 가..
초보아빠의 동요 첫째가 세상에 나오고 그렇게 아빠가 되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이 그랬겠지만 나 역시도 아빠가 처음이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갔다. 그 가운데서도 아이와의 교감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수시로 노래를 불러줘야 했던 부분이었다. 국민학교(난 어엿한 국민학교 출신이다.)를 졸업한 지 20여년 가까이 되어 알고 있던 동요는 모조리 잊어버렸고 기껏 기억나는 노래들도 듬성듬성 가사를 빼먹어 완벽한 노래 한 곡을 부르지 못했다. '육아의 신' 유튜브에서 동요를 검색하면 수백만가지 동요를 틀어 줄 수 있었지만 아빠 마음이라는게 아빠 목소리로 불러주는 게 아이 정서 발달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부족하나마 열심히 불러줬다. 2~3개월정도 지났을 때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동요(좋..
계륵 밖에서 운동 하는 걸 좋아한다. 한 때는 인라인도 탔고 스노우보드도 꽤 오래 탔다.눈이오나 비가오나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기도하고 보기도 했다.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나 7번 국도 일주도 했다.다양한 활동을 할 때마다 핸드폰으로 꼭 동영상을 찍었다.사진이 주지 못하는 역동성과 현장의 생생함을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장비병이 도졌고 그 무렵 '액션캠' 이 인기를 끌었다.네모난 작은 카메라는 스킨스쿠버,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고만년설이 쌓인 산을 스노우보드로 내려왔으며 여행지를 함께 했다.갖고 싶었다.나도 가슴팍에 카메라를 달고 멋진 활강을 할 수 있을거 같았고여행을 갈 때마다 멋진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개월을 모니터쇼핑만하다 결국 신혼여행 핑계로, 그것도 공항 면세점에서가장 유명하다는 '고XX..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