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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아버지는 2015년 1월에 돌아가셨다. 손자가 세상에 빛을 보기 8개월 전이었다. 아버지는 손자를 보시지 못했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다. 나에겐 할아버지/할머니의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내 부모님의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그 분들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기에 세월이 지나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은 항상 젊은 모습을 유지했다. 자고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깊은 주름과 하얀 머리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내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젊으셨다. 이제는 사진 속의 분들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진 세월까지 와버렸다. 명절날 할아버지 댁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용돈을 받아오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친구들에게 할아버지는 시..
돼지껍데기 돼지는 세상을 떠날 때 모든 것을 내어주고 간다. 육신은 고기로 내주고 머리는 제를 지낼 때 데코레이션용으로 내어준다. 내장 또한 하나 버릴게 없어 작은창자는 곱창을 해먹고 간은 순대의 사이드메뉴로 먹는다. 여기까지만해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저리가라 할 정돈데 돼지껍데기 이야기가 빠졌다.​ ​말이 좋아 '돼지껍데기'지 돼지피부, 돼지살갗이 아닌가? 고기를 먹는걸로 부족해서 사람들은 돼지의 살갗까지 야무지게 해체하여 먹어 제낀다. 자기가 싼 똥에 뒹굴거리는 돼지는 더럽다고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돼지 껍데기는 잘도 먹는다. 또, '돼지 같이 생겼다'는 말에는 화를 내면서 돼지껍데기에 콜라겐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미용에 좋다고 먹는 사람들도 있다는게 아이러니 하다. 돼지껍데기를 먹을 때면 가..
칼의 노래 - 김훈 제목: 칼의 노래 저자: 김훈 김훈 작가는 1948년 생으로 다양한 언론사를 거치며 기자생활을 해오다 1994년 겨울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칼의 노래 외에 '현의노래', '남한산성', '공무도하' 등의 장편과 '밥벌이의 지겨움', '라면을 끓이며'와 같은 에세이, '화장', '언니의 폐경' 과 같은 단편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 중 영화로 제작된(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화장과 남한산성이 그 가운데 널리 알려졌다. 칼의 노래는 소설로 분류되며 2001년 초판 발행때에는 '생각의나무' 에서 출판하였으나 출판사의 부도로 절판되었다. 2012년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하며 현재에 ..
산 사람의 목에 거미줄 치랴. 호주 워킹홀리데이 할 때의 일이다. 어린 날의 객기로 단돈 100만원을 들고 무작정 호주로 떠났다. 당장 머무를 숙소는 물론이고 일할 곳도 찾아보지 않고 말 그대로 무작정 길을 떠났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모한 일이었는지. 운이 좋았던 건지 호주에 도착한 지 3일만에 농장에 일자리를 구했고 그렇게 힘겨운 호주 생활을 시작했다.농장생활을 하다가 중간에 여행을 가고 다시 농장을 들어가는 힘겨운 호주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도시에서는 쉽게 일자리를 구하고 돈을 많이 벌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큰 도시로 옮겨갔다. 하지만 도시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렇게 몇 주를 일을 하지 못하다보니 통장에 잔고가 100불 이하로 남게 되었다. 당장 방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
폴란드. 2002한일 월드컵. 올리사데베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린지도 어느덧 16년이 지났다. 당시 우리나라는 폴란드, 미국, 포르투칼과 함께 D조에 속했다. 개최국 이점이 있기는 했으나 황금세대를 보내고 있던 포르투칼과 북중미의 강호 미국 그리고 올리사데베를 앞세워 16년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폴란드까지 그 어느 팀 하나 쉬운 팀이 없었다(사실 우리나라 축구 레벨에서 쉬운 나라가 어디있겠냐만은). 첫단추를 잘 꿰야 한다고 월드컵전부터 언론에선 폴란드전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엠마누엘 올리사데베선수는 경계대상 1호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게 유럽예선 10경기에서 8골을 넣을 정도로 무서운 득점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폴란드에서는 올리사데베가 폴란드 축구의 중흥기를 재현할 선수라고 들떠있었다. 게다가 당시 골키퍼는 리버풀..
축구의 종주국 영국에서의 축구여행 여행으로든 업무적으로든 운이 좋게도 다양한 나라들을 방문해봤다.자연이 너무 아름다웠던 캐나다나 호주도 있었고 사람사는 냄새(?)를 흠뻑 맡을 수 있었던 태국도 있었고엄마랑 단둘이 여행을 갔었던 중국도 있었다.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언제나 새로운 곳에 대한 갈망과 환상이 가득하다.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도 보고 싶고, 아프리카의 사파리에서 야생동물들이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고 싶지만적어도 지금까지 가장 가고 싶은 나라 그리고 여행은 영국으로의 축구여행이다. 영국은 내 욕심의 끝에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글을 써오는 중간에도 몇 번 언급을 했었지만영국으로 '축구여행'을 떠나는 것이 내 40번째 생일의 목표이다. 그냥 축구여행은 누구나 돈있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내가 바라는 축구여행..
똥손 또는 흙손의 비애 뱀머리손가락을 가진 자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한테만큼은 '손재주' 라는 것은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듯하다.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없고 국민악기라고 하는 리코더도 겨우겨우 불 줄 아는 정도다.뭔가 만들어 내야 하는 창의성 듬뿍 담긴 작업들은 말 그대로 절망적인데그림은 초등학교 수준에 머물러 '졸라맨' 이상을 벗어나 본 적이 없고공예, 흔히 말하는 만들기로 넘어오면 이게 뭘 만든건지 모를 정도로 참혹하다.그래서 자신의 손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들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사실 가장 부러운 건 작품을 시장에 들고 나와 판매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도 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분리수거함 매주 빠지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쓰레기 분리수거다.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분리수거는 놀랍게도 쓰레기 재활용률 세계1위라는 기록을 안겨주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리수거 시행 초반에는 스티로폼은 어디다 버려야 하며 형광등은 또 어디다 버려야 하는지 기타 잡다한 물질(?)들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분리수거함 앞을 빙빙돌며 고민했던 적이 많았다. 대부분의 인생을 아파트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분리수거가 자연스러운 일이나유년기시절의 주택가 생활을 제외하면 주택에서의 기억이 없는지라.주택가에서의 분리수거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최근 새로 이사한 아파트단지의 분리수거장은 이전 아파트단지보다 어수선하다.종이박스안에 비닐을 그대로 넣어 버리기도하고 대형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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