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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어무니와 함께 가을을 맞이한 서울대공원 방문기


우리 가족은 동물을 참 좋아한다. (적어도 어무니랑 나는... 아부지는 잘 모르겠네~)
지금까지 기른 강아지가 4마리였고, 모두 우리집에서 5년이상 길러졌다. 
굉장히 어릴적에 단독주택에 살 때는 병아리를 사서 닭으로 만들었으며
한켠에는 멍멍이 한켠에는 앵무새와 카나리아를 키우며 지냈다.
아파트로 이사와서는 어항을 들여놓고 열대어를 기르고 거북이와 햄스터를 길렀다.

그런 가정환경때문인지 몰라도 난 참 동물원을 좋아한다.
동물원에 가면 굉장히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진다.
특히나 가을에 가는 동물원은 세상 그 어느곳보다 아늑한 기분은 선사해준다.

이번에도 동물원을 가려는 목적이 정해져서 간 건 아니었다.
그냥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코끼리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동물원 방문은 갑작스레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길을 어무니와 함께 했다.




과천에 있지만 분명한 서울특별시 서울 동물원.(자세한 내용은 이 곳에서~ http://grandpark.seoul.go.kr/main.do)
엄청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동물원이자 나무가 울창해서 너무 아름다운 동물원이다.
이곳까지 걸어올라올 수도 있고 추억의 코끼리 열차를 타고 올라올 수도 있지만
봄이면 벚꽃이 만발해있고 가을이면 낙엽이 이쁘게 떨어지는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



너무나 저렴한 입장료... 입장료는 단돈 3,000원.
서울대공원의 최고인기코너인 돌고래 쇼를 합쳐도 일인당 5,000원 밖에 안된다!
만일 돌고래쇼를 보지 못했다면 꼭! 관람하길 강추! 
세계 어느 곳의 돌고래쇼에도 뒤지지 않을 재미있는 돌고래쇼를 볼 수 있다.




목이 긴 기린아저씨!
근육이 조금 쳐져있어서 나이 먹은 기린아저씨로 추정된다.
관람대 바로 앞에서 우아한 각선미 뽐내고 계시며 플래시 세례를 독차지 하셨다.







네다섯마리의 기린이 옹기종기 모여서 살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가장 어린 녀석으로 생각된다.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지 관람대 앞을 어슬렁거리다 돌아가고 어슬렁거리다 돌아가고를 반복했다.
때깔도 기린무리 중에 가장 깔끔했다. 역시... 어린게 좋다...ㅡㅡ;;;;
 




웅크려 자고 있는 사막여우.
추워서 그런지 다들 잠만자고 있었다는...
귀가 참 매력적인 녀석들.











어무니랑 내가 제일 좋아했던 프레디독~
생긴게 어찌나 귀엽던지 ㅋㅋㅋㅋ
앉아 있는 자세가 영락 없는 서울이자세.
한마리 키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드넓은 곳에서 사는 녀석들이라 미안할 것 같다.

오랜만에 어무니도 사진 한장 찍으셨다.
오~ 카메라를 거부하지 않으시다니... 우리 어무니 많이 변했네~!! 






프레디독 바로 옆에 사막의 파수꾼 미어캣이 있었다.
요 녀석이 망을 보는 녀석인지 다른 애들은 땅파기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이 놈만 높은 곳에 올라가 편안한 자세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TV에서 보면 두발로 서서 망을 보던데.....
확실히 프레디독보다는 귀염도가 떨어진다.

 



이제부터 점점 덩치가 큰 녀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큰 몸을 이끌고 포즈를 취해주신 코뿔소 아저씨.
2년전인가? 그때보다 좀 야위셨지만 그래도 건강한 모습이다.
변도 대량투척해주시고... 늠름한 모습.
나왔다고 집에서 포즈도 취해주시는 매너도 선보여 주셨다.
다음에 왔을때는 좀 통통해진 모습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세 좋은 타조 아줌마.
어무니때문에 이날 처음 알았다.. 타조는... 발가락이... 두개뿐이다!!!!!
도도한 포즈로 걸어오셔서는 물끄러미 어무니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던 타조 아줌마...
탈모가 시작되셨는지 이곳저곳 털이 듬성듬성 빠지셨다. 털갈이 중이신가???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동물원의 정신적지주이자 나에게도 정신적 지주인 코끼리 아저씨!!!!
(땅에는 코끼리 아저씨 바다에는 고래아저씨)
 



세분의 코끼리 아저씨가 일광욕을 즐기고 계셨다.
가장 좌측에 있는 아저씨는 연신 모래를 등에 뿌려 샤워를 하셨고
중간에 있는 아저씨는 신나는 그루부에 맞춰서 몸을 흔드셨다. 흔들흔들~
 



한 5분 정도 아저씨들과 얘기를 하고 가려고 하는데 
맨 좌측의 아저씨가 코를 지지대 삼아 발을 꼬는 고!난이도 기술을 선보여주셨다!
요새 무릎이 안좋다고 하셨는데.... 그 때문에 그러신건가..ㅠㅠ
계속 발을 바꿔가며 꼬시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코끼리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보니 어느새 동물원의 중심에 이르렀다. 
동물원 중심에는 낙타가 자리잡고 있었다.
재미있는 얼굴표정과 우뚝 솟은 봉우리가 특색있는 낙타.
관람객들이 풀을 뜯어서 먹이려고 하니 얼굴을 내밀고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아마 저 아이(심지어 외국아이다!)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지?
먹이를 주고 돌아서서 감격에 찬 얼굴로 엄마에게 모라모라 떠들던 아이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낙타 우리 옆에는 산양무리들이 먹이를 갈구/갈망하고 있었다.
마침 먹이 주기 체험시간이어서 어무니랑 산양먹이주기에 도전했다.
어찌나 개걸스럽게 달려들던지......
"다 떨어졌다~" 라는 말을 알아듣는건지 그 말만 하면 눈이 한없이 슬퍼졌다 ㅋㅋㅋㅋ



의도치 않은 사진.. 마치 거울에 찍힌양..
사진은 이런 재미가 있어서 참 좋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재미있는 순간의 찰나. 
물론 전문가들은 이런것들까지도 의도하겠지만....
 



양 우리 위에서 어무니와 날 맞이 한 동물은 이름도 너무 이쁜 "꽃말" 이었다.
미국 태생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긴 털이 참 매력적이었다.
이름이 "꽃말" 이어서 그런지 작은 체구가 너무 귀여운 모습이었다. 
집에서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은 또다른 녀석들...(하지만 응아 냄새가 좀....) 




원숭이관에서 만난 매정한 원숭이 엄마.
엄마 젖을 먹고 있는 애기 원숭이 머리를 잡아 뜯어서 못먹게 하는 모습을 연출!!!
애기원숭이는 먹겠다고 젖을 꽉 물고 놔주지 않고....
참 매정하드라.... 
내가 이래서 원숭이를 싫어하는거야!!










귀여운 동물들은 이제 그만~
맹수의 제왕 호랑이님을 만났다.
정말 사자와는 다른 아우라가 풍겨나오는 모습!!!!!
맹수 중에선 호랑이님의 포스를 넘을 맹수는 없다고 자부한다.
얼룩무늬에서 나오는 카리스마와 날렵한 몸매 다부진 발.....
그 어느것 하나 빠짐이 없는 호랑이님!!
이날도 호랑이님의 기운을 잔뜩 받으려 눈을 마주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시나 도도하신 호랑이님은 쉽게 자신의 눈빛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대단하신 포스!!!!


'

호랑이님 기운을 받으신 어무이... 키를 재신다....
어무니... 난... 어무니를 닮은거구나.. 그런거구나...
난 자존심이 강한 남자기 때문에 수달 키재기 따위에선 키를 재지 않았다!
결코 쪽팔리거나 해서 안 잰거 아님...ㅡㅡ;;






다음에 만나본 친구는... 이 날부터 완전히 팬이 된 "랫서팬더"
쿵푸팬더의 스승으로 나오기도 하는 유명인.
그동안 그냥 넘겨서 보느라 이렇게 귀여운 아인지 몰랐는데....
정말 귀염둥이다.
에피소드 중 하나.
사육사 누나가 밥을 주는데 그 중에 당근도 있었다.
다른 음식은 다 잘 먹는데 이상하게 당근은 안 먹데~ 사육사누나가 손에 쥐어서 주기까지 했는데...
땅에 내팽겨치더라..... 결론 : 동물들도 편식한다.
어무니랑 나랑 이놈들 앞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머물렀는지^^










동물원 구경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 구경의 마지막에 곰들이 버티고 있었다^^
불곰은 원래 먹을거 달라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하던 아이였는데 
이 날은 너무나 얌전히 앉아만 있었다...
먹이달라고 막 굽신굽신거리던 아이였는데.....

오히려 재미를 준 건 반달사슴곰이었다. 
가슴에 반달문양이 그려져있어 반달사슴곰이라고 불리는데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이날... 왜 두산베어스에서 곰 귀 머리띠를 파는지 이해를 했다...
저 놈 귀 좀 보시라... ㅋㅋㅋ 그 머리띠랑 똑같다!!!
마치 미키마우스 귀와 흡사하게 생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산 곰탱이 ㅋㅋㅋ 

 



청명한 가을하늘.
어무니랑 함께해서 좋고. 그곳이 동물원이어서 좋고.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서 좋았던.
10월 어느 좋은날.. 





마지막으로 소개할 동물은 사자어린이~
아직 애기라서 우리 안에는 넣어놓지 못하고 사육사 아저씨와 따로 생활한다.
원래 어무니의 요청사항으로 인공포육실을 구경하고자 했으나 관람시간이 지나서 들어가보지 못하고
그 옆에서 벌어진 사자어린이 설명회를 관람했다.
고양이 같기도 하고 멍멍이 같기도 하지만 나름 날카로운 발톱도 가지고 있고
갸르르릉 하는 제법 맹수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자 어린이.
사육사 아저씨가 너무 친절하게도 들어서 사진을 찍게 해주시고 만지게도 해주셨다.
우리 어무니... 애 처럼 기뻐하셨다... 심지어 본인은 사육사 체질이라며.....
ㅋㅋㅋㅋ

드넓은 동물원을 다 돌아보고 나서 어무니와 낙엽이 지기 시작한 가로수길을 내려왔다.
머리가 크고나서 거의 처음으로 어무니와 함께한 나들이.
나름 아들로서 어무니와 친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돌이켜보니 이런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을 깨달았다.
어무니도 아들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고 싶어하셨을텐데...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아닌가?

가을이 지나고 곧 겨울이 오면 어무니랑 여유롭게 걸으면서 이야기 하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곧 봄이 찾아올 것이고 봄바람 맞으며 모자간의 정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어느 좋은날... 하늘은 푸르렀고 낙엽은 울긋불긋 색을 입혀가고 있던 그날.
너무나 소중한 추억을 한 장 또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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