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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오늘! 세상에서 없어지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카테고리를 어디에 둬야 할지,과연 내가 광고에 대해 논할만한 지식을 가졌는지 고민했다.

지금까지 "광고" 카테고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고들을 나 나름대로 분석한 글을 올렸을 뿐 

광고에 대해 비판을 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 광고만큼은 그냥 넘어가는것을 내가 가진 이성이 허락하지 않았다.



위 동영상은 "이노션월드와이드" 에서 제작한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TV CF 시리즈 중 "금요일" 버젼이다.

이번에 새롭게 런칭한 TV CF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을 언급하며 아반떼의 이미지와 결합시키고자 했다.

월요일은 만유인력 발견... 화요일은 청바지의 탄생... 수요일은 PC의 탄생... 목요일은 태극기가 에베레스트에 꽂힌 날...

금요일은 한글이 창제된 날... 토요일은 월드컵 4강 진출일... 일요일은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딛인 날...

아무도 기억 하지 않는 요일을 꺼내와서 평범한 날이 굉장히 중요한 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소비자 입장에서 평가를 하자면 결코 화면을 돌릴 수 없는 몰입감이 있는 TV CF 였다.(그러니까 이렇게 깔 준비도 했지...)

그리고 다음 요일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까지 가지게 하는 TV CF 였다.


아이디어 반짝이고 몰입감 충만하고 심지어 고객으로 하여금 다음 CF까지 기다리게 만든 훌륭한 CF인데 난 뭐가 껄쩍지근했을까??

나는 왜 월.화.수.목.금.토.일 의 7편의 영상 중 금요일 편만 블로그에 올려놓은걸까??


영상은 이런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한다.

1446년 10월 9일 금요일 신분에 상관없이 생각을 글로 표현하게 된다. 한글이 세상과 만난날이었다.


그리고는 화면이 바뀌고 금요일 오늘, 당신이 넘을 클래스는 무엇입니까? 라는 카피라이팅이 나타난다.

화면의 배경역할을 하는 영상은....... 영자신문이다... Friday, 2013 이라고 선명하게 찍혀있는...


머리속이 갑자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분명 이 앞전의 영상은 훈민정음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글이 세상과 만난 날...

그런데 1초도 되지 않아서 내가 만난 화면은 영문 가득한 화면이었다.

이 광고는 도대체 나에게 뭘 말하고 있는거지??? 뭘 물어보고 싶은 거고 뭘 원하는거지???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 머리속을 다시한번 거대한 믹서기가 훑고 지나간다.


클래스를 넘어서라 아반떼

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멋진 아반떼가 나타나고 화면에 "세상에 없던 CLASS AVANTE" 라는 글귀가 나타난다.


이제 내가 말하고 싶은 바가 무엇인지 다들 눈치들 채셨는지??


이 광고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고 자동차가 얼마나 멋지게 찍혔고 카피라이팅이 얼마나 간지나게 뽑혔는지는 모르겠다. 

난 그런 쪽에서는 문외한이니까.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건 아니자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건 내가 이 분야에 뛰어난 실력가여서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사람의 소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앞에서는 한글에 대해 얘기를 해놓고 바로 다음 화면에서 영자신문을 보여줄 생각을 한거지???

저 화면에 금요일, 2013 이 새겨져 있으면 금요일이 아닌게 되는건가??? 

TV  CF에는 일관성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 건가???

이 시리즈만이라도 "부류를 넘어서라 아반떼" 라던가 "세상에 없던 우아함 아반떼" 라고 할 수는 없었던거야???

도대체 저기서 말하는 "CLASS" 가 수업을 이야기 하는거야 계층을 얘기하는 거야 우아함을 얘기하는거야 부류를 얘기하는거야???


내가 답답하고 이 광고를 보면서 불쾌했던 건 한글 창제는 억지로 끼워넣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다른 건 몰라도 영자신문은 매일신보나 독립신문 같은 거 넣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2연타를 먹고 헤롱거리는 내 머리를 마지막으로 강하게 내리치며 광고는 끝이 난다...


NEW THINKING (새로운 사고)

NEW POSSIBILITIES (새로운 가능성)


Bravo Hyundai Mo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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