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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만우절.
K리그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인 "슈퍼매치"가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전 경기에서 전북을 2:1로 잡아 기세가 잔뜩 오른 서울과 
제주에게 역전패를 당해 기세가 한 풀 꺾인 수원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말 기분나쁜 패배를 당했다.
이 모든게 만우절의 거짓말이기를 바라기까지 했으니...
일말의 핑계를 댈 수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경기력이 좋았는데 심판 때문에 졌다면 심판이라도 욕하겠지만
오늘은 심판의 핑계를 대기 부끄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수원에게 밀린 경기였다.

1. 이해할 수 없는 선발 라인업


최용수감독은 4-2-3-1 형태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중앙을 두텁게 하여 수원의 공격을 허리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론 이 라인업이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수비에서는 지난 경기까지 아주 크~~은 실수 없이 경기를 이끌어온 김진규-김동우라인이 중앙을 책임졌다.
하지만..... 고요한이.... 윙백이라니........ 정말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이었다.
물론 고요한의 빠른 발이 필요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수원의 라인업을 본다면 굳이 저 자리에 고요한을 넣었어야 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라돈치치 192cm / 스테보 188cm / 박현범 194cm  vs   고요한 170cm
무려 20cm가 차이나는 선수와 공중볼 경합이 가능하리라 보는것인가?
(고요한은 전반 25분경 부상으로 현영민과 교체되었다.)

아무리 봐도 이 라인업은 뭔가 안맞는 느낌이다..
게다가... 박희도라니....
물론 박희도의 네임벨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근데 박희도의 가장 최근 출전 경기는 3월 10일 전남전이었고 그것도 후반 42분에 교체 투입된게 전부다.
사실상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경기 감각이 제로에 가까운 선수가
중압감이 어마어마한 수원전에 선발출장 한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후반전 42분 교체 출전이 전부인 선수가 갑자기 수원전 선발을 꿰찬것이다......ㅡㅡ;;;

백번 양보해서 선수 선발 라인업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니 이쯤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2. 어이없는 실점 : 서울의 수비는 언제쯤이나 안정될런가?

FC서울은 공격력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그 후광효과로 취약한 수비라인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FC서울 경기를 많이 본 지지자라면 FC서울의 가장 큰 약점이 수비라는데에 동의할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FC서울에서 절대 팔지 말아야 하는 선수는 데얀도 몰리나도 아닌 아디라는 것이다.
물론 수비라는 것이 99번 잘하다가도 1번 실수하면 욕먹는 위치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후방을 지키는 입장이라면 그 1번도 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오늘 경기에서는 수비수의 1번의 실수가 아닌 2번의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더 안타까운건 오늘의 실수가 비단 오늘만 나온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첫번째 실점장면을 보자.

에벨톤C가 골에어리어 우측에서 프리킥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데드볼인 상황에서도 "공이 아닌 사람"을 찾아 다녔어야 했는데 
FC서울 선수들 모두 공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 연출 되었다.
캡쳐장면에서조차 공이 떠난 상태에서도 사람을 보는게 아니라 모두 공만 쳐다보고 있다.
수비의 가장 기본적인 맨마킹을 허술하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왼쪽에서 돌아들어가는 박현범을 그 어느 선수도 저지 하지 못했다.
자기가 마킹해야 되는 선수는 이미 두세발자국 앞에 들어갔는데 원안의 선수는 공만 보고 있다.
심지어 오프사이드라인까지 무너져버려서 무이지경의 상황을 헌납하고 말았다.

다른 각도에서 본 실점 장면은 참담하기까지하다.
공격수는 노마킹상황이 되었지만 수비수는 아직까지도 공만 쳐다보고 있다.
저 선수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혼자만의 실수가 아니라 수비라인 전체의 실수이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프리킥하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수비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박현범 근처에 3명의 수비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 실점 장면은 위 상황보다 더 찝찝하다.

수비수는 자신이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으로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수비수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의 위치에서 공 뺏기기...."
최악인 것은 최종수비수가 수비영역에서 볼을 빼앗겼기 때문에 도와줄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장면에선 추가적으로 오늘 수원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도 알 수 있다.
수비수 2명에 공격수가 4명이 보이는 이 상황.....

공을 빼앗긴 후 수원은 빠르게 역습을 가져갔다.
수비 숫자 4 , 공격숫자 5.....
심지어 오른쪽 골에어리어에는 노마킹의 선수가 2명이나 있었다.
어떻게는 골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가운데 서있던 김진규가 라돈치치를 막으러 가지 않고 스테보 쪽으로 내려왔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위 상황상 라돈치치에게는 수비수가 근접마크하고 있었던 중이어서 
슈팅을 가지고 간다면 약간은 불편한 상황에서 슈팅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진규가 라돈치치쪽으로 위치를 옮기는 순간 라돈치치는 스테보에게 패스를 했다.
자신의 오른발에 공이 와있었기 때문에 패스도 빠르고 정확했다.
스테보의 노마킹 찬스... 그리고 골.....

두 골 모두 수비수의 실수로 일어난 골이었다.
골이라는 게 실수를 비집고 들어가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실수는 너무 뼈아프다.

특히나 1:0에서 2:0으로 만들었던 두번째 실수는 한 경기에서 한번도 나와서는 안될 실수였다.
다시 한번 어설픈 수비에 무릎을 꿇은 FC서울이다.....


3. 동맥경화 중원 : 우리에겐 한박자 빠른 패스가 필요하다.


중원은 하대성과 고명진이 위치했다. 

하대성의 볼키핑력과 고명진의 볼배급력을 기대하고 들고 나온 조합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키핑력과 볼배급력이 중원의 동맥경화를 일으켰다.

오늘 수원선수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에벨톤C는 근래 보기 드물게 프리롤이란 이런것이다 라고 보여주었고
서정진과 박현범 등의 중원은 많은 움직임으로 FC서울 압박했다.
반면 FC서울은 하대성과 고명진의 패스가 막히면서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않고 말았다.

측면에서 활발히 움직여줘야할 박희도는 경기장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했고 
발재간(만)이 좋은 몰리나는 끊임없는 개인플레이와 반박자 느린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어먹기 일수 였다.

중원에서 골배급이 안되다보니 데얀은 고립되기 일수였고 자신이 직접 공을 가지러 중원까지 내려가곤 했다.
가운데서 풀어가지 못하면 측면으로 빼내서 흔들어줘야 하는데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
후반전 많은 기회들이 측면의 고광민의 센터링으로부터 나왔다는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무슨 이유에서 최태욱이 선발로 나오지 못한 걸까?
초반부터 빠른발을 이용해서 좌우측면을 많이 흔들어줬다면 경기 양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4. 공격다운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 할말없는 공격진. 그리고 일말의 희망

공격진에 대해서는 뭐라 할말이 없다. 한 게 없으니까...
계속 이름을 언급해서 미안하지만 측면에서 활발히 움직여줘야했던 박희도는 보이지 않았고
그 반대편에 있던 몰리나는 열심히 개인플레이를 이어갔다.
데얀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한채 "보스나"에게 완전히 막혀서 고전했다. 
최근 공격력의 정점을 찍은 하대성은 수원의 압박수비에 막혀 볼키핑하느라 바빴고
빠른발과 날카로운 패스를 자랑하는 고명진은 경기내내 볼을 질질 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원과 비교해보면 끊임없이 자리를 바꿔가며 수비진을 흔들었던 스테보와 라돈치치
프리롤의 전형을 보여준 에벨톤C.
날카로운 센터링과 빠른 패스를 보여준 서정진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여가면서 공간을 만들어냈고 결국 골까지 이어갔다.

몰리나가 조금만 욕심을 덜 부렸더라면, 하대성과 고명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였더라면
이렇게 참담하게 패배하진 않았을텐데.....

하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찾아보자면 고광민과 김현성의 투입이 아니었나 싶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희도를 김현성과 교체 투입했다.
그 결과 취약했던 제공권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데얀의 움직임을 전반보단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최현태와 교체된 고광민은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플레이를 펼쳐보였고 
김현성의 높이와 맞물려 좋은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특히나 고광민이 들어온 이후 부터는 FC서울의 공격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공격진 뿐 아니라 미드필더까지도 살아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다.
전반전 측면공격수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아직 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못한 모습이 김현성과 다른 선수들간에 자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차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되며 이후 손발이 맞아 들어가게 되면
데몰리션 콤비보다 더 무서운 데얀 - 김현성 라인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5.첫 패배 : 앞으로 39라운드가 남았다.

오늘은 분명히 이겼어야했던 경기였다.
수원전 3연패의 고리를 끊었어야 했고 초반 순위다툼에서 유리한 유치를 선점해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나 완벽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분명 오늘은 수원선수들이 우리선수들보다 독하게 마음 먹고 나왔다.

파울숫자만 보더라도 27:12 로 수원이 약 2배 많은 파울을 저질렀다.
물론 파울을 자주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상대방의 기를 꺾어놓는 무엇인가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최종라운드까지 최저파울을 기록해서 페어플레이팀 상을 받는다고 해서 우승트로피까지 받는 것은 아니다.
강할때는 강하게 부드러울때는 부드럽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패배는 가슴 아프다.
특히나 라이벌(?)전 패배는 더더욱 가슴 아프다.
하지만 윤성효감독의 말대로 우리에게 이겼다고 해서 승점을 6점 받는게 아닌것 처럼
오늘 수원에게 졌다고해서 승점이 -3점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겨우 5라운드를 치뤘을 뿐이다. 
우리에겐 39라운드라는 길고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의 패배를 거울삼아 다음 경기때는 승리하면 되는 것이다.


승리버스 50대가 빅버드에 모였다. 
그리고 버스나 개인차량, 소모임 차량을 이용해서 수천명의 수호신이 경기장을 찾았다.
내가 아는 바로는 빅버드에 가장 많은 수호신이 모였다.
비록 오늘 패배로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수많은 수호신을 보고 희망을 찾았다.
지지자는 팀이 가는 길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해주면 되는 것이다.

비록 오늘 이 포스팅이 서울의 경기력을 탓하고 선수들의 실수를 탓하는 글이라 할지라도
그 밑바탕에는 두번다신 이런 실수 없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 헤딩슛이 빗나간 이후 화가 나서 골대를 발로 찬 김진규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오늘 빅버드에 모여서 하나된 목소리로 팀을 응원한 이 마음을 가지고 
다음 경기때에도 우리 선수들 뒤에서 뜨거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자.
또다시 패배한다 할지라도 우린 그들에게 승리의 노래를 불러주자.

그것이 나, FC서울을 지지하는 지지자의 모습이고
그 노래에 최선을 다해 뛰어주는 것이 선수의 모습이다.

"그대들이 가는 길 우리가 지켜주리라."...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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