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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00일 글쓰기

칼의 노래 - 김훈


제목: 칼의 노래

저자: 김훈 


김훈 작가는 1948년 생으로 다양한 언론사를 거치며 기자생활을 해오다 1994년 겨울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다.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칼의 노래 외에 '현의노래', '남한산성', '공무도하' 등의 장편과 '밥벌이의 지겨움', '라면을 끓이며'와 같은 에세이, '화장', '언니의 폐경' 과 같은 단편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 중 영화로 제작된(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화장과 남한산성이 그 가운데 널리 알려졌다.


칼의 노래는 소설로 분류되며 2001년 초판 발행때에는 '생각의나무' 에서 출판하였으나 출판사의 부도로 절판되었다. 2012년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스테디셀러로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소설이다.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구성괸 '칼의 노래'는 인간 이순신과 전장에서의 장군 이순신의 모습을 강렬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김훈 작가의 글은 짧으면서 강렬하여 쉽게 익힌다는 특징이 있는데 '칼의 노래' 가 전쟁을 묘사하는 소설이다보니 그 특징이 잘 녹아 들어 전쟁의 긴박함과 이순신의 고뇌가 잘 드러나 보인다.


문학동네 버전으로는 4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각의나무 버전에서는 '무거운 몸' 이 1권과 2권을 나누고 있다. '칼의 울음', '노을 속의 함대' '일자진'과 같은 목차는 칼의 노래가 전쟁과 관련된 소설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안개 속의 살구꽃', '젖냄새', '누린내와 비린내' 같은 목차는 전쟁 중 이순신장군이 겪어야 했던 다양한 인간적인 고뇌를 나타내주고 있다.



소설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는 한국 문학에서 가장 인상 깊은 첫 문장으로 꼽힌다. 개인적으론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첫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보다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김훈작가는 최초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라고 썼으나 며칠 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라고 수정했다. 


"꽃이 피었다' 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 넣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라고 그가 말했다. 그가 소설의 영감을 얻은 곳이 난중일기인데 일기의 작성자인 이순신 장군은 사실에 정확하게 입각한 군인의 언어로 일기를 썼다고 한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김훈 작가에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칼의 노래를 읽고나서부터 김훈 작가의 문체에 빠져 그의 다양한 글들을 읽었는데 활자에서 힘이 느껴진다고 할까? 대작가가 지닌 필력이라는게 그러게 아닌가 싶다.





사실 김훈 작가 이전에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엄청 좋아했었다. '노르웨이의 숲'을 시작으로 짧은 단편 에세이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면 어떻게든 구해서 볼 정도였다. 그의 문체는 하늘을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나비의 느낌이었다. 그의 글도 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보고 난 후 예전만큼 무라카미하루키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책을 활자가 살아서 종이를 밀고 나가는 느낌을 느낀 다음부터 하루키의 문체는 날아다니는 나비가 아니라 공중에 흩뿌려진 안개와 같이 느껴졌다. 글의 가벼움. (내가 대작가의 글이 가볍네 어쩌네 하는 게 건방진 일인 것은 확실하다)  칼의 노래 이후 김훈 작가의 책은 어떻게든 구해서 읽어야 되는 열혈 독자가 되었다.


- 100일동안 글쓰기 여든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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