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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00일 글쓰기

불로장생의 약

'바다의 우유' 굴, '바다의 소고기' 김, '바다의 비타민' 꼬막 등 바다에는 참으로 많은 육상 식품들의 대체제들이 살고 있다.  ('바다의 왕자' 박명수도 있기는 하지만 식품이 아니라 논외로 한다.) 그 중 이름 자체가 무엇을 대체하는 지 명확히 이야기해주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가 있다. 바로 해삼海蔘 이다.


모양이나 색깔 때문에 얼핏 보면 누군가 바다에 싸질러 놓은 똥 같기도 하고 거머리 같아보이기도 해서 살아 생전에는 그닥 환영 받는 생물체는 아니지만 회를 먹게 될 때만큼은 만인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가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해삼에 대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진시황이 찾던 불로장생의 약이 해삼일지도 모르겠다. 


해삼의 괴기한 외형은 무려 5억년 전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조개류나 거북이는 껍질에 있는 줄무늬를 통해 수령을 판단할 수 있지만 해삼은 도대체가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한다. 즉, 해삼의 나이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 그리고 해삼이라는 녀석이 얼마나 속이 편한 녀석인고하니 가진거라곤 입과 항문뿐이서 평생동안 먹고 싸는 일만 한다. 그래서 노화가 없는걸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짜 놀라운 사실은 이제부터다.


국민학교 과학시간(꼭 국민학교여야 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이런 실험을 안해 본 것 같다) 우리는 죄없는 플라나리아를 커터칼로 이등분하며 하나가 두개가 되는 기적을 맛보며 즐거워했다.해삼 역시 플라나리아와 같이 재생력이 있어서 몸을 어떻게든 자르던 잘라낸 수만큼의 해삼으로 100% 재생된다. 게다가 햇볕에 바짝 말린 해삼과 녹아버린 해삼을 물에 넣으면 이때도 원래의 해삼모습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야말로 불로불사!!! 환생의 아이콘!


이런 이유로 불로장생의 약이 해삼이 아니었을까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 것이다.


굼벵이도 구르는 제주가 있다고 하지만 오로지 먹고 싸는 일만 할 줄 아는 해삼에게 불로장생의 능력이 있다고 하니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런 의미로 오랜만에 소주에 해삼이나 한 접시 해야겠다. 



-100일동안 글쓰기 일흔여섯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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