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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Hockey

역사적인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올림픽 첫 경기, 직관으로 역사를 함께 만들다!

운이 좋다고 해야하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 88년에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92년에 대전엑스포,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세계적인 행사를 고루고루 겪어봤다. 서울올림픽이야 너무 어려서 부모님 손에 끌려 올림픽 기념 꽃 전시회 정도 가본 게 전부지만대전엑스포와 한일월드컵의 기억은 너무나도 생생히 남아있다.


그리고 2018년 또 한번의 국제적인 행사가 대한민국에서 열렸으니 바로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내 생에 또 올림픽이 있을까 싶고  '한때' 아이스하키에 미쳐있던 적이 있어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까 했으나 일정도 잘 안맞고 티켓비용도 너무 비싸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신 어머니께서 지금 아니면 언제가보겠나며 본인이 티켓을 사주겠노라 하셨다.ㅋㅋㅋ 


나이 40을 바라보는 아들은 그렇게 어머니가 사주신 티켓으로 아이스하키 개막전을 보기위해 당일치기 올림픽 여행을 떠났다. 워낙 방값이 평창렬하다고 알려졌고 다음날이 설 당일이라 힘들었지만 당일치기 루트를 선택했다.

경기장 도 to the 착

15만원짜리 대한민국vs체코 아이스하키 티켓. 뒤늦게 Fan-to-Fan 으로 구하다보니 겨우 남은게 15만원짜리...역사적인 순간이니 이 정도 값어치는 한다고 세뇌하고 다녔으나 진작에 저렴한 티켓으로 구매해놓을걸 그랬다. (다시 한 번 어머니께 큰절 (__)(--) )

간단한 짐 검사를하고 올림픽파크에 들어서면 알리바바 부스를 시작으로 스폰서부스가 관람객을 맞는다. 이렇게 공식 스폰서로 참가하는데 비용이 4년간 1억달러[각주:1] 가까이 든다고 하니 그야말로 '쩐의 전쟁' 이 아닐 수 없다.

햄버거와 콜라컵 그리고 감자튀김 모양의 맥도날드부스


맥도날드는 올림픽 후원을 중단했다고하니올림픽에서 맥도날드를 보는 것도 평창올림픽이 마지막이다.

(관련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9/01/0200000000AKR20170901138700030.HTML)


스폰서와 관련해서 또 한가지 놀라웠던 점은 VISA 카드가 공식 후원사다 보니 올림픽파크에서의 모든 카드 결제는

오로지 'VISA' 카드로만 가능했다는 점이다. 물론 현금박치기는 가능했지만 'Master' 같은 카드사는 아예 꺼낼 생각도 못할 정도였다.

부스 중 가장 긴 줄을 자랑하던 Super Store.


평창올림픽 관련 Goods(굿즈)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Goods 퀄리티가 이정도까지 올라왔구나 싶었는데 과거 볼펜, 키홀더, 책받침, 공책 일색이었던 Goods가 세련된 디자인에 다양한 품목으로 소개되니 안사고는 못베길 정도가 되었다. 특히 '수호랑'은 '호돌이' 인기와 버금갈 정도였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강원도 측에서 관련 Goods를 계속해서 발전 시켜나간다면 충분한 성공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수호랑 안대 사야되는데..


아이스하키 유니폼 입고 돌아다니는 아저씨 1인. 마이클 스위프트 실착 유니폼 입고 다니면 관심 좀 끌 줄 알았는데 왠걸... 각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외국인 아재들에게 밀려 쭈글쭈글하고 다녔다.

올림픽에 와서 겪은 진기한 경험 #1. 

올림픽파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올림픽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던 찰나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광경을 포착하고 한달음에 달려가보니... 우왁!!!!! 북한응원단의 모습이 보이는게 아닌가!!!!!! 철창 넘어로 보이는 북한 관계자와 얼떨결에 '하이파이브' ㅋㅋㅋㅋ


버스에 안타고 따로 승용차에 타는 걸 보니 꽤 높으신 분 같은데  하이파이브 했다고 국정원에 끌려가는건 아니겠지... ㄷㄷㄷㄷㄷㄷ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는 올림픽파크


관람객이 엄청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림픽파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모 방송인은 현장에 와보고 하는 소린지... 쩝...

밤이 되니 더욱 아름다운 국내 유일의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원래는 올림픽이 끝난 후 해체할 계획으로 지어졌으나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후 결국 존치하기로 결정되었다.[각주:2]하이원이 춘천연고를 강릉으로 옮겨서 사용하면 어떨까 싶은데 그러기엔 경기장이 너무 멀리 떨어져있을 뿐더러 일년에 몇 경기 안하는 아이스하키 리그를 위해 몇백억을 쓴다는게 어불성설이긴 하다. 경기장 내부가 너무 좋아서 아이스하키장으로 계속 사용했음 좋겠는데 아쉽다.

처제들이 '박사모'라고 놀렸던 사진..... ㅠㅠ


올림픽을 만끽하는 아재의 밤은 깊어만 간다. 시그니처 포즈를 만들어야 하는데 영 어색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경기 전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입추의 여지가 없이 꽉꽉 들어찬 식당.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식사를 하는 광경을 이태원이 아닌 강릉에서 보게 될 줄이야!!! We are the World!!!


게다가 금액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맛도 가격에 맞는 정도라 가심비(價心比) 최고!아... 평창동계올림픽 ㅠㅠ 날 가져요!!!! 

TIme To Start!

경기시작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진짜 올림픽을 맛볼 시간.


어디에 있다들 왔는지 하키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안양한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뭐 그리 많은지. (치어리더계의 핫이슈 서현숙씨도 안양한라 패딩입고 오셨으니...) 아무래도 국내 아이스하키판은 안양한라가 잡은 듯하다. 사실 나도 스위프트 아니면 하이원 유니폼 안입고 갔지....

강릉하키센터에서 바라본 올림픽파크 야경

사진을 누르면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건 비밀~


이제 경기장 내부로 들어가보자!!! 



강릉 하키 센터 내부 전경

크고 아름답다  지금까지 총 네 군데(목동, 고양, 안양, 춘천의암) 아이스하키장을 다녀봤는데

이런 안락한 느낌을 받은 경기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목동은 규모가 커서 그런지 휑한 느낌이 있었고 고양은 아이스하키장이라기 보다 스케이트장 같은 느낌이었고 안양은 너무 콤팩트(Compact) 해서 답답했고 춘천은.... 여기까지...


근데 강릉하키센터는 큰 규모에 맞게 적절하게 채워진 느낌이었다. 마치 축구전용경기장을 보는 듯 했다. 관중석에서의 시야가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감격이다 (근데.. 올림픽 이후 활용방안이 없다니...)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보려면 사진을 클릭!

여러분의 눈 앞에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파노라마로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동영상 클릭!!!

독자가 만족할 때까지 촬영은 계속된다!!!!!

(이런 노력을 어여삐 여기시어.. 하단의 배너 클릭 좀 ㅠㅠ) 


평창올림픽처럼 다양한 국기가 게양 되는 올림픽이 또 있을까? 기본적으로 참가국의 국기가 계양되지만  이번 올림픽에는 OAR(Olympic Athletes from Russia)선수들과 한반도기는 여자아이스하키단일팀을 위해  올림픽기와 한반도기가 추가로 계양되었다. 아마 쇼트트랙이 열린 경기장에는 인공기도 계양되었겠지? 

경기에 앞서 골대를 고정하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얼음위에 골대가 세워지기 때문에 고정을 위해 얼음에 구멍을 내고 막대를 꽂아 고정을 한다. 저 작업을 하시는 분은 '아이스하키 골대 고정 1급' 자격증이라도 가지고 계신걸까? 정빙시간에는 정빙을 위해 골대를 뽑았다가 다시 꽂기를 반복하니 저 작업도 보통 신경써야 하는 작업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낸 Team Korea. 역시나 팬심에 의해 스위프트 사진만 무더기로 찍었다.

<이미지출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604726>

레플매니아로서 TeamKorea 의 유니폼이 너무나도 탐났다. 비록 스위프트의 백넘버 10번이 자꾸 18번으로 보여서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대한민국을 잘 나타내는 듯 하다. 축구 국대유니폼 느낌이 나는데 제작사가 나이키라 그런가? (유니폼 구매 루트 알고 계시는 분 댓글좀요 ㅠㅠ)

올림픽파크에 와서 겪은 진기한 경험 #2. 


TV에서만 보던 북한 응원단이 맞은편에 앉아 응원을 펼쳤다.웜업Warm-up 때부터 놀라운 응원을 보여주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기계 같아 보여서 놀라웠다. 재미있던건 그 어떤 비트가 나와도 동작이 딱 들어 맞아 보인다는거 ㅋㅋㅋ


앉아서 응원하는 응원단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맨 뒤에서 한복을 입고 춤사위를 선보이는 응원단도 있었다. 그야말로 정예 응원부대. 이 응원단이 상암 N석에 자리 잡는다면 그야말로 코어가 될텐데!!!!

현실감 100배의 응원단 동영상을 보며 감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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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대한민국 첫 아이스하키 올림픽 경기가 3분 30초 앞으로 다가왔다.


상대는 세계 랭킹 6위의 체코. 참고로 대한민국은 21위, 일본은 23위에 랭크 되어있다. (올림픽이 종료된 후 대한민국 남자대표팀은 18위로 랭킹이 올랐다!!!!)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경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기 종목과 달리 아이스하키는 랭킹별 수준차이가 상당히 큰 스포츠다.


매년 세계 아이스하키 선수권 대회가 챔피언십부터 디비전 3까지 나뉘어 열리는데 국가간의 실력차이가 확연해서 대부분 국가들은 각 그룹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작년에 디비전 1 A그룹에 속해 선전하였고 그 결과 2018년에는 꿈에 그리던 챔피언십 무대를 밟게 되었다!! 사실 아이스하키팬으로 올림픽보다 이 무대가 더 기대된다.

경기 시작 전 화이팅을 하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선수들.화면 왼쪽에 홀로 떨어져 있는 선수가 마이클 스위프트 되시겠다 ㅋㅋㅋ 아.. 마이클.. 마성의 남자!!! ㅋㅋㅋ

마이클까지 합세한 완전체의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개인적으론 김형준선수 듀댱님이 뽑히길 바랬는데... 아쉽다. 듀댱님, 잘 지내죠????

역사적인 페이스오프 FaceOff !!!

대한민국 대표팀의 올림픽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감격 또 감격!!! 



경기가 너무 박진감있게 흘러가서 경기 중 사진은 달랑 두 장 찍었다. 경기 시작전 8:2 스코어를 예상했던 나로선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심지어 1피리어드 초반 대한민국의 선제골로 체코를 앞서기까지!!!!!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스코어보드인가 ㅠㅠ

이대로 경기가 끝나길 바랬는데.


대한민국 올림픽 아이스하키 첫 골은 (아쉽게도 스위프트가 아닌) 조민호가 기록했다.어시스트는 브락 라던스키 - 마이클 스위프트

마이클! 결국 한 건 하는구나!!!!


선제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고 1피리어드에 두 골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다. 1피리어드 막판 골을 내줄때까지만 해도 무너지겠다... 싶었는데 왠걸!!... 2피리어드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3피리어드까지 무실점을 이어가서 최종 스코어 2:1로 경기를 마쳤다. 8:2를 예상한 내 예언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겠지만 이번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은 한라성, 맷달튼이라고 할 수 있다. 무려 40개의 슈팅 중 38개를 막아내며 팀을 대패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역시나 아이스하키는 골리 싸움이라는게 입증된 경기.. 이런 골리를 데려온 안양한라는... 정말 복 받았다...

경기 종료 후 아쉬워 하는 마이클 스위프트


내가 그렇게 목 놓아 불렀건만... 경기에 집중해서 그랬는지 쳐다도 안보더라 ㅠㅠ 그래도 난 괜찮아... 마이클이 그렇다면 그런거니까 ㅋㅋㅋ 

엄청난 경기를 펼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선수단

다들 대패 할 거라 예상했을텐데 예상을 보기 좋게 깨줘서 너무 기쁘다. 이후 스위스전 8:0, 캐나다전 4:0, 핀란드전 5:2 로 연패를 거듭했지만 비록 NHL 선수들이 빠졌지만 세계최강 캐나다에게 4실점으로 선방했고 핀란드에게는 멀티골을 넣어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존심을 살렸다.

(*아쉽게도 마이클은 더이상 득점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사실 이후 경기도 맷달튼이 다했다...)

북한 응원단을 향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대표팀.

정말 한시도 쉬지 않고 응원을 한 북한응원단에 엄지척! 

내가 얼마나 목놓아 마이클을 불렀는지 생생하게 보고 싶다면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독자가 만족할 때까지 촬영은 계속된다!!!!!

(이런 노력을 어여삐 여기시어.. 하단의 배너 클릭 좀 ㅠㅠ) 


내 인생에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몰라 부랴부랴 온 강릉 하키센터 나이 먹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거금을 들여 당일치기로 왔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것 같아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가족들이랑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들내미가 '미미미'(아들언어로 태극기를 뜻한다.) 를 흔들며 참 좋아했을텐데.. 아부지가 올림픽은 못데려왔지만 축구장은 열심히 데려가줄게!!!

대한민국 아이스하키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과 무관심 속에 방치 되어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오늘의 패배가 십분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조금만 더 힘내서 이겨줬으면 스포츠뉴스를 도배하며 대서특필 되었을텐데 그럼 사람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이스하키를 보러 갈텐데.


하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은 올림픽까지겠지... 나야 마이클을 혼자 독차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기는 하지만

우리 듀댱님이라던지 김형준 선수라던지 정말 열심히하는 친구들에게 그 환호가 돌아가지 못해서 아쉽고 속상하다.

이렇게 말해놓고 나조차도 직관을 안다니고 있으니 반성해야겠다. 근데.. 이 판.. 너무 작아서 깊이 들어가면 다칠거 같아.


여하튼 최선을 다해준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 전한다. 우리 고양이 되었든 안양이 되었든 다시 만납시다!


  1. 맥도날드 기준 [본문으로]
  2. https://namu.wiki/w/%EA%B0%95%EB%A6%89%20%ED%95%98%ED%82%A4%20%EC%84%BC%ED%84%B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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