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글쓰기

더운 방이 쉬 식는다.

'더운 방이 쉬 식는다.'

힘이나 노력을 적게 들이고 빨리 해 버린 일은 그만큼 결과가 오래가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각주:1]



몇 번 이야기를 했지만 끈기가 없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다.

하던 일을 끝 마치지 못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고, 쉬이 싫증을 내서 취미는 수백가지에 이르렀다.

이는 일상생활이나 취미에서 끝나지 않고 일로도 이어졌다.


잠시 인생방황기를 마치고 웹디자이너를 하겠다고 직업전문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림에는 소질이 없어서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지만 대학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다보니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웹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툴을 배울 때는 적당히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지냈다.

초반까지는 그렇게해도 같이 공부하던 동기들보다 습득도 빨랐고 결과물도 괜찮았다. 


<이미지출처: http://blog.usabilla.com/6-essential-phases-for-a-flawless-web-design-project/>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래밍 실력이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닌게 아니라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없어 일을 그만두고 웹디자인에 발을 들여놨으나

웹프로그래밍이라고 소질이 한순간 갑자기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나중에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어물쩡 넘어가는 일이 많았고 실력은 점점 뒤쳐졌다.


그렇게 학기를 마감하고 운 좋게 한 중소기업에 웹디자이너로 취업을 했다.

다행히 웹디자인 업무는 1, 잡일이 9 라 실력이 쉽게 들통나지는 않았으나 

웹디자인을 시키면 어쩌나 회사를 다니는 내내 노심초사했다.

마음을 졸이며 회사를 다닌지 6개월 정도 되었을까? 대표님이 회사 홈페이지를 구축 해보라는 업무를 주셨다.

다행히도 기본 틀에서 많이 업데이트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쉽게 해결하지 못하였다.


다행히 책과 인터넷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홈페이지 구축은 하였으나 큰 낭패를 볼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구축한 홈페이지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전문학교에 다닐 때 조금 간절한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다면 더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이후 또 한번의 홈페이지 업무가 주어졌고 그로 인해 인생이 180도 달라졌지만

직업전문학교에서의 내 태도와 취업 이후 내 작업물들을 볼 때면 '더운 방이 쉬 식는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과거의 모습은 많이 지웠졌지만

혹시라도 그 때 그 모습이 나타나게될까 두려워 항상 경계하며 살아가고 있다.


-100일동안 글쓰기 쉰아홉번째 날-


 



  1.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23102700&offset=IDIOM17123#IDIOM17123 [본문으로]

'일상 >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을 알아주었던 고객  (0) 2018.02.20
더운 방이 쉬 식는다.  (0) 2018.02.20
카누  (0) 2018.02.19
연필  (0) 201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