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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문화생활

Less and More - 디터람스를 만나다.



2011년 4번째 전시회.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발걸음을 쉽사리 할 수 없었던 "디터람스 전"
솔직히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이미 공식적인 전시일정은 끝이 났었고 연장전시가 잡혔으나 그것마저 빈둥거리며 찾지 못했다.
다행히.. 우리의 양사장이 "디터람스" 번개를 잡아서 그 핑계로 막차를 타고 디터람스와 마주 할 수 있었다.




이번 벙개를 주도한 우리의 오지라퍼 "양사장님"
오늘따라 차도남의 향기가 질질 나는구나 ㅋㅋㅋ
다시 한번 모임을 주최해준 양사장에게 무한한 감사를!



광화문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

한 두번 지나가면서 들어가보고 싶었었는데 상상이상으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까페이름은 1층인데 실제로는 3층까지 있다는....



오늘의 동행자는 "양사장", "슭", "유나",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었다.
뭐랄까 잘 안어울리면서도 잘 어울리는 조합?
이렇게 4명은 따땃한 커피와 함께 신나게 카트 한판 때리고 어슬렁어슬렁 대림미술관으로 향했다.

먼저 디터람스가 누군지 설명하는게 순서겠지만 나 스스로도 디터람스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디터람스에 대한 설명은 다른 수많은 블로그를 통해 대신 하고자 한다.



Tonarmwaage

1962

Dieter Rams for Braun


디터람스는 그의 별명(미스터브라운) 에서 알 수 있듯이 무려 40여년간 "브라운(BRAUN)"에서 디자이너의 길을 걸었다.

이번 전시에서도 95% 이상이 브라운제품이었으며 5%는 그에게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이었다.

디자인에 거의 문외한인 나에게 디터람스라는 사람은 단순히 "애플의 디자인 디렉터 조너던 아이에게 영감을 준 사람" 이었고

브라운사에서 오랫동안 디자인을 해 온 사람이라는 정보가 다였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디자인에 대한 신념이랄까? 원칙이랄까? 그의 생각을 조금 알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디터람스 디자인의 특징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제품을 둥글둥글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나 싶다.
그 당시(60, 70년대) 제품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이 직선으로 만들어진 투박하고 딱딱한 제품들 뿐이었다.
TV가 그랬고 오디오가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다.


Braun 8grad TV Project 02

1975

Dieter Rams for Braun


한편의 모던아트를 보는 듯한 제품....
지금 판매된다고 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을 디자인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 나오는 판에 찍혀나오는 듯한 제품보다 더 획기적인 디자인이 아닌가?






심플하면서도 필요한 기능은 전부 담아 놓은 제품.

필요도 없는데 꾸역꾸역 이것저것 집어넣고 있는 요새 제품하고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ET 66 Calculator

1987

Dieter Rams & Dietrich Lubs for Braun


디터람스전에서 가장 보고 싶던 계산기...

아이폰에 설치되어있는 계산기의 디자인 모델이 되었다고 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걸 어찌 계산기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동글동글한 버튼에 적절한 버튼의 색.

(디터람스는 갈색과 노란색(?)의 조화를 참 즐겼던거 같다.)

아.. 이 계산기는 정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겟해야겠다!!!!




각 작품의 이름을 알았으면 좋겠지만 차마 거기까지 생각을 못해서 작품명을 찍어오지 못했다....

그래서 작품의 이해를 돕기위해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찾아서

기록을 해놓았다.

혹시 기록이 안된 것 중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 리플 달아주세요!!!



Braun Audio 310

1971

Dieter Rams for Braun



TS 45 / TG 60 / L 450

Control unit / Tape recorder / Flat loudspeaker

1964 / 1965 / 1965

Dieter Rams








이번 전시작품 중 가장 이쁘다고 느낀 작품.

모양으로봐선 "포터블라디오"가 아닌가 추측해본다.

상단에는 손잡이가 달려있고, 지금으로 따지면 Dock 역할을 하는 받침대에 작품이 놓여져있다.

쓸데없는 글자는 배제하고 딱 필요한 숫자만 다이얼 주변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화룡점정... 붉은색 볼륨버튼.....

이번 전시회의 슬로건 Less & More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Sixtant Electric Shaver

1965

Hans Gugelot & Gerd A. Muller




Electric Shaver

1970

Dieter Rams for Braun







HL 1 Desk Fan

1961

Reinhold Weiss for Braun



심지어 On/Off 글자도 배제했다.

단지 주황색의 점만 있을뿐..




이게 무슨 물건인지 알 수 있겠는가?

이 굉장히 심플하면서 귀엽고 앙증맞게 생긴 제품은 바로바로..비디오카메라이다.

f10 / f25 는 조리개를 나타내는 거 같고 앞부분의 + / - 는 줌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디오카메라도 이렇게 충분히 심플해질수 있다!!!!









T1000 World Receiver

1963

Dieter Rams for Braun




L01

Auxiliary Loudspeaker

1959

Dieter Rams






Braun HF 1 Television

1958

Herbert Hirche for Braun



2층부터 4층까지 돌아보면서 정말 감탄을 마지 않았다.

60~70년대의 제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깔끔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그의 10계명대로 좋은 디자인은 오래 가는게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짧았지만 강렬한 전시회를 마치고나니 굉장히 소중한 걸 본 기분이었다.

이 전시회를 보지 못했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아 그리고 전시회를 보면서 느꼈던 점 하나는...

"브라운사 홍보는 기가막히게 되고 있구나" 였다 ㅋㅋㅋ


Ten design tenets of Dieter Rams

1.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어야 합니다.

2. Good design is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실용적이어야 합니다.

3.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미학적이어야 합니다.

4.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다자인은 제품을 제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5.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해야 합니다.

6.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습니다.

7.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가야 합니다.

8.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해야 합니다.

9.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친화적입니다.

10.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다지인해야 합니다.



전시회장을 나와서 우리 넷은 너무나도 좋은 날씨(비록 바람이 차긴 했지만)를 이기지 못하고

청와대를 거쳐 삼청동까지 걷기로 했다.









무시무시한 청와대 앞에서 한 컷~



이렇게 짧고 굵은 전시회벙개를 마쳤다.

상반기 가장 보고 싶던 전시회를 모두 섭렵 하게 되었고 그 중 한 곳을

너무나도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너무나 즐겁고 뜻깊었다.


전시회 관람 이후 함께 저녁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헤어졌는데

그 시간도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된다.


다시한번 이날의 추억에 함께 해준 "양사장", "슭", "유나" 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가 다되도록 우리의 밥이 되어준 가카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 드린다.

ㅋㅋㅋㅋㅋ


자 이제 카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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