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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깨알 같은 즐거움, 인천 "차이나타운"을 가다.


주말을 맞이하여 소소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지 3주차.
다행히 날씨가 계속 도와주는 덕에 이번주도 재밌는 여행을 즐기고 왔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차이나타운"
많지는 않지만 다른 나라를 돌아다녀본 나는 그 곳에서 항상 "차이나타운"을 볼 수 있었다.
호주에서... 캐나다에서... 미국에서...
그렇기때문에 더더욱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차이나타운(인천역)을 가기 위해서 1호선을 이용했다.
하지만 1호선이 워낙 느린데다가 인천역 자체가 1호선 맨끝이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야하는 고충이 있다.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가기 위해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차이나타운은 인천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다.
어느 전세집 전단 처럼 "역세권, 걸어서 5분" 같은 사시가 아니라 정말 역 바로 앞에 있다.


차이나타운 정문을 지키고 있는 사자(?) 조각상


이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자장면(짜장면?)으로 유명한 "공화춘"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이 차이나타운의 시작인 셈이다. 사진 오른편에 여행자 안내도가 있으니 꼼꼼히 읽고 가는 것이 좋을 듯.
이외로 볼 거리가 다양해서 크게 3가지 루트가 있으며 자신의 계획에 맞게 움직일 수 있다.


주말여행 처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했다.
이 친구들의 사진은 이걸로 끝 (본인들의 반대가 심해 올리지 못함.)
웹디자인학원에서 함께 6개월간 동거동락한 우리조 동생들.


차이나타운답게 건물들이나 조각들이 굉장히 중국스러웠다.
빨간색과 금색이 골목 가득했으며 사자와 용이 조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차이나타운입구에서 직진해서 올라오면 만날 수 있는 "공화춘"
"자장면의 원조" 라고 알려져 있어서 유명해졌다.
사실 정말 원조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착했을때가 점심시간이어서 한 20분 가량 줄을 선 후 먹을 수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점심시간이 아니어도 그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거 같다...
항상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삼선짱뽕(7,000원)과 공화춘전통짜장(10,000원) 그리고 게살볶음밥(7,000원)을 시켰다.
전체적인 평은 상당히 먹을만 하다는거...
삼선짬뽕의 국물은 일반 중국집의 국물맛과는 달리 굉장히 깔끔했다.
기름기가 빠진 짬뽕의 맛이라고 할까?
게살볶음밥 역시 진짜 게살을 찟어넣어서 맛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날의 스페셜은 공화춘짜장면.
10,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 되긴 했지만 먼 곳까지 와서 원조를 안먹어 볼 수는 없었기에 시켰지만
정말 10,000원이 아깝지 않을만큼 맛있었다.
일단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없었으며 고기뿐만 아니라 해산물이 들어가서 맛의 밸런스를 유지해주었다.
다 먹고 난 뒤 그 미스테리한 물(?)이 생기지 않는 거 보면.... 뭔가 다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원조? ㅋㅋㅋㅋ
정말.. 강추하고 싶은 맛이다.

여유로운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차이나타운 탐방을 시작했다.

삼국지벽화거리.
삼국지의 내용 중 하이라이트를 정리해 그림과 함께 곁들여 전시하고 있었다.
삼국지를 보지 않은 나로서는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다.


위 표지를 보고 한 중국인-아마도 유학생인듯-이 글씨가 틀렸다고 지적을 했다....
뭐가 잘못됐는지 몰랐던 나로선 의아해 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결과 '지' 부분이 틀렸다.
본래 三國志 라고 적혀있어야 하지만 '지'의 상단 부분의 선비 "사" 가 아닌 흙 "토" 로 되어있다.


차이나타운 골목을 걷가보면 나즈막한 언덕위에 위치한 자유공원도 찾아 볼 수 있다.
약간 남산 같은 느낌의 뒷산 정도 되는데...
이 곳에 "맥아더장군"의 동상이 있는 걸로도 유명하다.


자유공원에 오르면 인천앞바다의 풍경도 감상 할 수 있다.

안개가 많이 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까이로는 인천항이 펼쳐져있고, 멀리 새로 건설된 인천대교도 볼 수가 있었다.


이 날 자유공원에서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사진 속 할아버지셨다.
범상치 않은 패션...
그리고 손에 들려있는 심상치 않은 크기의 물레....
그렇다.. 이 할아버지는 연을 날리고 계셨다...


그것도 굉장히 해맑은 표정을 지으시고...ㅋㅋㅋ
근데 이 할아버지가 놀라운 건 연을 날리는게 보통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연을.. 이렇게 멀리 그리고 높이 날리는 걸 처음 봤다...
아..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연을 찾으려면 하늘을 쳐다보고 숨은그림찾기를 해야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하나같이 말했다.. "도대체 연이 어딨는거야!"
이 할아버지 조만간 "세상에 이런일이" 에 나오실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차이나타운 위에 자유공원에 6.25를 끝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있다.
왜 아이러니하냐...
다들 알다시피 맥아더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후 6.25의 판세는 완전히 역전이 되어
연합군이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고 그래도 전쟁이 끝났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공군이 개입하여 인해전술로 연합군을 몰아붙였고 결국 우리는 분단의 역사를 시작하여야 했다.
6.25의 판세를 뒤엎은 사람의 동상이 다시금 그 판세를 뒤엎은 중국인마을 위에 있다니...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한 켠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리는 작품도 있었다.
해석을 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어려웠다.


자유공원을 내려와 공자상을 찾았다.
중국인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공자상.


공자상이 세워져 있는 곳이 청일조계기 지역이다.
그래서 공자상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중국식 건물이 오른쪽으로는 일본식 건물이 세워져있다.


차이나타운답게 중국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여기저기 있었다.
이런말 하면 좀 미안하지만 솔직히 살만한 건 없다.
조금은 조잡하고 완성도 떨어지는 제품들이 대다수....
물론 걔중엔 정말 중국을 대표하는 특산품들도 있었다.


길거리 곳곳에 중국의 기운이 돌았다.
한 까페의 간판에서도 "아 이곳이 차이나타운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월병과 중국 과자.
차이나타운 탐방 끝 무렵에 "중국제과"를 발견했다.


중국소녀의 조각상이 반겨주었다....
반겨준다라는 느낌보단...좀 무섭다라는 느낌이...


가게 안에선 달콤한 과자 냄새가 진동을 했다.
월병전문점이라고 안내하는 아주머니의 말 처럼 가게 한쪽이 전부 월병이었다.
그 밖에 포춘쿠키와 공갈빵도 팔고 있었는데...
사진속의 요리사아저씨가 밀가루를 일일이 고르고 빻아서 직접 공갈빵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다른 과자들도 다 직접 만드는 것 같았다)
공갈빵을 사기 위해선 무려 예약을 해야되고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생각보다 가격이 쎄서 월병은 못 사먹고 포춘쿠키와 땅콩과자하나로 아쉬움을 달랬다...
내 행운의 쪽지는.... 음.. 나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주는 글귀로 날 설레게 했다...


또 한 곳... 차이나타운을 왔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바로 "십리향"....
이 곳은 화덕만두 전문 점이다.


사진처럼 큰 옹기화덕 벽에 만두를 붙이고 굽는 방식인데 엄청 유명하다.
일단 차이나타운에 와서 뭘 맛보려면 기본 10분은 기다려야 하나보다.
만두를 굽는 아저씨가 워낙 친절하셔서 사람들이 화덕안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하던 일을 멈추고 사진을 찍게 도와주신다.


고기맛, 고구마맛, 흑임자맛 그리고 단호박 맛이 있다.
(고기맛을 제외하고는 전부 1,800원 / 고기맛은 2,000원이면 한사람당 5개까지만 구매가능하다)
이날의 초이스는 고기맛~ 
솔직히... 빵은 굉장히 맛있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하고...
하지만 속은.... 다른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막 맛있고 하진 않았다.
오히려 끝 맛은 엄청 느끼하기까지 했다.
다른 맛은 어떨지....


건물이나 음식 뿐만 아니라 타운 곳곳에 중국냄새가 물씬 풍기는 요소들이 상당히 많아서
크지 않은 규모지만 상당히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녀온 차이나타운은 기대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휙 훑어본다면 1시간안에도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았다.
하지만 그 작은 마을안에서 상당히 깨알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음식도 먹어볼 수 있고 새로운 문화도 접해볼 수 있다.
중국인 마을에서 우리나라의 가슴아픈 역사도 발견 할 수 있고 중국인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수도 있다.
개항이후 줄 곳 한 자리를 지킨 차이나타운...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한번에 모든 걸 둘러보고 온다는 건 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같이간 동생들과 꽃피는 봄에 다시 오기로 한 약속을 꼭 지키고자 한다.
그때는 이번에 다녀온 루트와는 다른 루트로  차이나타운을 느껴보고 싶다.

이 날 촬영한 사진을 소개하면서 차이나타운의 소개를 끝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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