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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조용한 책의 도시.. "파주출판단지"


파주는 서울과 가깝고 볼 것 많은 지역이다.
"헤이리", "통일동산", "파주영어마을", "프로방스" 등 연인이라면
한번쯤 데이트코스로 생각해봤을 그런 곳들이 모두 파주에 모여있다.
하지만... "파주출판단지"는 위의 지역들과는 달리 그렇게 유명하지 않다.
"출판단지"가 주는 어감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데이트코스로는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봐도 데이트코스라기보단,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책을 사러 가는곳" 으로 더 많이 검색이 된다.
오히려 그런 것때문에 더 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요 근래 엄청난 독서량을 보이는 나에게 "출판단지"라는 말이 주는 설레임도 있었다.
그 설레임을 안고 두번째 홀로여행을 떠났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버스정류장일지도 모르는 곳...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이 버스정류장이 맞이해준다.
출판단지는 물론 헤이리, 영어마을을 가는 버스는 다 여기서 버스를 타게 된다.
2200번 버스를 타고 갔는데 약 40분 정도 걸려서 출판단지에 도착했다.(요금은 현금가 1,800원)


자유로를 열심히 달려서 버스는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했다.
파주출판단지가 굉장히 넓어서 버스정류장이 몇 군데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엔 "북센"있는 곳에서 하차했다.


파주출판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형물...
기하학적인 조형물들도 많고 조각상도 많아서 거대한 미술전시관에 온 듯한 느낌도 받는다.


파주출판단지 홈페이지에도 안내되어 있는 "김동수가옥 별채"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 감각이 교감하는 미래로의 조화를 지향한다고 한다.
너무나 현대적인 건물 앞에 한옥이 자리잡고 있으니 굉장이 이질적이었다.
 


출판단지는 이쁜 건물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초현대적감각의 건물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다.
정말 이런 집에서 살고(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정도로 이쁜 건물들이 엄청 많았다.

출판단지 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사진으로 봤을때는 상당히 깔끔한 내부를 보여줬었는데... 들어가보진 못했다.


이런 조형물도 있다.


슈퍼마리오 ㅋㅋㅋ


이렇게 이쁜 건물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건물들이 서로가 이질적으로 서있는게 아니라 묘한 조화로움을 가지고 위치해 있어서
복잡하거나 어색해보이지 않는다.

건물이 이쁘고 조용하고 이런게 파주출판단지를 빛나게 해주는 요소라고 하면
여기저기 숨어있는(?) 북까페나 서점은 진정한 파주출판단지의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로 여기저기 숨어있어서 눈을 크게 뜨고 발품을 팔아야하지만 결코 그 발품이 아쉽지 않다.
아래의 지도는 여기저기 숨어있는 북까페를 모아놓은 보물지도라고 할 수 있다.
(난 왜 이걸... 다녀온 이후에나 발견한거지...)

물론 기대만큼 크거나 화려하지도 않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가격이 싸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할인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꽤 반가운 곳이 될 것이다.
특히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는 거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내가 제일 먼저 발견한 "책소풍-문화공간"이라는 곳.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었고 메인로비에 의자와 프로젝트가 설치되어 있는 걸 보면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문화"를 공유하는 곳인 것 같았다.


책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공모한 작품들도 전시하고 있어서 잼있게 보고 왔다 .


김영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 마음" 북까페.
발견한 곳 중엔 가장 큰 규모였다. 80%가 어린이서적이어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까페 한켠에 성인을 위한 책도 구비되어 있었고 기본 10%에서 많게는 70%까지 할인 해주고 있었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구매해올까 했지만....

 
"숨어있는책"
이름 그대로 숨어있는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헌책방이다.
섹션별로는 정리되어있으나 뒤죽박죽 섞여있는 책들...
그리고 뭔가 알 수 없는 쾌쾌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냄새...
누렇게 변한 책 표지와... 언제적 맞춤법인지도 모르는 글자체를 지닌 책들...
정말 헌책방의 요소를 한가지도 빼놓지 않고 고스란이 안고 있는 곳.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매그넘 사진첩" 이 눈에 띄여 너무 반가웠었다.
비록... 가격이 50만원이어서..... 그냥 나오긴 했지만...


시공사에서도 독자적으로 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고 대부분의 책이 어린이들 위주의 책이어서 들어가자마자 나왔다.


이곳은.... 이날 문이 닫혀있었다

.
파주출판단지의 보물섬. "이가 고서점"
이곳에서 무려 1시간을 있었던거 같다.
정말 (내가보기엔)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수많은 책과...
60년대~70년대 발행됐던 색이 다 바랜 잡지와 선데이 서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오래된 교과서와 일기장...
그냥.. 보물섬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책의 권수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가격도 파격적이라 14,000원 짜리 책을 4,000원 구매해왔다.


지도를 보면 많은 북까페가 있었지만 내가 발견한 곳은 위에서 소개한 곳이 전부다.
나름 책 보는 걸 좋아하고 즐겨라 하는 나로서는 설레였던 마음에 비해 작은 규모의 서점들로 인해
적잖은 실망을 했지만 "이가 고서점"같은 보물섬도 발견했으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약 4시간의 파주출판단지투어를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데 다리 초입에
안중근의사의 초상과 그의 명언이 적혀있었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다리를 건너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안중근의사의 이 말씀 한마디.
내가 "파주출판단지"를 오게 된것도 이 글을 마주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2011년들어 올해는 적어도 80권이상의 책을 읽자고 마음 먹었었고 지금까진 그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다보니 허전했던 마음도 채워지고 우매했던 나 스스로가 많이 컸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나의 성향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것이 단 두달만에 나에게 일어난 변화이다.
2011년이 끝나는 12월달에 얼마나 더 많은 변화를 체험하게 될까?
그렇기때문에 안중근의사의 저 말 한마디가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상당히 남달랐다.

파주출판단지는 내가 그리고 이 글을 읽고있는 여러분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곳일 것이다.
누구는 책을 보기 위해 누구는 책을 사기 위해 누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이 모든 것을 껴안아준다.
그 누구도 버려두지 않고 그것만의 목적을 이루어준다.
나에게 이곳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차가운 건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차가운 "단지"였으나
버스를 타고 그곳을 떠나오면서 그곳은 나에게 따스한 도시로 기억되었다.

달콤한 책의 냄새와 아름다웠던 건물들... 그것만으로도  파주출판단지는 충분히 가볼만한 이유를 지닌다.

p.s 꽤 많은 건물사진과 그밖의 사진을 찍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촬영한 사진이라 이렇게 더보기로 사진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고 싶으신분을 부족한 사진이나마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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